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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은 ‘기본소득 앓이’…정선·화천 변화에 “우리도”

  • 김광희 기자
  • 입력 2026.10.1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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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18개 군 추가 선정 추진…조례·전담팀·주민 서명으로 유치 총력

영동·괴산·단양 재도전, 산청 자체사업…정선·화천 인구·소비 변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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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농어촌이 기본소득 유치에 들썩이고 있다.

주민 결의대회와 서명운동이 이어지고, 지방자치단체들은 전담 조직과 지원 조례를 마련하며 공모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사업을 시작한 정선과 화천에서 인구 증가와 지역 소비 확대가 나타나면서, 기본소득을 지역 회생의 기회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8일부터 2027년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신규 참여지역 공모에 들어갔다. 기존 참여지역 17개 군을 제외한 인구감소지역 52개 군을 대상으로 18개 군 안팎을 추가 선정할 계획이다. 공모는 11월 3일까지 진행된다.

선정 지역 주민에게는 내년 1~12월 매달 15만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한다.

정부는 지방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 국비 지원율을 기존 40%에서 50%로 높이는 내용을 반영했다. 최종 사업 규모와 내용은 국회 예산 심의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두 번 탈락해도 재도전…행정 준비와 주민 참여 확산

충북 영동·괴산·단양군은 앞선 두 차례 공모에서 탈락한 뒤 세 번째 도전에 나섰다. 같은 충북에서 옥천과 보은이 먼저 선정되면서 미선정 지역의 유치 의지도 커지고 있다. 충북도 역시 세 지역의 추가 공모 참여를 지원할 방침이다.

영동군은 선정 이후 곧바로 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지난 6월 전담팀을 구성하고 지원 조례를 마련했으며, 사회보장제도 협의와 지급시스템 구축 등도 준비했다. 관내 소상공인 점포 약 2,700개 가운데 97%를 지역화폐 가맹점으로 등록해 기본소득이 지역 상권에서 사용될 수 있는 기반을 넓혔다. 주민 의견을 사업계획에 반영하기 위한 참여 릴레이도 시작했다.

 

괴산군은 주민 공감대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괴산고추축제 개막식에서 시작한 유치 결의를 읍·면 협의체와 기관·단체 행사로 이어가고, 서명운동과 전담 조직 구성도 추진했다. 군의회는 지난 9월 18일 사업 선정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각한 괴산에 기본소득의 효과를 입증할 기회를 달라는 요구다.

단양군도 기관·단체와 주민이 함께 유치전에 나섰다. 지난 9월 기관·단체장 회의에서 추가 선정 기원행사를 연 데 이어 단양읍민 체육대회에서도 주민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주민 서명운동을 병행하며 사업의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

 

■ 산청은 자체 지급…함평은 맞춤 모델, 해남은 재원 점검

경남 산청군은 정부 공모에 대비해 자체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0~12월 주민에게 월 5만원씩 지급하는 사업으로, 지방소멸 대응과 함께 지난해 산불·극한호우로 위축된 지역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취지다.

산청군은 농어촌기본소득 전담 조직도 신설했다. 자체사업으로 지급·운영 경험을 쌓고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정부 공모에 활용할 계획이다. 기본소득과 연계할 사업을 발굴하면서 지역의 추진 역량을 보여주겠다는 전략이다.

전남 함평군은 지난 9월 공모 대응 전담반을 구성하고 ‘함평형 기본소득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군수 주재 전략회의에 실과소장과 읍·면장 등이 참여해 지역 특성을 반영한 사업계획과 평가 대응 방안, 부서별 역할, 주민 공감대 확산 방안을 점검했다. 선정 이후 지급과 운영에 필요한 체계도 미리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해남에서는 사업의 지속성을 위한 재원 대책까지 논의하고 있다. 해남군의회는 지난 9월 집행부의 공모 대응방안을 보고받고, 향후 지방비 부담 규모를 분석하고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선정 준비와 함께 실제 운영에 필요한 재정 여건도 살피는 것이다.

 

■ 강원에서도 도입 요구…공모와 자체 정책 검토

강원지역에서도 기본소득에 대한 관심은 높다. 지난 상반기 추가 공모에는 홍천·횡성·영월·평창·철원·화천·양구·고성 등 8개 군이 신청했다. 이후 화천이 선정돼 정선과 함께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횡성에서는 두 차례 공모 탈락 이후에도 도입 의지가 이어졌다. 장신상 군수는 당선인 시절 탈락에 유감을 표하면서 농어촌 기본소득 공약 이행 의지를 밝혔다. 홍천군은 지난 8월 관계 부서 합동 전략회의를 열고 ‘홍천형 농촌 기본소득 수당’의 도입 시기와 지급 방식, 재원 확보, 단계별 시행계획을 검토했다. 다만 이 같은 도입 의지와 자체 정책 검토는 이번 정부 공모의 신청 확정과 구분된다.

 

■ 정선 330억원 지역 소비…화천은 추석 장보기에도 변화

전국 지자체가 주목하는 것은 먼저 사업을 시작한 지역의 변화다.

정선군 인구는 지난해 10월 3만3,609명에서 올해 8월 3만5,137명으로 10개월 동안 1,528명 늘었다. 올해 8월 말까지 지급된 기본소득 약 390억원 가운데 약 330억원이 지역에서 사용돼 지역 소비율은 84.6%로 집계됐다. 주민에게 지급된 돈 상당액이 지역 안에서 소비로 이어진 것이다.

 

올해 6월 추가 선정된 화천군은 8월 28일 첫 지급을 시작했다. 첫 지급에는 7월분을 소급해 주민 1인당 두 달치 30만원이 지급됐다. 8월 28일부터 9월 10일까지 지역에서 사용된 기본소득은 잠정 집계로 약 27억7,622만원이었다.

추석을 앞둔 장보기 풍경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주민들이 기본소득으로 소고기를 구입하거나 이웃 면까지 함께 장을 보러 가는 사례가 보도됐다. 하남면 주민 10여 명이 사내면에서 기본소득카드로 약 100만원 상당의 물품을 구입한 사례도 있었다. 매달 지급되는 지역화폐가 주민의 구매 여력을 넓히고 지역 상점의 매출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화천군 인구는 사업 선정일인 6월 11일 2만2,312명에서 9월 11일까지 649명 증가했다. 다만 정선과 화천의 인구 변화를 모두 기본소득만의 효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전입 주민의 실제 정착과 소비 증가의 지속 여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전국의 유치 경쟁에는 사람이 줄고 상권이 위축되는 흐름을 바꾸고 싶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농식품부도 이번 평가에서 주민 참여와 사업의 조기 정착을 위한 지방정부의 노력을 중요하게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주민의 기대를 구체적인 사업계획으로 담아내고, 기본소득이 정착과 지역 소비로 이어지도록 준비하는 일이 이번 공모의 주요 과제가 되고 있다. 김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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