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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신문이 만난 정선사람] “쓰레기 줍는 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 최광호 기자
  • 입력 2014.09.2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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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 청소하는 지춘식 前 남선초 교장

할아버지.jpg


매일같이 정선읍 중앙교회 인근 공영주차장에서 정선 제2교 근처까지 지춘식 어르신. 인근에서는 ‘쓰레기 줍는 할아버지’로 모르는 이가 없는 지춘식 선생. 올해로 85세인 지 선생은 40년간 교편을 잡고 학생들을 가르치다 1996년 남면 소재 남선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했다.
지춘식 선생이 한두 번도 아니고, 매일같이 쓰레기를 줍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한 7~8년 됐나? 잘 생각이 안 나네. 난 그냥 내 집 앞이 지저분하니까 치운 거죠. 그러다보니 옆집 앞 쓰레기도 눈에 보여 주웠지. 그렇게 주우면서 걷다가 힘들면 돌아온 거요, 그게 뭐 대단한 일인가. 쓰레기를 치우면 내 스스로 참 뿌듯해. 일종의 취미 생활이지. 또 남들도 지나다니면서 쓰레기가 안 보이니까 기분이 좋을 것 아니야. 그걸 생각하면 또 뿌듯하고.”
지춘식 선생에게 쓰레기 줍기는 소일거리이자 취미생활, 또 은퇴 후 무료한 삶에 보람을 느끼는 창구인 것이다.
“또 내가 이 정선이란 곳에서 태어나고 자라 자식들 키우며 복 받고 살았는데, 이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으니 이런 일이라도 하는 거지.” 그 밑바탕에는 애향심도 깔려 있었다.


2남 1녀의 자제들은 이미 오래전 출가, 장남은 중앙대 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한다. 부인 이계순 여사와도 5년 전 사별, 현재는 혼자 지내고 있다. 아들들이 서울로 올라와 같이 지내자고 해도, ‘내 친구·제자들도 모두 여기 있다. 내 집이 편하다’며 손사래를 쳤다고 한다.
“텔레비전 좀 보고 집 앞·뒤뜰 청소하다 보면 하루가 다가지. 심심할 틈도 없어요.” 지 선생은 ‘혼자 지내 적적하지 않냐’는 물음에 여유로이 웃으며 답했다. ‘별 걱정을 다한다’는 식이다.

 
지 선생의 초대로 들어선 그 댁 거실에는 선배 교사에게 선물 받았다는 정선아리랑 가사 여덟 수가 적힌 족자와 대나무 그림 한 점이 걸려 있었다. 또 한 켠에는 ‘장광’(강가)에서 주워왔다는 수석들이 나란히 진열 돼 있었다. 선생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대나무는 더욱 꼿꼿해 보였고, 돌멩이들은 더 단단해 보였다.


내심 날카로운 꾸중을 기대하며 ‘혹시 제자들이나 지역 후배들에게 조언할 것이 없냐’고 물어봤지만 지 선생은 “다들 잘 할 것”이라거나, “결국에는 다 좋아지게 돼 있다”는 식으로 격려만 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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