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은 가을빛이 완연한 지난 18일 정선터미널에서 출발하는 9시 10분, 여량터미널행 와와버스를 타고 늦가을 소풍을 떠났다. 함께 떠난 오늘의 독자모델은 정선군에 단 두명 있는 문화예술교육사 정영옥(45세), 박태자(52세) 씨다. 정선에서 나고 자란 두 사람은 현재 여성타악그룹 ‘선을 타고’의 멤버이기도 하다.
일행이 버스를 타기 전 촬영을 맡은 이혜진 작가가 연신 셔터를 누르니 약간 긴장 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때까지만 해도 오늘 촬영이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수요일인 이날은 아우라지 강가에 위치한 정선아리랑 전수회관에서 실시하는 전수회원 정기연습에 출석하러 가는 전수회 회원들이 8명이나 승객으로 함께 탑승해서 아리랑에 관한 이야기가 여량 터미널에 도착하도록 이어진다.
우리를 싣고 온 와와버스는 정선터미널을 출발한지 40분만에 여량면 버스터미널에 내려준다.
“아리랑 배우러 다니다가 바쁜 일정 때문에 전수회관 수업을 못 나오고 있었는데 오늘 마침 수업이 있는 날이어서 좋네요, 선생님들께 인사나 먼저 드리고 갔으면 좋겠어요” 하고 일행을 이끄는 정영옥 씨의 성화로 아리랑전수회관부터 들른다.
아리랑전수회관은 버스에서 내려 도보로 10여분 남짓 걸리는 거리, 아리랑 수업을 위해 모여 있는 많은 정선아리랑전수회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일행을 반겨주는 유영란 정선아리랑보유자 선생, 김형조 선생, 김순덕 선생과 마당에서 담소를 나눈 뒤 다시 길을 나선다.
일행은 전수회관 옆에 인도교를 건너서 강가에 있는 정자에 오른다. 정자의 이름은 여송정(餘松亭)이다. 여량의 소나무 밭에 있는 정자라는 뜻. 전망이 참 좋다. 그리고 정자 옆에는 아우라지 처녀상이 강을 바라보고 서 있다.
정선터미널 매표창구에서 일하고 있는 박태자 씨는 “매일 아우라지 방향으로 가시는 승객분들께 표를 판매하다가 제가 버스타고 이곳에 오니 마음이 너무 평화롭고 좋아요.” 아침에 출발할 때 모델들이 어색해해서 촬영이 어렵겠다고 걱정하던 마음이 무색하게 카메라 앞에서 웃고 장난치는 두 사람 덕분에 소풍이 즐겁고 유쾌하다. 일행은 아우라지 강변 돌다리를 건넌다.
강가를 거슬러 올라 새로 생긴 출렁다리를 건너 다시 전수 회관까지 돌아오고 나니 점심식사 시간, 정선군 관광가이드로 십년 넘게 일한 경험의 정영옥 씨가 점심을 ‘옥산장’에서 먹기를 권한다.
옥산장에서 곤드레 나물밥 정식을 먹은 일행은 다시 느긋한 걸음으로 여량면 골목들을 걷는다. 레일바이크역 앞의 주례마을 상가를 돌아보고 아우라지막걸리 양조장를 구경하고 길을 건너 정선군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빨래터를 가 본다.
마침 동네 어르신 한분이 빨래를 하고 계셔서 괜히 반갑다. 그분의 손에 있는 흰 빨래가 환하게 빛난다. “김장 배추들을 여기서 씻은 지 얼마 안 되었어~ 나는 집에 세탁기가 있어도 그냥 하루에 한번은 이렇게 나와 빨래를 해, 하다 보면 옛날 생각도 나고 다시 젊어지는 듯 싶기도 하고... 너무 좋아”
어르신의 빨래를 영옥 씨가 대신 해 본다. 일행들은 즐거운 빨래터 수다를 한참 떤다. 빨래터가 호황이던 시절의 아낙들처럼 말이다.
빨래터 수다를 마친 일행은 아우라지 역 앞에 있는 아우라지수리취떡 카페에 들러 커피 한잔을 나눈다.“제가 이곳에 와서 늘 사람들에게 뭔가 알려주고 가이드 하는 역할에만 하다가 제가 이곳에 소풍으로 온 오늘은 관광객의 입장이 되어 많이 느끼고 즐기려고 노력 했어요, 오늘 이 느낌을 잘 기억했다가 관광객들을 모시고 오면 잘 활용 해야겠어요” 십년 넘게 관광가이드 일을 하고 있는 정영옥 씨의 소감에 소풍 온 보람이 느껴진다.
차 한 잔을 나눈 일행은 3시 10분에 여량터미널을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정선터미널로 가서 소풍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터미널을 향해 다시 천천히 걷다 보니 저절로 흥얼거려지는 아라리 한 자락~!
“아우라지 뱃사공아 나 좀 건너 주게~! 싸리골 올동박이 다 떨어진다.
떨어진 동박은 낙엽에나 쌓이지 잠시 잠깐 님 그리워 나는 못 살겠네“


시간이 남는다면...정선아리랑전수회관
정선아리랑을 보고 듣고 부르고 느낄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그 의미가 크다. 이곳 전수회관은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1호인 정선아리랑을 전승·보급하기 위해 세워졌다. 운영의 주최는 정선아리랑전수회, 전수회관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정선아리랑을 무료로 가르쳐 준다.
☎ 033-560-2897

동행인 소개
여성타악그룹 ‘선을타고’
문화원 여성 타악동아리로 시작해 십년을 타악기에 매달린 멤버들이 모인 군내 유일한 여성타악그룹이다.
최근 프로 선언을 하며 팀명을 타고에서 ‘선을타고’로 바꿨다. 이보령, 박태자, 김혜인, 유희경 그리고 리더인 정영옥씨등 5명으로 구성된 그룹이다. 사물놀이가 주 종목이고 선반설장고, 진도북춤 그리고 아리랑공연까지 소화한다. 각자 직업이 있어 연습하는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아서 팀원들이 회식 한번 못하고 연습과 공연에만 매달리고 있단다. 이번 여행에는 리더인 정영옥씨와 박태자씨가 시간을 내어 참가했다.

아우라지 근처의 맛집
옥산장 ☎033-562-0739 곤드레밥 정식을 위주로 한정식 한상을 차려낸다. 오래 된 옥산장 여관에 함께 딸려 있다.
해물섬 ☎033-562-2750 여량면 일대에서 푸짐한 맛 집으로 소문이 나 있다. 아구찜, 차돌순두부, 갈비탕등이 메뉴다.
사계절막국수 ☎033-563-5999 여름 막국수 맛집으로 정선군민의 사랑을 받는 식당, 겨울 만둣국, 장칼국수을 끓여낸다.
욕김밥 ☎033-562-7111 주례마을 상가에 자리 잡았다. 여량면 주민들이 즐겨 찾는 분식 맛집 김밥, 돈가스정식이 인기 있다.
아우라지수리취떡카페 ☎033-563-2000 레일바이크 종점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다. 수리취떡을 그날 그날 만들어 판매하고 커피등 음료수도 마실수 있다.
여행팁
아우라지에서는 직접, 줄 배인 아우라지 호를 타고 강을 건너볼 수 있다. 아우라지호의 운행 기간은 3월부터 11월까지 9시부터 18시까지 이용 가능하며, 매주 화요일은 휴무이고 무료로 이용이 가능. 관리실 010-4193-2970
글 권혜경 기자 hk@jsweek.net. · 사진 이혜진 고한들꽃사진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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