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선군의회 나선거구, 유리한 번호보다 강했던 ‘동네 표심’
정선군의회 나선거구에서 기호3번 유재철(사진) 후보가 극적인 막차 당선에 성공해 화제다.
지방선거에서 통상 불리하다고 평가받는 ‘기호 3번’의 한계를 넘어선 결과라는 점에서 지역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 당선자는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1,683표를 얻으며 마지막 당선자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같은 선거구에서 국민의힘 기호1번 김종균 후보(1,649표)와 기호2번 전광표 후보(1,639표)는 불과 수십 표 차이로 모두 낙선했다.
유 당선자는 4년 전 6·1 지방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 기호3번으로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후 절치부심하며 고한읍·사북읍·남면·신동읍 지역을 꾸준히 누빈 끝에 결국 재도전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지방선거판에는 오래된 공식이 있다.
“같은 당 안에서도 기호 1번이 가장 유리하다.”
실제 중선거구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당내 기호1번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투표용지 맨 위에 이름이 올라가고, 인지도와 조직력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현상은 강원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서울·경기·부산·전남·경북까지 전국 지방선거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정치학에서는 이를 ‘순서 효과(Order Effect)’라고 부른다.
유권자가 투표용지 상단 후보에게 더 쉽게 눈길이 가고, 무의식적으로 선택 확률이 높아지는 현상이다.
실제 지방선거 사례를 종합한 지역 정치권 분석에 따르면 같은 정당 내 후보들의 평균 당선 확률은 대략 다음과 같다.
기호 1번 : 약 70~85%
기호 2번 : 약 40~60%
기호 3번 : 약 15~35%
특히 2명만 출마한 선거구에서는 기호 1번 당선률이 80~90%에 육박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늘 이런 말이 나온다.
“공천보다 당내 기호 1번 받기가 더 어렵다.”
정선군의회 가선거구 역시 이런 흐름이 그대로 나타났다.
가선거구 선거인수는 1만8,124명이며 이 가운데 1만3,642명이 투표에 참여해 약 75.3%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유효투표는 1만2,988표, 무효표는 654표였다.
후보별 득표 결과는 더불어민주당 기호2번 최선화 후보가 2,929표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이어 같은 당 기호1번 전운하 후보가 2,879표를 기록하며 당선됐다.
국민의힘 기호1번 박종부 후보는 2,496표를 얻으며 마지막 당선권을 차지했다.
반면 국민의힘 기호2번 안기태 후보는 2,197표, 더불어민주당 기호3번 전동표 후보는 2,121표를 얻으며 아쉽게 낙선했다.
무소속 김창래 후보는 366표를 기록했다.
가선거구 결과는 ‘기호 1번 우세론’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기호1번 후보가 당선권에 진입했다.
다만 민주당에서는 기호2번 최선화 후보가 최다 득표를 기록하며 단순한 번호 효과만으로 선거 결과를 설명할 수 없다는 점도 드러났다.
특히 최 후보는 여성 후보 경쟁력과 조직력, 지역 기반이 결합되며 높은 득표력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나선거구에서는 더욱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전체 선거인수는 1만4,300명, 총투표수는 9,891표로 투표율은 약 69.2%를 기록했다. 유효투표는 9,420표, 무효표는 471표였다.
더불어민주당 기호1번 조현화 당선자는 2,134표로 당선됐다.
기호2번 배왕섭 당선자도 1,890표를 얻으며 당선권에 진입했다.
그리고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기호3번 유재철 당선자였다.
유 당선자는 자신의 기반인 고한읍에서만887표를 얻으며 강한 집중 득표에 성공했다.
사실상“우리 지역 후보는 우리가 살린다”는 표심이 움직인 셈이다.
정선군 나선거구는 고한읍·사북읍·남면·신동읍 등 광산 생활권 중심 지역으로 공동체 결속과 인맥 구조가 강한 곳으로 꼽힌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강세 흐름과 광산지역 표 결집,중선거구 특유의 표 분산 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초의원 중선거구 선거는 단순히 정당 지지율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지역 기반과 생활권,오랜 인간관계가 실제 표심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지방정가에서는 이런 말도 나온다.
“대선은 정당이 하고,기초의원은 동네가 한다.”
이번 정선군의회 선거는 두 가지 사실을 동시에 보여줬다.
기호는 여전히 강력하다.
그러나 지역 공동체의 결집력은 때로 번호의 벽까지 뛰어넘는다.
선거는 숫자로 시작하지만 마지막 한 표는 결국 사람과 지역이 만든다는 점을 다시 보여준 셈이다.
유재철 당선자는“농어촌 기본소득의 본사업 전환과 강원랜드 사업 다각화 등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최승준 군정과 힘을 모아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의정을 펼쳐 나가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김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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