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르기스스탄서 선상 버스킹부터 사물놀이·판굿·길놀이까지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 정선아리랑 버스킹…고려인 후손·현지 시민 어깨춤
푸른 이식쿨 호수 위로 정선아리랑 한 자락이 길게 흘렀다. 장구와 북이 장단을 맞추자 낯선 선율에 귀를 기울이던 관광객들이 하나둘 발걸음을 멈췄다. 이내 박수와 환호가 터졌고, 고려인 후손과 현지 시민들은 아리랑을 따라 부르며 어깨를 들썩였다.
정선아리랑문화재단(이사장 최종수)이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서 펼친 정선아리랑 버스킹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말은 달라도 흥은 통했고, 국경은 달라도 아리랑이 품은 정서는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었다.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은 지난 10일 키르기스스탄의 대표 관광지인 이식쿨 호수 선상에서 첫 버스킹 무대(사진)를 열었다. 눈부신 호수와 장대한 자연을 배경으로 정선아리랑의 구성진 선율과 앉은반 사물놀이를 선보이자 배 위는 순식간에 흥겨운 공연장으로 변했다.
11일 수도 비슈케크 은티막 2 공원에서는 더욱 신명 나는 한판이 벌어졌다. 정선아리랑을 비롯해 사물놀이와 판굿, 길놀이가 잇따라 펼쳐지면서 공원 곳곳에 힘찬 꽹과리 소리와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화려한 몸짓과 역동적인 장단에 시민과 관광객들이 공연장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처음 접하는 한국의 소리와 가락에 눈을 떼지 못하던 관객들은 박자로 화답했고, 일부는 아리랑 가락을 따라 부르며 공연자들과 흥을 나눴다.
현지 공연팀과 함께 꾸민 협업 무대에서는 양국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서로 다른 악기와 몸짓, 선율이 한 무대에서 만나자 공연장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마음과 마음을 잇는 문화교류의 장이 됐다.
특히 고려인 후손들에게 아리랑은 남다른 울림으로 다가갔다. 오랜 세월 고향을 떠나 살아온 이들에게 아리랑은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뿌리와 기억을 되살리는 소리였다. 현지인과 관광객들에게는 한국 전통문화의 독창성과 예술성을 새롭게 발견하는 무대가 됐다.
이번 공연은 정선아리랑이 언어와 국경을 넘어 세계인이 함께 부르고 즐길 수 있는 문화콘텐츠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단은 이번 버스킹의 열기를 카자흐스탄으로 이어간다.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은 13일 알마티 고려극장, 15일 메가센터 야외극장에서 소리극 ‘뗏꾼’을 무대에 올려 정선 사람들의 삶과 애환, 뗏목길에 서린 아리랑의 이야기를 중앙아시아 관객들에게 전할 예정이다.
최종수 정선아리랑문화재단 이사장은 “이번 버스킹을 통해 정선아리랑이 세계 누구나 함께 즐기고 흥을 나눌 수 있는 문화라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공연과 콘텐츠를 발굴해 정선아리랑의 가치를 세계에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정일환 기자 jiw2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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