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청소하는 지춘식 前 남선초 교장

매일같이 정선읍 중앙교회 인근 공영주차장에서 정선 제2교 근처까지 지춘식 어르신. 인근에서는 ‘쓰레기 줍는 할아버지’로 모르는 이가 없는 지춘식 선생. 올해로 85세인 지 선생은 40년간 교편을 잡고 학생들을 가르치다 1996년 남면 소재 남선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했다.
지춘식 선생이 한두 번도 아니고, 매일같이 쓰레기를 줍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한 7~8년 됐나? 잘 생각이 안 나네. 난 그냥 내 집 앞이 지저분하니까 치운 거죠. 그러다보니 옆집 앞 쓰레기도 눈에 보여 주웠지. 그렇게 주우면서 걷다가 힘들면 돌아온 거요, 그게 뭐 대단한 일인가. 쓰레기를 치우면 내 스스로 참 뿌듯해. 일종의 취미 생활이지. 또 남들도 지나다니면서 쓰레기가 안 보이니까 기분이 좋을 것 아니야. 그걸 생각하면 또 뿌듯하고.”
지춘식 선생에게 쓰레기 줍기는 소일거리이자 취미생활, 또 은퇴 후 무료한 삶에 보람을 느끼는 창구인 것이다.
“또 내가 이 정선이란 곳에서 태어나고 자라 자식들 키우며 복 받고 살았는데, 이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으니 이런 일이라도 하는 거지.” 그 밑바탕에는 애향심도 깔려 있었다.
2남 1녀의 자제들은 이미 오래전 출가, 장남은 중앙대 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한다. 부인 이계순 여사와도 5년 전 사별, 현재는 혼자 지내고 있다. 아들들이 서울로 올라와 같이 지내자고 해도, ‘내 친구·제자들도 모두 여기 있다. 내 집이 편하다’며 손사래를 쳤다고 한다.
“텔레비전 좀 보고 집 앞·뒤뜰 청소하다 보면 하루가 다가지. 심심할 틈도 없어요.” 지 선생은 ‘혼자 지내 적적하지 않냐’는 물음에 여유로이 웃으며 답했다. ‘별 걱정을 다한다’는 식이다.
지 선생의 초대로 들어선 그 댁 거실에는 선배 교사에게 선물 받았다는 정선아리랑 가사 여덟 수가 적힌 족자와 대나무 그림 한 점이 걸려 있었다. 또 한 켠에는 ‘장광’(강가)에서 주워왔다는 수석들이 나란히 진열 돼 있었다. 선생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대나무는 더욱 꼿꼿해 보였고, 돌멩이들은 더 단단해 보였다.
내심 날카로운 꾸중을 기대하며 ‘혹시 제자들이나 지역 후배들에게 조언할 것이 없냐’고 물어봤지만 지 선생은 “다들 잘 할 것”이라거나, “결국에는 다 좋아지게 돼 있다”는 식으로 격려만 할 뿐이었다.
BEST 뉴스
-
“몸의 균형은 발에서 시작… 건강수명 늘리려면 매일 빠르게 걸어야”
“허리가 아픈 것도, 무릎이 무너지는 것도 시작은 발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족부학 명장 1호’인 이재욱(사진) 교수가 최근 정선을 찾아 “발은 단순한 신체 말단이 아니라 몸 전체 균형의 출발점”이라며 발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에 맞는 자세로 매일 꾸준히... -
35세 정선 청년, 경북대 교수 되다… 박영기 교수의 멈추지 않은 도전
정선중·고등학교를 졸업한 박영기(35 사진) 교수가 지난해 3월 경북대학교 섬유패션디자인학부 섬유공학전공 조교수로 임용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지역 후배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박 교수는 정선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단국대학교 파이버시스템공학부에 진... -
“영어 배우는 91세 만학도”… 오늘도 인생의 사과나무를 심는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겠다.” 오래전 누군가 남긴 이 말은 희망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비유로 남아 있다. 그리고 지금, 정선의 작은 교실 한편에서는 그 문장을 삶으로 살아내는 한 노인이 있다. 매주 월요일 아침. 정선읍 애산리 여성회관 영어회화 교실. 문이... -
정선 인구 3만5128명… 9개월째 '사람 돌아오는 산골' 현실로
한때 떠나는 사람보다 남는 사람이 적었던 정선의 산골 마을에 다시 불빛이 늘고 있다. 닫혀 있던 집 대문이 열리고, 비어 있던 방에 전등이 켜지고, 오래 끊겼던 생활의 숨결이 천천히 돌아오고 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2026년 6월 말 기준 ... -
정선, 인생 2막 도시로 떠오르다… 2년 새 1499명 늘었다
한때 정선은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이 더 익숙한 곳이었다. 탄광의 불이 꺼진 뒤 젊은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향했고, 빈집 처마 밑에는 먼지만 쌓였다. 시장 골목의 간판은 하나둘 빛을 잃었고, 산 아래 마을에는 “언젠가는 사라질지 모른다”는 체념 같은 말이 오래 남아 있었다. 하지만 ... -
강원 시니어클럽 한자리에… ‘노인일자리 해법’ 머리 맞댔다
강원특별자치도 15개 시·군 시니어클럽 기관장과 관계자들이 정선에 모여 노인일자리 사업의 발전 방향과 지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선군은 9일 정선군가족센터 대강당에서 ‘2026년 강원특별자치도시니어클럽협회 기관장 회의(사진)’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강원특별자치도시니어클럽협회가 주최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