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선주민 삶의 만족도·사회 참여율 등 비경제적 성과 지표 입체적 분석 필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에 대한 평가가 인구증가 효과에만 크게 초점이 맞춰지고 있어 도입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기본소득 효과 검증을 위해서는 지역화폐 사용률과 소상공인 매출 변화를 지켜보는 한편 대상 주민의 삶의 만족도와 사회 참여율 등 비경제적 성과 지표도 입체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의 의뢰를 받아 제출한 ‘농어촌 기본소득 성과평가 체계 마련 연구 과제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기본소득 실험은 단순한 소득 보조 효과를 넘어 생활 안정성과 심리적 안녕, 자립 역량 강화 등 다차원적인 ‘비경제적 성과 지표’도 함께 분석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한국의 ‘농어촌 기본소득’과 유사한 제도를 도입한 핀란드, 캐나다, 스페인, 독일, 미국, 케냐 등 6개국의 기본소득·보장소득 실험의 설계, 평가지표, 한계를 분석했다.
핀란드는 2017~2018년 실업급여를 받던 25∼58세 실업자 중 2,000명에게 월 560유로(당시 환율로 약 72만 원)를 지급한 결과,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취업 일수도 개선됐다.
특히 삶의 만족도와 정서적 안정감이 높아져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줄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55%에 달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급여의 안정성과 행정 절차 단순화가 생활 전반의 안정감을 높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케냐는 2017년부터 약 2만 명의 농촌 주민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12년 장기 소규모 지원 그룹에는 월 22달러 50센트를, 단기 일시불 지원 그룹에는 500달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설계했다.
실험 결과, 장기·단기 지급 그룹에서 기업 수가 각각 14%·20% 증가했다.
수혜자들이 자영업에 나서는 등 생산적 노동 형태로 전환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극대화됐다.
캐나다는 2017∼2019년 3개 지역에서 약 6,500명을 대상으로 단독·성인 가구 기준 연 1만 6,989 캐나다 달러를 지급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 감소와 정신건강, 식품 복지, 주거 안정성 개선 등 긍정적 변화가 확인됐다.
일부 수혜자는 교육·직업훈련 참여 등 노동시장 진출에 질적 변화를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현재 10개 시범사업 대상지(정선, 연천, 청양, 순창, 신안, 영양, 남해, 옥천, 장수, 곡성)의 성과지표는 지역화폐 결제액, 소상공인 매출 등 ‘경제적 파급효과’ 측정에 편중돼 있다며 경제적 효과를 넘어선 ‘정신건강 및 삶의 질’ 측정으로 이론의 실증화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2년 후 농어촌 기본소득 성과평가 시, 농촌형 정신건강 지수(Rural Mental Health Index)를 도입해 주민의 심리적 안정감과 자존감 변화를 정량적으로 측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촌 거주 시 도시민보다 월 15만 원 추가로 더 부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특히 농어촌 주민이 도시민보다 월 15만 원 가량을 더 추가로 부담해야 비슷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며 ‘농어촌 기본수당’ 지급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연구원은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농촌에 거주하는 1인 가구는 도시에 거주하는 1인 가구에 비해 생활필수품목(오락, 유흥, 주류, 담배 등 기호성 지출 제외)에서 월평균 15만919원을 더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추가 지출 격차는 주로 식료품, 교통, 주거 및 광열비 등 생활에 필수적인 영역에서 발생했다.
결국 농촌에 거주하는 개인이 도시 거주자와 비슷한 기본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매월 최소 15만 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을 통계가 보여주고 있다.
농촌 거주민의 지출은 거주 환경이 만든 회피 불가능한 구조적 비용이다.
위와 같은 비용은 거주 인원수에 정비례하기보다 생활을 위한 기본 조건인 고정 비용의 성격이 짙다.
따라서 농촌 지역 거주민에게 월 15만 원의 기본소득을 제공하는 것은 단순한 복지 수혜가 아니라, 도농 간의 구조적인 비용 격차를 해소하고 거주 지역에 따른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원이다.
농촌지역 주민의 초과 지출은 개인의 선택이나 소비 성향 때문이 아니다. 농어촌 지역에 거주한다는 사실 자체에서 비롯됐다. 단순한 인프라 확충만으로는 단기간에 해소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때문에 농어촌 주민들의 생활 불균형을 보전하고 정주 의지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정책적 대안으로 도입한 ‘농어촌 기본소득’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기본소득 평가 과정에서 생활 안정성과 심리적 안녕, 자립 역량 강화 등 다차원적 복지 효과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지역화폐 사용률과 소상공인 매출 변화 등을 통해 기본소득이 지역의 자생력을 높이는지를 입체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의 의뢰를 받아 제출한 ‘농어촌 기본소득 성과평가 체계 마련 연구 과제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기본소득 효과 검증을 위해서는 삶의 만족도와 사회 참여율 등 ‘비경제적 성과 지표'도 함께 분석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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