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유가·고물가 속 ‘생존 가능한 삶’ 설계, 정선형 복지 전국 주목
전쟁의 불씨는 멀리서 타오르지만, 그 여파는 이미 우리의 일상 한복판에 도달했다.
치솟는 유가와 물가 속에서 삶의 균형이 무너지는 지금, 사람들은 ‘버틸 수 있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질문의 끝에서, 한 지역의 이름이 조용히 떠오르고 있다. 정선.
뉴스에서는 연일 전쟁 확대 소식이 흐르고, 장바구니 물가는 주부가 체감하기도 전에 먼저 폭등한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 중동정세의 불안, 그리고 그 여파로 번진 고유가·고물가.
멀리서 시작된 전쟁이지만, 그 충격은 너무도 현실적으로 우리 삶을 파고든다.
기름을 넣을수록 남는 돈은 줄어든다. “일을 할수록 손해”라는 말이 농담이 아닌 시대.
택배기사의 하루는 더 길어졌고, 배달 노동자의 한숨은 더 깊어졌다.
이렇게 모두가 버티기 힘든 ‘광란의 시대’에, 사람들은 묻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디가 안전한가.”
그리고 그 질문 끝에, 한 지역의 이름이 조용히 떠오른다.
정선.
정선에서는 조금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문을 닫았던 집에 다시 불이 켜지고,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겼던 학교 앞에 다시 발걸음이 이어진다.
15년 가까이 이어지던 인구 감소는 멈췄고, 지난해 10월부터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만 2,200명이 넘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단 하나의 질문이 있었다.
“어떻게 하면 무너지지 않게 할 수 있을까.”
정선군이 선택한 답은 단순했다.
그러나 집요했다. 모든 군민에게 매달 15만 원. 연 180만 원의 농어촌 기본소득 지급.
누군가는 말한다.
“큰 돈은 아니다.”
맞다. 큰 돈은 아니다. 하지만 정선은 알고 있었다.
사람이 무너지는 순간은 ‘큰 돈이 없을 때’가 아니라 “작은 돈마저 끊길 때”라는 사실을. 그래서 이 돈은 부자가 되기 위한 돈이 아니다.
버티기 위한 돈이다.
그러나 정선의 진짜 힘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돈을 주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돈이 덜 들게 만드는 구조”까지 함께 설계했다.
대표적인 것이 공영버스 ‘와와버스’다.
기름값이 아무리 올라도, 정선에서는 버스를 타는 데 돈이 들지 않는다.
완전 무료.
이 단순한 정책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하루 1만 원,
한 달이면 수십만 원의 삶을 지켜준다.
실제로 이용객은 490만 명을 넘어섰고, 사람들은 승용차 대신 버스를 타기 시작했다.
기름값이 오를수록, 정선 사람들의 부담은 오히려 덜해지는 역설.
여기에 목욕비, 이미용비 및 출산부터 대학까지 이어지는 ‘패키지형 복지 지원구조’ 가 구축돼 있다.
사실상 정선복지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로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삶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장치가 됐다.
사람들은 말한다.
“여기서는 살 수 있다.”
전국이 물가와 싸우고 있을 때, 정선은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었다.
위기에 대응하는 정선의 방식은 달랐다.
위기를 막는 것이 아니라,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게 만드는 것. 그래서일까. 요즘 정선을 두고 이런 말이 나온다.
“십승지(十勝地)같다.”
난리가 났을 때, 목숨과 삶을 지킬 수 있는 곳.
그 옛날 사람들이 전쟁을 피해 찾던 땅처럼, 지금의 사람들은 ‘살아갈 수 있는 구조’를 찾아 정선을 바라보고 있다.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기름값도, 물가도 언제 안정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다.
모두가 흔들릴 때, 흔들리지 않기 위해 준비한 곳이 있다는 것.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현실적인 희망의 이름은 어쩌면 정선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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