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 이야기’ 연재를 마치면서(최종회)
성희직(시인. 정선진폐상담소장)
표 한 장에 담긴 세상의 무게
2022년 지선, 유권자 두 명 중 한 명은 투표하지 않아
정치적 무관심은 나쁜 후보에게 기회를 준다
역대 대통령선거 투표율을 살펴보면 노태우 후보가 당선된 13대 대선이 89.20%로 가장 높았고, 14대(김영삼 대통령)81.90%, 15대(김대중 대통령)80.70%, 16대(노무현 대통령) 70.8%, 17대(이명박 대통령) 63.03%로 낮아지다 윤석열 대통령 77.1%, 이재명 대통령 79.4%대로 다시 높아졌다.
대통령선거에 비교해 지방선거 투표율은 대체로 저조한 편이다. 2018년 60.2%, 2022년 50.9%, 2026년에는 61%였다. 2022년 지방선거 때는 유권자 두 명 중 한 사람은 투표를 안 한 셈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민주국가에선 투표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미국의 링컨 대통령은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고 한 어록으로도 유명하다. 플라톤은 “정치에 무관심한 가장 큰 벌은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받는 것이다” 하였다. 또 미국의 소설가 루이스 라무르는 “투표하지 않은 사람은 정치에 불평할 권리도 없다”고 했다. 우리나라 지식인의 선거 관련 어록도 읽을 만하다. 함석헌 선생은 “다 나쁜 놈들이라고 투표하지 않으면 가장 나쁜 놈이 당선된다” 하였고, 도산 안창호는 “참여하는 사람은 주인이요, 그렇지 않은 사람은 손님이다”고 했다.
투표의 중요성, 한 표의 가치에 대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제 2차 세계대전의 희생자는 총 8천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거기다 600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전쟁 주범 ‘아돌프 히틀러’는 1923년 독일 나치당 당수 투표에서 ‘한 표 차이로 당선’되었다. 그때 두 표만 상대 후보에게 갔더라면 제2차 세계대전은 발발하지 않았으리란 상상을 해본다.
이처럼 투표는 국가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고, 나아가 이란과의 전쟁으로 세계를 혼돈에 빠뜨린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에서 보듯 세상을 망치거나 혼돈에 빠뜨릴 수도 있다. 자질도 능력도 없는 사람이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하자 그 아들이 “우리 아버지가 당선되면 나라가 망하고 떨어지면 집안이 망한다,”라고 했다는 우스갯말도 있다. 그런 후보자를 가려내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다.
필자는 그동안 이 지면을 통해 ‘선거 이야기’를 아홉 차례 연재하였다.


<34살 나이에 강원도의회 최연소 의원으로 당선돼 내 선거를 세 번 하고 김대중 대통령 후보와 노무현 대통령 후보 때는 강원도선대본부에서 주요한 직책도 맡아 활동하던 시절의 모습.>
34살 나이에 강원도의회 최연소 의원으로 당선되어 내 선거를 세 번 하고 김대중 대통령 후보와 노무현 대통령 후보 때는 강원도선대본부에서 주요한 직책도 맡았었다. 그러한 자신감에 2014년 정선군의원 선거에 출마하여 참패당해 보기도 했다. 그렇게 내가 경험한 이야기와 선거 관련 에피소드를 정리한 글이다. 재미로 읽으시도록 쓴 글도 있지만,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참고서로 여겼으면 하는 바람도 담았다.
선거에 나선다는 것은 남에게 빚을 지는 일이다. 그런 선거를 네 번이나 하였으니 나는 많은 사람에게 신세를 졌다. 2009년부터 정선진폐상담소 일을 하고 있지만, 한 일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고 고맙다는 인사를 받는 일이 종종 있다. 이 얼마나 감사하고 보람 있는 일인가!
필자가 재선의원 임기가 끝나갈 무렵 의회 사무처 장국광 전문위원이 “의원님, 시간 있으시면 차 한잔하고 가시죠?” 하였다. 그렇게 마주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들려준 말이 이랬다. “외람되지만 우리 도의원님들 중에는 다음 선거 때는 오지 말았으면 좋겠단 사람이 있고, 또 와도 그만 안 와도 그만인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성 의원님은 의회로 꼭 다시 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인사치레 덕담으로 했을 수도 있지만, 도의회사무처 간부의 말이어서 기분은 좋았다.
2022년 지방선거 때 투표율이 50%를 조금 넘었다고 앞에서 적었다. 지방의원들은 그만큼 존재감이 미미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국회의원 중엔 지방의원 출신도 많고 최승준 군수처럼 기초의원을 하고서 시장, 군수, 구청장이 된 사람들도 많다. 이렇듯 세상사는 모두 자기가 하기 나름이다.
(그동안 ‘선거 이야기’ 연재를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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