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주년 결혼기념일에 함께 묻혀
SNS 달군 ‘부모 잃은 두 아이’ 사연
▲부부의 결혼사진.
▲ 갑작스러운 사고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 두 아이 모두 원주 세브란스병원 중환자실에 입원중인 상태다.
▲ 부부의 장례식 발인일이었던 7월 13일. 이날은 부부의 3주년 결혼기념일이기도 했다.
▲ 사고 현장에 아직도 남아있는 핏자국이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보여준다. 누군가가 놓고 간 꽃다발 두개가 남겨졌다.2013년 7월 13일. 둘은 결혼식을 올렸다. 여느 신랑신부처럼 가족, 친구, 지인들의 축하를 받으며 평생 함께 하기로, 그 어떤 고난과 시련이 있어도 함께 이겨내기로 약속했다. 3년 뒤인 2016년 7월 13일. 부부는 3년간의 결혼생활 동안 얻은 두 아이를 뒤로 하고, 싸늘한 주검이 되어 함께 묻혔다. 지난 11일 사고로 숨진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이다.
◇3주년 결혼기념일에 함께 묻혀
사고 당일 부부는 둘째 아이의 진료를 받기 위해 소아과가 있는 강릉으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앞서가던 대형 트럭의 뒤를 따라 정상적인 속도로 운행 중, 마주 오던 1.5톤 트럭이 갑자기 남 씨 가족이 타고 있던 승용차를 향해 돌진했다. 사고가 난 위치는 북평면 나전리 국도 42호선 강변도로였다.
남 모씨는 현장에서 숨졌고, 아내 박모씨는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숨을 거뒀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박씨는 사고 직후 사망 직전의 상황에서도 둘째 아이를 차에서 내려 바닥에 내려놓은 다음에야 쓰러졌다고 한다.
부부는 두 아이의 부모였기도 하지만, 그들 역시 아들․딸이었다. 남 씨는 1남 3녀 중 막내아들, 박씨는 1남 1녀 중 첫째 딸이다. 어렵게 얻은 귀한 아들,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첫 딸아이였던 것이다.
남 씨 부부의 장례식은 정선병원 장례식장에서 삼일장으로 치러졌다. 장례식 기간 내내 유가족들은 혼절을 거듭했다. 특히 양가 모친은 빈소보다 응급실에 있던 시간이 더 많을 정도였다. 어느 날 갑자기 자식을 잃은 부모의 황망함, 슬픔의 깊이를 누가 감히 헤아릴 수 있을까. 유가족들의 슬픔 앞에 다른 조문객들은 그저 눈물을 삼킬 뿐이었다.
삼일장을 치르고 발인하던 7월 13일. 이날은 남 팀장 부부의 3주년 결혼기념일이기도 했다. 부부는 너무도 기구하게도 결혼기념일에 나란히 같은 자리에 합장(合葬)됐다.
◇“엄마 아빠 강가에서 빠방 꽝”
사고 당시에는 아이들도 상당히 위중한 상황이었다. 사고 직후 헬기로 원주기독교병원으로 후송됐는데 첫째 아이(29개월)는 대퇴부 골절과 장기파열, 둘째(9개월)는 두개골 골절과 장기파열, 다발성 골절 등으로, 20일 현재까지 아직 중환자실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행히 두 아이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병원 측은 보고 있다. 하지만 둘 다 영아인 관계로 성장 과정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인데, 특히 머리 쪽 손상을 입은 둘째 아이의 경우가 더욱 그렇다. 뇌손상 여부가 가장 중요한데, 아직 확진되지 않고 있다.
첫째 아이는 사고 당시를 비교적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유족들에 따르면 “빠방 비켜, 엄마 강이야! 집에 가자. 빨리 집에, 나도 같이 가.”라고 말할 정도다. 사고에 따른 스트레스도 심해 잠을 자다가도 경련과 함께 깨어나기를 반복하고 있다.
◇보험사와의 갈등은 현재진행형
남 씨 가족의 사고가 SNS와 언론을 통해 집중 조명을 받은 것은 보험사와의 분쟁 때문이었다.
두 아이의 간병인을 요구하는 유가족 측에 대해 가해차량의 보험사 측은 ‘약관상 간병비 지급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지급할 수 없다’고 했고, 이런 내용이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전파되자 해당 보험사를 질타하는 여론이 형성됐다.
이에 여론을 의식한 보험사가 간병비를 지급하겠다며 한 발 물러서 원만히 해결되고 있는 것으로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이는 사실과 거리가 있는데, 유가족 측에 따르면 보험사 측은 여전히 약관 등을 근거로 제한적인 간병비 지급만이 가능하다고 통보한 상태다.
하지만 해당 보험사가 계속 약관을 근거로 필요한 간병비 등의 지급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약관에 정한대로 지급하는 종신보험 등 정액보험과 달리 자동차보험은 가해자의 민사상 배상책임을 보험사가 대신 부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약관은 보험사의 지급기준, 매뉴얼에 불과한 것으로 실제 법원이 가해자가 배상해야 할 금액으로 인정할 경우 그 금액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딱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보험사 측이 약관 규정만을 강조하는 것에 유가족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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