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이 좋아 둥지를 틀다”
-여량으로 귀촌한 박상은·이민철 씨 가족
정선군은 인구감소와 고령화라는 큰 과제 앞에 서 있다. 일자리와 교육, 저출산 문제까지 겹쳐 농산촌의 현실은 녹록치 않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족이 있다. 바로 올 3월에 세자녀, 부군과 함께 서울을 떠나 정선 여량면으로 귀촌한 박상은(38) 씨와 이민철(39) 씨 부부다.
도시를 떠나 자연으로
박상은 씨 가족이 정선을 처음 찾은 것은 몇 년 전 시동생의 정선공연을 응원하기 위해 정선을 방문했다가 아름다운 풍광에 매료되어 마음을 빼앗겼다. 이후 주말마다 정선을 찾던 부부는 "이곳에서 우리의 삶을 펼쳐도 되지 않을까? 비록 아무런 연고가 없더라도 주민들과 잘 어울리면 받아주겠지"라며 확신과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이후 임계면 반천리에 땅을 마련해 장래 꿈을 펼칠 수 있는 건물 3동을 직접 지었다. 한 3년쯤 기간이 소요되고 준공을 계기로 올봄 정선에 정착하게 됐다.
"아이들을 자연 속에서 키우고 싶었어요, 도시에서는 얻을 수없는 배움이 여기 있더라고요, 그리고 자연주의적 삶을 살고 싶었던 우리 부부에게 적합한 곳이라 생각했습니다."
박상은 씨는 이렇게 귀촌의 계기를 설명했다.
가족이 함께 만드는 이야기
세 자녀 모두는 지역학교와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첫째 하진(8) 양은 여량초 1학년, 둘째 로하(5) 군은 여량초 부설유치원, 셋째 하율(3) 양은 정선어린이집에 다니며 마을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시부모님도 함께 귀촌했다는 사실이다. 은퇴했던 약사 시부모가 여량의 약국을 인수해 ‘조일약국’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이 문을 열었다. 이러한 덕분으로 여량면 인구가 7명 늘어났다.
노래와 건축, 그리고 꿈
박상은 씨는 국악예고에서 민요를 전공하고, 대학에서는 연기를 공부했다. 지금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틈틈이 보컬리스트로서 보컬을 지도하며 지역 학생들과 음악으로 소통하고 있다.
그녀의 바람은 소박하지만 원대하다.
“정선어린이 합창단을 만들고 싶어요, 합창을 통해 아이들이 배려와 소통, 인내를 배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부군 이민철 씨는 영국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현재는 남양주에서 프로젝트를 맡고 있지만 장차 정선에서도 이이들과 주민들에게 쉽고 재미있는 건축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한다.
정선에서 빛날 내일
박상은 씨는 현재 여량초 어머니 회장으로 학교와 소통하며 도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있다. 젊은 감각으로 불어넣는 변화는 학교와 지역에 작은 활력을 주고 있다.
지난 8월 초 지역축제인 ‘아우라지뗏목축제’ 때 여량초, 병설유치원생들의 합창이 무대에 올려져 지역주민과 청중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때 축제 주체 측으로부터 사례금을 받았는데 학교, 학생들과 협의하여 사례금 전액 정선 장학회에 기증한 바 있다.
정선의 입장에서 보면 이 가족의 귀촌은 넝쿨째 굴러온 호박 일지 모른다. 인구감소와 고령화 속에 노래와 건축, 그리고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마을에 새 기운을 불어넣는 이들의 정선살기가 빛나길 기대해 본다.
임학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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