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재 30% 급등에 이익 급감…“공동판매장·유통·클러스터 지원 시급”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여파로 국제 원자재 가격과 해상 운임, 환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정선군 제조가공업체들이 생존 기로에 내몰리고 있다.
단기적인 원가 충격을 넘어, 유통·생산·마케팅 전반의 구조적 취약성이 동시에 드러나며 지역 산업 기반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선군떡류가공협회(회장 김병철)에 따르면 관내 30개 제조업체는 쌀과 취나물, 서리태·강낭콩·대추·밤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최근 25~30% 이상 상승했다.
일부 수입 농산물은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물류비와 보험료가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겹치며 체감 원가는 그 이상 뛰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문제는 ‘버틸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김병철 회장은 “지금은 단순한 경영난이 아니라 생존 문제를 걱정해야 할 만큼 어려운 상황”이라며 “라며 “지자체와 강원도, 정부 차원의 긴급 지원과 함께 산업 구조를 바꾸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 업체는 그동안 연간 약 60억 원 규모 매출을 유지해 왔지만, 올해는 ‘매출 유지-이익 급감’이라는 최악의 구조에 직면했다.

<정선군가공협회는 6일 정선 5일장 공동판매장에서 6·3 지방선거 정선군수 출마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안정적 판로 확보를 위한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
실제 위기의 본질은 외부 충격보다 내부 구조에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정선군가공협회(57개 업체)는 공동판매장을 중심으로 지역농산물 판로를 확보해 왔지만, 시설 노후화와 공간 부족, 비효율적인 진열 구조로 소비자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다. 참여업체가 늘어날수록 오히려 판매 효율이 낮아지는 ‘역성장 구조’까지 나타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생산과 유통이 모두 ‘분산형’이라는 점이다. 업체들이 개별적으로 흩어져 운영되면서 공동 생산·표준화·대량 납품이 어렵고, 이는 곧 원가 절감 실패와 품질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통합 온라인 쇼핑몰과 물류 시스템 부재, 브랜드 전략 부족까지 겹치며 대형 유통업체 및 다른 지역과의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업계는 해법 역시 ‘구조 개편’에서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가공협회가 제시한 대책은 크게 세 축이다.
첫째, 유통 혁신이다. 정선시장 공동판매장 리모델링과 냉장·냉동 설비 확충, 가리왕산 케이블카·하이원리조트 등 관광 거점 연계 판매망 구축, 통합 온라인 쇼핑몰과 라이브커머스 도입이 포함된다.
둘째, 생산 기반 집적화다. 농산물 가공 클러스터(공단) 조성과 공동 생산시설, 임대형 공장 도입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셋째, 브랜드·마케팅 강화다. 공동브랜드 개발과 전문 컨설팅, 교육 지원을 통해 지역 제품의 인지도와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공동물류센터 구축과 클러스터 조성은 단순 지원을 넘어 산업 체질을 바꾸는 핵심 과제로 꼽힌다. 생산-가공-유통을 하나로 묶어 원가를 낮추고 품질을 표준화해야만 외부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선군가공협회는 6일 정선 5일장 공동판매장에서 6·3 지방선거 정선군수 출마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요구를 전달했다. 후보자들은 “지역 제조업 보호와 판로 확대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구체적 재원 마련 방안과 실행 계획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외부 변수 하나에 지역 산업이 흔들리는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난 사례”로 진단한다. 한 지역경제 전문가는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환율과 국제 정세 변화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단기 보조금 지원에 그칠 것이 아니라 유통·생산·브랜드를 아우르는 산업 재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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