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희직의 선거이야기-강원랜드 사장 문제로 ‘유인태 정무수석’ 과 통화하다(4회)
성희직(시인·정선진폐상담소장
“탄광 지역 유세가 만든 대통령 당선 드라마... 한마음으로 뭉쳤다”
“강원랜드 사장 임명, 강원정치권과 대통령의 숨은 연결고리 역할”
“음모론, 색깔론 이제 중단해 주십시오! ...이런 아내를 제가 버려야 합니까? 아내를 그대로 사랑하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것입니까?”
새천년민주당(이하 민주당) 인천지역 국민참여경선 때 이인제 후보의 색깔론에 맞선 노무현 후보 연설의 한 대목이다.
노무현은 2002년 1월까지만 해도 지지율 1~2%에 불과하여 대선후보로는 존재감이 미약했다.
민주당에선 국민경선 전까진 ‘이인제 대세론’이 절대적이었다.
전국 순회 경선에서 이인제 후보와 엎치락뒤치락 1위를 다투다 강원도 경선을 맞이했다.
내가 ‘강원랜드 관광진흥기금 도세화’를 요구하며 도의회에서 단식투쟁을 할 때였다.
경선 며칠 전 유재규 도당위원장이 민주당 도의원협의회장인 나에게 “도의원들과 아침 식사를 하고 싶다”하는 연락을 해왔다.
식사 자리엔 유재규 위원장과 이용삼 국회의원이 함께 왔다. 이용삼 의원이 대화 중에 노무현 후보를 험담하는 이야길 꺼냈다.
듣기가 불편해 “이인제 후보 선거운동을 하시려면 후보 자랑을 하면 되지 왜 노무현 후보를 비방합니까?” 하고 언성을 높여 자리가 그만 파투가 나 버렸다.
춘천 호반체육관의 경선 결과 노무현 후보는 7표 차 승리를 거두었다. 표 차이가 비록 적었지만, 중립지역 강원도 승리는 의미가 특별했다.
통쾌한 승리를 거둔 ‘노사모’ 회원들과 노무현을 지지한 몇몇 도의원 등 몇십 명이 인근 고깃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그때까지 노무현 후보 진영엔 현역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었기에 나는 노무현 후보와 권양숙 여사 앞자리에 앉았다. 단식투쟁 머리띠를 한 모습을 본 노무현 후보의 말이 이랬다.
“성희직 의원, 이제 단식 풀고 밥 먹읍시다. 내가 대통령 되면 그거 다 해결할게요!”
후보 등록을 앞두고 노무현 캠프에서 연락이 왔다. “후보님이 선거기간에 탄광 지역에 갈 계획인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내 답변은 이랬다.
“탄광 지역은 역대 대통령 후보마다 방문한 상징성이 있는 곳이다.
후보님이 태백 장성광업소를 가시면 사북 진폐병원(동원보건원)을, 동원탄좌를 가시면 태백 진폐병원을 방문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인 2002년 12월12일,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동원보건원과 태백 진폐병원을 방문, 진폐환자들을 격려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인 12월 12일, 노무현 후보는 사북읍 동원보건원 방문과 태백시 황지연못 거리유세를 하였다.
강원선대본부 유세위원장으로 활동한 나는 진폐병원 방문 때 전국진폐 정훈용 회장과 함께 노무현 후보를 수행했다.
그리곤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의 춘천 원주 강릉 유세 때 함께 다녔다. 투표 전날 밤 정몽준 대표가 지지를 철회한 한바탕 소동이 있었지만, 노무현은 57만 표 차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2004년 강원랜드 사장 선임을 앞두고 도내 일간지에 ‘국정원 간부 출신 아무개 씨 내정’이란 기사가 실렸다.
놀란 나는 김택기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의원님이 김진모 씨 돕는다는 소문이 파다한데 지역구에 있는 강원랜드 사장하나 못 만들면 다음 선거는 어떻게 치릅니까?”.
김 의원 이야기는 민주당 동해지구당 위원장이 김진모는 ‘한나라당 쪽 사람이란 투서를 청와대에 보내’ 일이 꼬인 거란다.
다급해진 김택기 의원이 청와대 정무수석실에 전화해 “노무현 대통령께서도 성희직 전 도의원을 잘 아신다. 직접 의견을 들어달라” 했단다.
그리곤 “유인태 정무수석님이 오전 중에 전화하시기로 했으니 꼭 받으세요” 했다.
그렇게 연결된 전화였다.
한두 시간 후쯤 정무수석실이라며 여직원이 “수석님 전화인데 지금 받을 수 있겠느냐?” 하였다.
잠시 후 “유인태입니다” 하고는 김진모 씨에 대해 이것저것 물었다. “정무수석님, 이번에는 김진모 씨를 반드시 강원랜드 사장 시켜야 합니다. 이게 안 되면 지역에서 김택기 의원을 누가 ‘힘 있는 국회의원’이라 하겠습니까? 꼭 도와주셔야 합니다.”
그리곤 저녁 늦게 김택기 의원 전화를 받았다. “김진모 씨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석탄산업합리화사업단 이사장을 지낸 김진모 씨. 강원랜드 사장을 할 때 강원랜드복지재단 상임이사였던 나를 여러모로 챙기곤 했다.
회사의 중요한 행사엔 자주 배석을 시켰고, 연초 시무식 때는 단상에서 ‘새해 인사’ 시 낭송을 하도록 배려한 것이다.
<성희직 민주당 강원도의원 협의회장이 2002년 3월 23일 강원랜드 관광진흥기금 강원도세 전환, 1,000억원 확보를 위한 단식투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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