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희직의 선거이야기] "3선 도의원 출신인데" 당당한 오만의 결과
충분한 준비와 전략도 없이 무작정 출마
선거는 나를 무너뜨렸고, 다시 일으켜 세웠다
뼈아픈 선거 패배를 통해 인생을 배우다 (제7회)
성희직(시인. 정선진폐상담소장)
2002년 6월, 도의원 임기를 마치고 정치판을 떠났던 나는 12년이 지난 2014년에 선거판에 다시 돌아왔다. 군의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진폐 현안 해결에 힘을 싣고 정선군(3대 주주)을 통해 강원랜드에 폐광지역 목소리를 반영시키겠다는 마음에서였다.
선거를 두 달여 남겨두고 진폐 협회 정선지회장과 진폐 현안에 관해 이야기하다 갑작스러운 결정이었다.
도의원을 세 번이나 한 지역이라 나를 모르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란 자신감도 컸다.
하지만 사람들이 나를 아는 것과 표를 주는 것은 달랐다.
‘1등이 아닌 3등만 해도 당선’이란 생각으로 만만하게 본 군의원 선거였지만 그게 아니었다. 내가 소속한 광산진폐권익연대 정선지회는 회원이 8백 명이나 되었다.
더욱이 군의원 선거구는 도의원 시절 내 지역구가 아닌가. 쉽게 생각한 군의원 선거였지만 갑작스레 출마하여 선거운동을 해줄 경험 많은 참모를 구하기도 어려웠다.
지방의원이나 시장 군수, 국회의원 등 공직선거 출마자는 낙선해도 득표율 15% 이상이면 선거비용 전액을 돌려받고, 10%~15% 득표하면 절반을 돌려받는다.
하여, 출마를 결심하곤 아내에게 “선거비용(기탁금, 선거홍보물 등) 은 돌려받아 줄 테니 2천만 원만 마련해 달라.” 하였다.
하지만 넘쳤던 자신감과는 달리 결과는 정선군의원 후보 9명 중 8위로 낙선하고 말았다.
그야말로 참담한 패배였다. 도의원보다 한 체급 낮다고 보고 쉽게 생각한 선거에서 낙선한 충격은 너무나도 컸다.
자존심도 상하고 창피해서 얼굴 들고 다니기 어려울 것만 같은 좌절감에 며칠을 허둥대며 지냈다.
그렇게 일주일쯤 지나 정신을 가다듬자, 그게 아니었다.
모든 잘못은 나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닌가!
충분한 준비와 전략도 없이 무작정 출마하였으니, 패배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누굴 탓하고 원망할 일이 아니었다. 그랬다. 모두가 내 탓이었다! 선거 패배의 모든 책임이 나에게 있다고 마음을 정리하고 받아들이니 그제야 마음이 평온해졌다.
선거운동 과정을 돌아보며 곰곰 생각해 보니 모두 내가 잘못 한 탓이었다. ‘군의원, 도의원, 군수, 도지사 등 후보마다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면 받는 사람은 짜증 날 테니 그게 다 민폐다’는 하는 생각에, 남들 다 하는 ‘문자메시지’ 한 통 보내지 않은 것도 주요한 패착이었다.
다른 후보 진영에서 “성희직 후보는 어차피 당선될 테니까 한 표는 우릴 찍어달라”는 방법으로 내 표를 뺏기는 데도 효과적 대응을 못 했음도 알았다.
또 3등 안에는 당연히 들어갈 것으로 생각하고 농장 일이 바쁠 때면 몇 시간씩 농사일을 하기도 했다. 낙선은 꿈에도 생각지 않았으니…. 쓰라린 참패를 하고서야 뒤늦게 세상을 배우고 깨달은 것도 많았다.
패배한 충격, 믿었던 사람들에 대한 배신감과 무너진 자존심에 화병을 얻어 건강을 망친 사람들 또, 고인이 된 사람도 많이 보았다. 그렇다. 선거 과정을 돌아보고 패배의 책임을 온전히 자신에게 돌리는 것이 마음의 상처도 덜 받고 울화병과 스트레스를 이길 수 있다. 내 경험에 의하면 선거에 패배했다고 세상이 끝나는 것도 아니요, 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니었다.
세상은 마음먹기에 달렸단 말이 있다. 선거에 떨어지고서 오히려 더 나은 인생을 사는 사람도 많이 보았다.
6월 3일 개표가 끝나면 당선자도 낙선자도 나오기 마련이다. 지지 여부를 떠나 당선자에겐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열심히 뛰었지만, 낙선한 후보는 내가 경험한 실패를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았으면 좋겠다. 내가 12년 전의 참패한 선거 이야기를 쓴 것도 그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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