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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잔의 행복 - 163 남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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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1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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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고교 동창 5명이 전남의 고흥 여수 순천을 여행하였답니다. 용산 기차역에서 오전 7시 15분 고속전철로 출발, 첫날은 고흥 나로호 발사 현장과 쑥섬을 갔답니다. 저녁 숙소는 방 2개에, 3명과 2명이 나누어 자야하는데 술을 안 하는(비주류) 2명과 술을 먹는(주류) 3명으로 나누어 자기로 하였지요. 저는 주류 쪽으로 배정되었지요.

 숙소에 짐을 풀고 났는데 제 생명 줄인 당뇨 약 봉지가 없는 거예요. 가방 속을 아무리 찾아도 없어 서울에서 하루 밤을 잔 단골 사우나에 전화를 해보니 책 한권만 있고 약봉지는 없다는 거예요. 낙심을 하고 걱정을 하니, 당뇨환자인 친구 하나가 자신의 당뇨 약을 나누어 먹자면서 두 봉지(하루 분)를 내게 주면서, 3일 정도는 안 먹어도 괜찮다는 친구들의 위로에 힘을 내 샤워를 하고 침대로 와보니 내가 앉아있던 자리에 약봉지가 있는 거예요. 약봉지를 꺼내 깔고 앉아서는 약봉지를 찾았던 거예요. 한참을 깔깔대고는 나가서 생선회와 매운탕으로 술과 저녁을 잘 먹고는 숙소로 돌아와, 쑥섬을 무리해 올라서인지 친구가 타준 커피도 못 마시고 그냥 잠에 빠져들었답니다. 그런데 두 친구가 얼마나 코를 골아대는지 잠을 깨 시간을 보니 밤1시, 그 이후로는 쌍 나팔 소리에 뒤척이기만 하다가 새벽 4시 경 깜박 잠을 자고는 5시경 깼는데 방에 불을 켜면 너무 밝고 불을 끄면 너무 어두워, 화장실 불을 켜고는 문을 조금만 열어 놓았지요. 그리고 얼마 후 갑자기 방안에서 변 냄새가 진동을 해 보니 친구 하나가 화장실 문을 열어 놓은 채 큰 볼일을 보고 있는 거예요. 문 닫으라고 소리치니 “아니 어둡다고 문을 열어놓으라고 했잖아”하더군요. 냄새가 너무 심해 창문을 열어 놓았더니 잠시 후 한 친구가 재치기를 계속 해대며 감기 걸렸다며 호들갑을 떨기도 하였답니다.

 다음날은 순천 선암사를 가는데 한 친구가 술로 인해 탈이나 자주 화장실을 가기에, 따라 오지 말고 점심 먹을 식당에서 기다리라고 했지요. 점심을 먹는데 배탈이 난 친구 왈 “나 오늘 절대 술을 안 먹을 테니 술 권하지 말라고”하니 친구들이 “지가 더 먹자고 우겨서 먹어놓고는 우리가 억지 먹인 것처럼 하는 구 만”하며 한참을 깔깔대고 웃었답니다.

 작년에 중국 계림을 여행했던 친구들인데 그때도 저를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주고 했는데 이번에도 밀고 끌어주는데 보니 아직도 다리 건강들이 씽씽한 것이, 부러움을 느끼면서, 앞으로 저도 술을 줄이고 걷기 운동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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