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평 강변마을 예술동아리, ‘프란치스꼬의 집’ 찾아 나눔 음악회



북소리가 둥글게 퍼지자 객석에서 박수가 피어났다. 통기타의 맑은 선율 위로 손풍금의 정겨운 가락이 포개지자 굳어 있던 얼굴에도 하나둘 웃음이 번졌다. 주민들이 매주 한자리에 모여 다듬어온 음악은 이날 무대에서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선물이 됐다.
북평면 남평 강변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젬베 연주단 ‘둠기따기’와 통기타 동아리 ‘강변의 추억’, 아코디언 연주단 ‘손풍금사랑회’ 회원 20여 명은 지난 28일 신월리 중증장애인보호시설 ‘프란치스꼬의 집’을 찾았다.
주민들은 개원 20주년을 맞은 프란치스꼬의 집을 축하하기 위해 정성껏 준비한 ‘작은 음악회’를 열었다. 화려한 무대도, 눈부신 조명도 없었지만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건넨 음악에는 오랜 연습의 수고와 이웃을 향한 진심이 고스란히 담겼다.
젬베의 힘찬 리듬이 공연의 문을 열었다. 이어 통기타의 감미로운 선율이 객석을 감싸고, 아코디언의 흥겨운 가락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시설 이용인들은 박자를 맞춰 손뼉을 치고 몸을 흔들며 음악을 반겼다. 연주자와 관객의 경계는 어느새 사라지고, 작은 공연장은 웃음과 박수로 하나가 됐다.
공연에 참여한 주민들은 “함께 모여 연습한 결실을 이웃들과 나누고 프란치스꼬의 집의 스무 번째 생일을 축하할 수 있어 더욱 보람찼다”며 “앞으로도 음악을 통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따뜻한 마음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이날 무대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남평 강변마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2월부터 주민이 직접 이끄는 마을 활성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마을 이장과 경로당 회장, 부녀회장, 마을 사무장 등 주민 대표들이 중심이 돼 문화 활동의 문을 열고, 주민들의 일상에 배움과 만남의 시간을 더하고 있다.
현재 젬베 연주단 17명과 라탄 공예 7명, 통기타 6명, 아코디언 5명 등 모두 35명이 참여하고 있다. 남평3리 주민뿐 아니라 인근 읍·면 주민들도 함께 배우고 교류하면서, 악기 소리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손풍금사랑회 음악봉사단은 배운 음악을 마을 안에만 머물게 하지 않는다. 매월 한 차례 지역 사회복지시설 3곳을 찾아 정기적으로 연주하며 외롭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위로와 기쁨을 전하고 있다.
취미로 시작한 작은 연주는 마을회관의 문턱을 넘어 이웃의 마음에 닿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한 곡의 노래였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오래 기다린 안부이자 자신을 잊지 않았다는 다정한 인사였다.
송춘자 프란치스꼬의 집 원장은 “개원 20주년을 맞은 뜻깊은 날에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찾아와 풍성한 음악을 선물해 줘 감사하다”며 “시설 이용인들에게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행복한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연주가 끝난 뒤에도 박수의 여운은 오래 남았다. 주민들이 손끝으로 빚어낸 소박한 선율은 프란치스꼬의 집이 걸어온 스무 해를 축하하고, 앞으로의 시간을 따뜻하게 응원하는 마을의 마음이었다. 유상환 기자dbsh16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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