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복지재단에서 4박5일 일정으로 진폐재해자 138명에게 일본여행을 진행했다. 다섯 차례로 나누어 갔는데 필자는 5차 여행팀 단장을 맡아 10월12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했다. 우리가 일본을 이야기 할 때 흔히 쓰는 말이 있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광산역사현장(강제징용 이야기)과 일본문화를 체험하고 ‘오사카성’ ‘도톤보리’ 등 유명관광지를 다니며, 보고 듣고 배운 여행기를 5회에 걸쳐 정선신문에 연재한다.> 정선진폐상담소장 성희직
강원도의원시절부터 필자 미국·유럽·동남아·호주·러시아 등 20개국이 넘는 외국여행을 하였다. 자비로 간 경우도 몇 차례 있었지만 폐광지역의 경제중심축인 강원랜드 성공에 힘을 보태고자 외국의 ‘카지노운영실태’를 살펴보기 위한 공적여행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정작 가장 가까운 나라인 ‘일본’은 가볼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 강원랜드복지재단 덕분에 이번에 일본여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첫날 오후2시부터 계획된 여행일정에 맞추려고 우리는 10월12일 새벽2시에 집에서 출발하였다. 일본 땅에 도착하고서 이동하는 버스에서 창밖 풍경을 보다가 모두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달리는 차들이 ‘역주행’하는 것처럼 보여 서로 부딪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운전석이 우측에 있고 자동차는 왼쪽차선으로 운행하는 방식이라 우리나라와는 정반대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지 않는가. 공항에서 20분쯤 이동하여 조금 늦은 점심을 먹으려 예약된 식당에 들어섰다. 일본에서의 첫 식사는 ‘기모노차림’의 여종업원들이 차려온 일본식으로 출출한 배를 채울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도착한 ‘동대사’에서 일본최대 청동불상을 구경하려고 오가는 길목의 ‘사슴공원’에선 관광객들에게 거리낌 없이 다가오는 사슴들을 볼 수 있었다. 두 번째 여행지인 ‘청수사’는 깎아지른 절벽위에 세워진 본당건물이 유명한 곳이다. 절을 오르는 길은 버스와 승용차가 겨우 교행 할 정도로 좁았는데 버스 두 대가 마주치면 몇 분이고 느긋하게 기다려주었고 경적을 울리는 운전수는 아무도 없었다. 청수사는 연간300만 명 이상 관광객이 찾는 곳이란다. 우리나라 같으면 차량통행의 편리를 위해 건물보상을 해주고서 벌써 도로확장공사를 했을 여건이었다. 차로 1~2분이면 갈 거리를 15분이나 걸려 주차장에 도착하고서 다시 500여m 오르막길을 걸어서 청수사로 행했다. 이곳엔 기모노차림의 젊은 일본여성이 많았는데 가이드 설명에 따르면 우리나라 명절 때 한복을 입고 고궁나들이 하는 것과 비슷한 문화란다. 오르막길 양쪽의 오래된 주택을 개조한 상점에선 갖가지 기념품과 먹거리로 손님을 끌고 있었는데 서울의 인사동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청수사의 또 다른 명물은 세 갈래로 떨어지는 물줄기를 긴 국자로 받아서 마시는 약수터였다. 물줄기는 각각 지혜와 건강, 장수를 상징하여 자신이 가장 소원하는 쪽 물을 마시려고 관광객들이 길게 늘어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장수를 상징한다는 가운데 물을 떠서 마셔보았다. 2일째는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하고서 ‘단파망간광산기념관’으로 출발하였다. 굽이굽이 산허리를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바라본 일본의 산에는 조림사업을 한 아름드리 숲이 한참이나 이어졌다. 가이드 설명이 목재용 ‘삼나무 숲’이란다. 전봇대처럼 곧게 뻗은 키 큰 삼나무 숲이 도로 양쪽에서 마치 의장대사열을 하듯이 우리일행을 반겨주었다. 강원도 길과 다름없는 구불구불 산길을 한참이나 달려서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우리 일행을 맞이한 이용식 관장은 아버지께서 젊은 시절 이 곳에서 광부일을 하셨는데 폐광되어 방치된 곳을 아버지가 사들여 ‘체험관광지’로 운영하셨단다. 아버지가 ‘유언’으로 당부하셨기에 일본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전혀 없지만 자기가 맡아서 대를 이어 운영하고 있단다. 이 관장의 안내를 받아 폐갱도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보았다. 일본여행을 하기 전까지 나는 ‘망간’이 어떤 광물인지를 잘 알지를 못했다. 망간은 쇠를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성질이 있기에 대포나 총을 만들 때 꼭 필요한 광물이란다.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일본은 망간광산개발에 열을 올렸지만 필요한 양의 20%도 채굴하지 못했다고 한다. 지하막장에 청춘을 바친 우리 산업전사들이 강제징용 현장인 지하갱도 깊숙이 들어가 보는 체험은 감회가 새로웠다. 망간덩어린 크기에 비해 쇠처럼 무거웠다. 좁고 낮은 갱도를 여기저기 다녀보면서 예전에 강제징용으로 끌려온 (선배)광부들이 이러한 곳에서 얼마나 힘겨운 강제노동에 시달렸을 지를 상상해 보았다. 이용식 관장으로부터 “조선인 차별정책과 강제징용의 역사를 알리고자 힘들지만 ‘폐관’의 위기를 이겨내고 있다”는 이야길 듣고는 우리는 얼마간의 성금을 모금하여 전달하였다. 다음일정은 식도락과 ‘아이쇼핑’으로 유명한 ‘도톤보리’와 일본 최고의 성(城)으로 꼽는 ‘오사카성’ 관광이다.
오사카성은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세웠다는 가이드 설명에 어떤 모습으로 만들었을지 더욱 궁금하였다.(다음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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