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이 지나고 춘분이 다가오면서 음지의 눈들도 조금씩 녹아서는 낙수로 내리더니, 지난밤부터는 비가 내리고 있어 눈들도 이제 다 녹아내리겠다 싶었는데, 옛날 선비들이 두문불출하며 숨어 살았다는 함백산 두문동재를 오르니 비가 함박눈으로 변해 펑펑 쏟아지고 있더군요.
지금 산 아래쪽 나무들은 봄기운에 가지가지마다 좁쌀만 한 몽우리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고, 남쪽 지방에는 유채꽃과 산수유 매화 등이 만개하였지만 코로나로 인해 지역마다 봄꽃 축제는 취소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중부지방 위쪽은 미세먼지가 위험수치라 기저질 환자는 물론 일반인들도 외출을 자제하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코로나로 인해 춘래불사춘이라고 봄이 왔지만 봄이 온 게 아니라고 하는데, 이제는 미세먼지까지 겹쳐서 사람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군요. 그래도 어쨌든 함백산 계곡에도 개나리 진달래 철쭉 목련 등 머지않아 봄꽃들이 꽃을 피우겠지요.
그런데 이 봄꽃들은 잎새가 나오기 전 꽃들을 피우지요. 그것은 큰 나무들이 잎새들을 틔워 햇볕을 가리기 전에 수정, 번식하고, 잎새들이 나오기 전 바람에 꽃가루가 잘 날려가게 하기 위한 봄꽃나무들의 생존전략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나무들의 지혜로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 자연은 이러한 지혜로움으로 지구가 존재하는 한 살아 있을 것입니다. 꽃나무들은 서로가 좋은 계절에 피겠다고 다투지 않고, 봄 여름 가을 겨울, 각자 계절에 맞게 피워, 그 계절에 가장 잘 어울리는 꽃이 되듯 말입니다.
우리도 나무들의 지혜로움을 본받아 어렵고 힘든 이 시절을 극복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소나무 꽃
깡마른 세상/포근히 감싸주려/사-픈 사-푼 내리는/하얀 눈송이들//밟히면 깨어질라/손타면 사라질라//머리 위로만/소복이 받아 이 고 선//소나무 숲들이//한겨울 계곡/봄꽃만큼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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