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영기 의장 주도… 조례심사특위서 국힘 의원들 반대
주민·단체·공무원들까지 비판 “명분없는 반대·몽니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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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군이 모든 정선군민에게 1인당 30만원(4인 가족 120만원)씩 지급하려던 민생회복지원금이 정선군의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주민들과 사회단체에 일반 공무원들까지 한 목소리로 군의회를 질타하고 있는데, 정선군번영연합회와 정선군농민회 등 사회단체들은 관련 조례 부결이 확정된 22일 군의회 앞에서 규탄 집회까지 열었다.
지난 21일 정선군의회 임시회 조례심사특위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불안정한 정세로 인한 지역 경제 침체로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이 시급하다”며 찬성했으나, 무소속 전영기 의장과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절차상의 문제, 조례안 부칙 문제점 등을 이유로 반대했다. 특위 구성 규정상 의장을 제외한 의원들의 표결이 진행됐는데, 찬반 3대 3 가부동수로 조례안이 부결됐다.
최승준 군수는 “민생을 위한 일에 정치논리가 개입돼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며 “군민들도 많이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돼 많이 아쉽고 허탈하다”고 입장을 전했다.
◇40일간의 민생지원금 논의…결과는 빈손
22일 정선군·정선군의회 등에 따르면 ‘모든 정선군민을 대상으로 한 민생회복지원금’논의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12월 13일 금요일이었다. 이날 오전 간부회의에서 최승준 군수는 전북 정읍의 지원금 사례를 들며 정선군도 이것이 가능한지를 군청 간부들과 논의했고 11시경 군청 간부들과 함께 정선군의회를 찾아 취지를 설명·제안했고 의원들도 큰 반대의견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주말을 지나고 의회 쪽의 온도가 바뀐 것으로 파악된다. 12월 16일 전영기 의장이 ‘선심성 예산 아니냐, 의회에서 부결하겠다’는 취지로 군청 관계자에게 발언한 것이 알려진 것이다. 이후 최승준 군수는 의장실을 찾아 개정조례안을 의원이 발의하고 집행부와 의회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알리는 것을 제안했으나 답변을 듣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 정선군은 같은 달 24일 재정계획심의위원회를 열고 지원금에 필요한 예산에 대한 산하 위원회의 검토를 마쳤다. 전영기 의장은 공개석상에서 이에 대해 ‘조례가 개정되기도 전에 재정심의를 먼저 받는 것은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취지로 여러차례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 군청 간부는 “예산이 수반되는 조례개정의 경우 신속한 진행을 위해 항상 그렇게 해왔고, 오히려 의회에 예산안을 올리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민생지원금을 막겠다는 의지 있었다”
의회의 미온적 반응과 별개로 정선군은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절차를 계속 밟아왔다. 이달 2일 법적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재난기본소득 지급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을, 6일에는 202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군의회에 제출했고, 같은 날 민주당의원들은 군의회 임시회 개최를 요구하는 집회요구서를 제출했다. 10일에는 의원 정례간담회에 군청 기획관·경제과장·안전과장 등이 배석해 개정 조례 취지와 계획 등을 설명하기도 했다.
6일 민주당 의원들의 임시회 개최 요구가 들어온 것에 대해 전영기 의장은 규정상 회의를 열어야만 하는 마지막 날인 21일로 임시회 개회일정을 잡았다. 이에 대해 지역 내 한 인사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면서도 회의 일정을 최대한 늦춰 잡은 것은 민생회복지원금의 집행을 막겠다는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해석했다. 이날 열린 특위에는 이례적으로 특위 의결권이 없는 의장이 배석해 반대 입장을 강하게 피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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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된 반목
군의회 내 의원 간 갈등, 그리고 군 집행부와 의회 간 반목의 씨앗은 이미 지난해 7월 싹이 텄다. 당시 군의회 의장단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이던 전영기 의장이 원내 소수였던 국민의힘 의원 3명의 표를 얻어 의장에 재선되고, 부의장에 국민의힘 송수옥 의원이 선출됐는데, 이후 전 의장은 이 사건에 대한 당내 징계로 당적을 잃고 무소속이 됐기 때문이다. 사실상 4대3이던 전반기 의회가 3대4 여소야대로 체질이 변한 것이다.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이 무산된 22일. 정선군농민회·번영연합회는 정선군의회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전영기 의장의 해명을 요구하자 전 의장은 집회장소를 찾아 “현 조례안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의원발의로 합리적인 조례안을 만들어 민생회복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 송수옥 의원은 “주민 1인당 50만원씩 지급하자”는 주장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공을 다시 집행부로 넘기는 모양새인데, 이번에는 오히려 집행부가 적극 협조하고 나설지 의문이다. 한 군청 간부는 “의장과 국힘 의원들의 정치적 의도가 뻔히 보이는데 오히려 공무원들에 대해 절차상 법상 하자를 지적한다”며 “그런다고 의회의 권위가 선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일단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간부는 직업적 자존심을 상하게 한 것에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고, 다른 간부는 “1인당 30만원만 지급해도 강원랜드 배당금을 거의 다 소진해야 되는 액수인데 50만원씩 지급하자는 분은 70억원의 추가 소요예산을 어디서 마련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처럼 임기가 1년도 넘게 남은 시점에 주민들이 우려했던 반목과 반대가 표면위로 터져 나오는 모습이어서 주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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