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어촌 기본소득 시대 명암]“짜장면 하나 먹는데 25~30km… 사용처가 별로 없다”
농어촌 기본소득 매달 15만 원.
누군가에게는 작지 않은 위로다. 그러나 그 돈이 마음처럼 쓰이지 않을 때,
그 위로는 오래 머물지 못한다.
정선의 한 면(面) 마을. 주민들은 농어촌 기본소득 카드를 손에 쥐고도 잠시 망설인다.
무엇을 살 수 있을지보다, 어디에서 쓸 수 있을지를 먼저 떠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짜장면을 먹고 싶은 날,
치킨 한 마리로 하루를 위로받고 싶은 날에도 그들은 차를 몰고 산길을 넘는다.
25~30km, 30분이 넘는 길을 돌아 다른 면으로 향해야만 비로소 ‘소비’가 가능해진다.
읍에서는 카드가 ‘편리함’이 된다.
식당도, 카페도, 상점도 걸어서 닿는 거리 안에 있다.
그러나 면에서는 그 카드가 때로는 ‘쓸 수 없는 돈’처럼 느껴진다.
같은 금액을 받아도 체감은 같지 않다.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그 15만 원의 무게는 달라진다.
상권이 사라진 자리에는 불편만 남았다.
간단한 식사 한 끼조차 쉽게 해결할 수 없는 현실.
기본소득은 들어왔지만, 삶의 선택지는 늘어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정책은 같았지만, 현실은 같지 않았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 제도를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조용한 목소리로 말한다.
“좋은 정책이다. 그래서 더 잘 작동했으면 좋겠다.”
바라는 것은 크지 않다.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조금 더 자유롭게 그 돈을 쓸 수 있기를.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다. 권동균기자imfree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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