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승재 공추위원장 “CDD 확대 땐 매출 3,326억 증발…카지노 폐쇄·강경투쟁 불사”

금융당국이 강원도민의 강력한 반대에도 강원랜드 카지노(사진)고객확인제도(CDD)를 모든 이용객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철회하지 않으면서 폐광지역의 분노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강원랜드 이용객을 사실상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과도한 규제라는 비판과 함께 매출·폐광기금·배당금 감소가 지역경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전북특별자치도의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 구상까지 맞물리면서 폐광지역 사회는 “강원랜드에는 족쇄를 채우고 다른 지역에는 새 카지노를 열어주려 한다”며 총력투쟁을 예고했다.
“모든 고객 기록·추적…잠재적 범죄자 낙인”
지역살리기공동추진위원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검토 중인 특정금융정보법 개정 움직임을 “강원랜드의 모든 고객을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는 악법”으로 규정하며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현재 강원랜드는 300만 원 이상 칩을 구매하거나 환전할 때 고객의 신원과 거래 목적 등을 확인·검증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정보분석원은 고객확인제도 적용 대상을 모든 이용객으로 확대해 게임 일자와 종류, 칩 구매와 현금 환전 내역 등을 기록하고 고객별 거래를 추적·재구성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추위가 특히 문제 삼은 것은 입법 논의 과정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모든’이라는 표현이다. 모든 고객의 신원과 거래정보를 남기고, 모든 이용객을 반복 거래자로 판단해 개별 거래를 추적하는 것은 합법적인 여가활동을 위해 강원랜드를 찾은 국민까지 자금세탁 의심 대상으로 취급하는 과잉 규제라는 주장이다.

안승재(사진) 공추위원장은 “자금세탁 방지를 명분으로 고객의 개인정보와 거래 내역을 샅샅이 기록한다면 누가 개인정보를 모두 내놓으면서까지 강원랜드를 찾겠느냐”며 “정부는 강원랜드를 통해 막대한 국세와 기금을 거둬들이면서 정작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잠재적 범죄자로 관리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불법 온라인 도박과 해외 원정 도박부터 발본색원해도 모자랄 판에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강원랜드에만 규제의 칼날을 겨누고 있다”며 “기존 고객마저 내쫓을 무책임하고 근시안적인 개정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매출 25.8% 감소…폐광지역 재정까지 연쇄 타격
고객확인제도가 전면 확대될 경우 강원랜드의 연간 카지노 매출은 전체의 25.8%인 약 3,326억 원 감소할 것으로 관련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폐광기금을 포함한 국가와 지역의 재정 기여금도 연간 약 1,754억 원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태백·정선·영월·삼척 등 4개 석탄산업전환지역에 배분되는 폐광기금은 약 450억 원, 배당금까지 포함하면 530억∼550억 원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강원랜드 한 기업의 매출 감소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폐광기금과 배당금은 지역개발과 주민복지, 일자리와 상권을 지탱하는 핵심 재원이다. 매출 감소는 강원랜드의 K-HIT 프로젝트와 복합리조트 전환 투자 위축을 넘어 폐광지역 전체의 경제·복지 기반을 연쇄적으로 흔들 수 있다.
공추위는 “폐광기금이 줄고 배당금마저 급감하면 강원랜드를 중심으로 가까스로 버텨온 폐광지역 주민들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린다”며 “제도가 시행되면 강원랜드는 사실상 문을 닫아야 할 만큼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 위원장은 “법 개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카지노 폐쇄 요구와 상경투쟁 등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폐광지역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총력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강원도의회는 지난 23일 본관 앞에서 도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강원랜드 고객확인제도 확대 재검토 촉구 결의문’을 발표했다. 결의문을 대표 낭독한 문관현 도의원은 “고객확인제도가 전면 확대되면 이용객 감소와 폐광기금 축소로 지역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원도의회도 가세…“성장 지원한다며 규제로 발목”
강원특별자치도의회도 정부의 일방적인 규제 추진을 강하게 규탄했다.
도의회는 지난 23일 본관 앞에서 도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강원랜드 고객확인제도 확대 재검토 촉구 결의문’을 발표했다.
결의문을 대표 낭독한 문관현 도의원은 “강원랜드는 대한민국 산업화를 뒷받침한 석탄산업전환지역의 경제 회생을 위해 폐광지역법에 따라 설립된 핵심 거점”이라며 “고객확인제도가 전면 확대되면 이용객 감소와 폐광기금 축소로 지역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의회는 정부가 강원랜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K-HIT 프로젝트를 강조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규제를 확대해 사업의 발목을 잡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강원랜드의 경쟁력은 규제로 위축시키면서 새만금 등 제2의 내국인 카지노 도입을 논의하는 것은 석탄산업전환지역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저버리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도의회는 산업통상부에 결의문을 전달하고 고객확인제도 확대 재검토와 강원랜드 미래사업 지원, 제2 내국인 카지노 추진 중단, 실효성 있는 지역경제 보완대책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다.

반발 커지자 선 긋는 전북도…카지노 구상은 ‘현재진행형’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 논란을 둘러싸고 강원도민과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거세지자 전북특별자치도는 도 차원의 공식 사업이 아니라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호윤 전북특별자치도 비서실장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유치 논란에 대해 “새만금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여러 방안 가운데 하나”라며 “도청 차원에서 실무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복합리조트를 당장 추진하는 것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관련 부서에 실무 검토를 지시한 적도 없고, 현재 시점에서 사업 추진을 단정할 수 있는 준비 상황도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는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최종적인 정책 결정을 내리기 전 여러 경로로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일 뿐, 도청이 행정력을 투입해 사업 타당성이나 절차를 검토하는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내국인 카지노 구상을 완전히 백지화한 것은 아니다.
정 비서실장은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오픈 카지노 구상의 중단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 지사가 가진 여러 아이디어 차원에서는 분명히 현재진행형(ING)”이라고 답했다.
향후 도민 공론화 여부에 대해서도 “만약 사업을 추진한다면 공론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며 “현재 단계에서 의견 수렴 절차를 밟을지는 지사의 판단이 있을 것이니 조금 더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결국 전북도는 거센 반발을 의식해 “공식적으로 검토하지 않았다”며 선을 그으면서도 내국인 카지노 구상은 여전히 선택지로 남겨둔 셈이다. 폐광지역에서 전북도의 해명을 책임 회피이자 ‘여론 떠보기’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강원랜드에는 족쇄, 새만금에는 카지노…두 번 죽이는 정책”
금융정보분석원은 국제기준에 맞춰 관련 법령 정비를 검토하고 있지만 고객확인제도를 모든 이용객에게 적용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이미 관련 업계를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한 데다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 구상도 완전히 철회되지 않으면서 폐광지역의 불안과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안승재 위원장은 “강원랜드에는 규제의 족쇄를 채워 고객과 매출을 줄이고, 다른 지역에는 또 다른 내국인 카지노를 허용하려 한다면 폐광지역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강원랜드는 정부가 마음대로 흔들어도 되는 일반 카지노가 아니라 국가 산업화를 위해 희생한 폐광지역과 국가가 맺은 약속”이라며 “정부와 전북도가 그 약속을 깨고 주민 생존권을 위협한다면 공추위가 최전선에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김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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