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송 교정타운 추진 제천 보은도 사활…과거 태백 시민 1만여 명 서명 운동·

정선군이 폐광지역의 인구 감소와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교도소 유치에 나선 가운데, 교정시설을 지역 회생의 돌파구로 삼으려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주민과 일자리가 줄면서 상권 유지마저 어려워진 지역들이 교정 공무원과 가족의 정착, 면회객 방문, 지역 물품 구매 등 지속적인 소비 수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선군은 지난 8일 사북읍행정복지센터에서 법무부 교정시설 유치 설명회를 열고, 건설비 2,419억 원 규모의 국가시설 유치 구상을 밝혔다. 후보지는 사북읍 직전리 일원의 사북직전지구다. 기존 지구단위계획구역 활용 여건과 평탄한 지형, 교통 접근성, 주변 의료·교육·생활시설 등을 입지 강점으로 제시했다.
법무부는 교정시설 4곳을 추가 조성하기 위해 오는 11월 4일까지 전국 지자체의 유치 제안서를 받고 있다. 시설별 수용정원은 1,000명, 직원은 약 250명이며 필요한 부지 면적은 19만2,000㎡ 이상이다. 4곳의 건설비는 약 9,676억 원으로 토지보상비와 운영비는 별도다. 올해 12월 후보지를 선정하고 2034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한다.
같은 폐광지역인 태백의 유치 과정은 교정시설에 거는 주민들의 절박함을 보여준다. 석탄산업 쇠퇴로 인구와 일자리가 줄어들자 시민들은 교도소 유치에 직접 나섰다. 2021년에는 1만 명이 넘는 시민의 서명부를 제출했고, 신축사업은 다섯 차례 도전 끝에 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으로 확정됐다.
당시 장석태 태백 교정시설 유치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교도소가 지역경제를 살리고 인구 유출을 막을 수 있다는 기대를 전하며 “이게 마지막 희망”이라고 말했다.

<태백교도소 신축 부지>
태백시는 당시 교정 공무원과 가족 등 1,300명 이상의 인구 유입을 예상하고, 식자재 공급과 면회객 방문에 따른 경제효과를 기대했다.
태백은 유치 이후에도 건립을 앞당기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태백교도소는 총사업비 약 3,600억 원 규모로 내년 착공을 추진하고 있으며, 약 500명 규모의 운영인력과 관련해 지역 인재 채용을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장성광업소 폐광에 따른 지역경제 공백을 메울 기반으로 교정시설을 바라보는 것이다.
경북 청송군은 여성교도소 유치에 이어 신규 교정시설을 추가로 확보해 기존 시설과 연계한 ‘교정타운’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교정 공무원이 가족과 함께 정착하도록 주거·생활 기반을 확충할 계획이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지난 5월 청년 빌리지 110세대 가운데 1차로 약 60세대를 여성 교정 공무원에게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송군의회도 새 교정시설 조성 대상지로 청송을 선정해 달라는 건의문을 법무부에 전달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1981년 청송보호감호소 개청 이후 40년 넘게 교정시설과 함께해 온 경험과 기존 시설의 연계 여건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충북 제천시에서는 16개 마을이 유치를 신청해 송학면 도화1리와 화산동 산곡 1·2통이 후보지로 선정됐다. 시민 1,506명을 대상으로 한 대면 여론조사에서도 61.7%가 찬성했으며, 찬성 이유로는 지역상권 활성화 기대가 가장 많았다.
제천시는 주변 교정시설 운영 사례를 토대로 직원과 가족 등 800명의 인구 유입, 연간 면회객 1만5,000명 방문, 직원·가족의 연간 소비 50억 원 이상을 예상했다. 건설기와 장기간의 운영기를 합친 경제효과는 약 4,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다만 이는 제천시의 전망치로, 정선군의 건설비나 태백의 총사업비와는 산정 범위와 기간이 달라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제천 시민공청회에서는 “교정시설이 다른 지역으로 가면 다시는 유치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인구 감소와 상권 침체 속에서 국가시설을 확보할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다.
