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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도아리랑 ― 10 정선총쇄록(旌善叢瑣錄)

녹도아리랑 ― 10 정선총쇄록(旌善叢瑣錄)

제10부 ―봄을 넘지 못한 사람 녹도에 시신이 누워 있던 그 겨울보다 일곱 해 전이었다. 정해년(丁亥年) 삼월 초닷새 새벽, 오횡묵(吳宖默)의 대문이 세 번 울렸다. 밤새 내린 서리가 한성의 기왓골을 희게 메우고 있었다. 처마 끝에는 떨어지지 못한 물방울이 얼어붙었다. 문밖에서 발을 옮기는 소리가 났다. 짚신 밑의 언 흙이 바스러지고, 잠시 뒤 처음과 같은 간격으로 문이 다시 울렸다. 오횡묵은 누구냐고 묻기 전에 옷깃부터 여몄다. 하인이 등불을 들고 나갔다. 빗장 미는 소리가 찬 마당을 가로질렀다. 돌아오는 불빛 뒤로 이조의 서리가 따라 들어왔다. 오래 알고 지낸 사람이었다. 사내는 곱은 손을 소매 안에서 꺼내 절을 ...
녹도아리랑 ― 6 지워진 이름을 읽는 소년

녹도아리랑 ― 6 지워진 이름을 읽는 소년

제6부 ― 뒤늦게 읽은 유언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잇달아 묻은 뒤, 무진은 한동안 사랑방 앞을 지나지 않았다. 부엌에 가려면 마당을 돌아갔다. 물을 길어오다가도 도수매의 그림자가 발치에 닿으면 걸음을 빨리했다. 바람이 처마 쪽으로 불어 가지 끝이 나무를 긁는 밤에는 이불을 머리까지 끌어올렸다. 밤새 내린 서리가 아침에도 마당에 남았다. 낮에 풀린 흙은 해가 지면 다시 얼었다. 물동이를 내려놓은 자리에는 둥근 얼음 자국이 생겼고, 순덕은 그 위에 재를 뿌렸다. 불을 지피다가 삼베 타는 냄새가 섞이면 무진은 품속에 넣어둔 아버지의 소매부터 만졌다. 손끝에 해진 천이 닿아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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