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선 신동읍 조동4리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 선정… 24억원 투입
노후주택 94%·취약계층 22%… 2027년부터 집수리·슬레이트 철거·위험사면 정비
탄광이 사람을 불러 모았던 시절에 생긴 마을이 70여 년 만에 새로운 옷을 입는다.
정선군 신동읍 조동4리. 1950년대 탄광을 따라 사람들이 모여들며 형성된 이 마을은 산업 구조가 바뀌고 탄광의 활기가 사라진 뒤에도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사람과 함께 집도 늙었다. 30년 이상 된 노후주택 비율은 94%에 이르고, 주민 5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취약계층에 해당한다.
정선군이 이 오래된 탄광촌의 집과 골목, 생활환경을 다시 손본다.
조동4리가 농림축산식품부와 지방시대위원회가 주관하는 ‘2027년 농어촌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다. 군은 국비 16억5000만원과 도비 1억8000만원을 포함해 총 24억원을 투입, 2027년부터 2030년까지 4년에 걸쳐 마을의 정주환경을 개선한다.
사업의 중심은 ‘사람이 사는 공간’을 바꾸는 데 있다.
마을 내 61가구를 대상으로 노후주택 집수리와 슬레이트 지붕 개량을 추진하고, 방치된 빈집도 정비한다. 낡은 골목과 마을길을 손보고, 붕괴 위험이 있는 사면과 노후 담장을 정비해 주민들이 보다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단순히 집과 길만 고치는 사업은 아니다.
군은 주민 간 교류와 공동체 회복을 위한 휴먼케어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오래된 집을 고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주민들이 마을 안에서 관계를 이어가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기반까지 다시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정선군은 앞서 신동읍 조동1·2리 갈운마을에서도 같은 사업을 추진했다. 2020년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갈운마을에는 국비 15억원을 포함해 총 24억원이 투입됐다. 길운천 제방을 정비하고 통행로의 안전성을 높였으며, 빈집 19곳을 정비하고 슬레이트 지붕 13곳을 개량했다.
조동4리 사업은 그 경험을 다시 한 번 오래된 탄광마을에 적용하는 셈이다.
특히 정선군은 농어촌기본소득 등 지역 활력 정책과 주거환경 개선을 연계해 기존 주민은 더 오래 머물고, 새로 정선에 들어온 사람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생활 기반을 만드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인구를 늘리는 일은 사람을 불러오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머물 수 있는 집이 있어야 하고, 안전하게 걸을 길이 있어야 하며, 일상을 이어갈 수 있는 마을이 있어야 한다.
박병태 정선군 도시과장은 “농어촌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은 노후된 생활공간을 개선해 주민 안전과 주거의 질을 높이는 지역 재생사업”이라며 “지역 특성과 주민 의견을 반영해 주민들이 실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정주환경을 만들고 지속 가능한 마을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탄광은 오래전에 마을을 만들었다. 이제는 사람이 떠난 뒤 남겨진 집과 골목을 다시 고칠 차례다.
조동4리의 변화는 낡은 집 몇 채를 수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70년 된 탄광촌에 다시 사람이 머물 수 있는 삶의 기반을 놓는 일이다. 최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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