보은군에서도 전체 11개 읍·면 가운데 8개 읍·면의 16개 마을이 신청했다. 최종 선정 마을에 주민 편익사업비 10억 원을 지원한다는 계획도 관심을 높였다. 경북 영덕군은 공모 참여를 검토하고 있으며, 전북 남원시는 이미 교도소를 유치해 건립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법무부는 공원·전기충전소 등 주민 편의시설 개방과 지역 인재 채용, 지역 물품·농산물 구매를 추진할 방침이다. 정선군 역시 영월교도소의 지역 협력 경험과 태백의 유치·건립 과정을 참고해 직원·가족의 정착과 지역 상권 이용을 연결하는 상생 계획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시설 유치에 대한 기대를 폐광지역의 지속적인 일자리와 소비로 이어가는 것이 과제다. 김광희 기자
BEST 뉴스
-
폐광지역 휩쓴 ‘여수 멸치 재벌집 아들’ 골프왕…100억대 사기 의혹
지난2일 ‘사건반장’ 보도…피해자들 “피해액 100억원대로 추정”, 일부 경찰 고소 ‘박씨’로 활동했지만 실제 성은 ‘양씨’로 밝혀져…여성들과 관계 뒤 금전 요구 의혹도 골프장에서는 실력파 우승자였고, 주변에는 ‘여수 멸치 재벌집 막내아들’로 통했다. 상금을 기부하고 선물... -
정선 생활체육의 힘…평창서 메달 36개 쓸어 담았다
달리고, 헤엄치고, 페달을 밟고, 힘차게 매트 위를 누볐다. 정선군 생활체육인들이 평창에서 모두 36개의 메달을 수확하며 정선의 이름을 빛냈다.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평창군 일원에서 열린 제34회 강원특별자치도민생활체육대회에는 도내 18개 시·군 선수와 임원 등 8,500여 ... -
정선군 공무직 정년 65세로…강원도 내 시·군 최초
정선군이 강원특별자치도 내 18개 시·군 가운데 처음으로 공무직 근로자의 정년을 만 65세까지 단계적으로 연장한다. 정년퇴직과 국민연금 수령 사이에 발생하는 소득 공백을 줄이고, 오랫동안 현장에서 쌓은 공무직 근로자의 경험과 숙련도를 행정에 계속 활용하기 위한 조치다. ... -
두릅 팔아 마련한 연탄 500장…이웃집 아궁이에 온기 채웠다
봄에 산골에서 거둔 두릅이 겨울을 앞둔 이웃의 연탄으로 돌아왔다. 정선군 북평면 새마을부녀회는 지난 15일 남평1리의 취약계층 가구를 찾아 연탄 500장을 전달하고 직접 배달하는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날 전달한 연탄은 부녀회원들이 지역에서 생산된 두릅을 판매해 마련한 수... -
256년 전 문헌에 등장한 정선 장터, 달빛 아래서 다시 '들썩'
공식 개장 60주년 정선아리랑시장, ‘달빛마중 야시장’으로 새 도약 250년 넘게 정선 사람들의 삶을 품어온 정선아리랑시장에 달빛이 내렸다. 산나물과 약초를 이고 고갯길을 넘어온 농민들, 검은 탄가루를 털어내고 장을 보던 광부 가족들, 폐광 이후 관광열차를 타... -
맨발로 만난 사북의 가을밤, 황톳길에 추억이 물들다
주민 건강과 산촌 공동체 잇는 280m 황톳길 밤이 내리자 사북 사람들이 불빛을 따라 하나둘 집을 나섰다. 어른들은 신발을 벗어 손에 들었고, 아이들은 먼저 황토 위로 뛰어들었다. 촉촉한 흙이 발가락 사이로 부드럽게 밀려 올라왔다. 누군가는 두 손을 등 뒤로 모은 채 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