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다시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19 때문에 제한을 둘 수밖에 없었지만 정암사에서는 사찰 식구들끼리 조촐하게나마 세상의 안녕을 기원하는 신년 타종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비록 기온은 낮았지만 바람 한 점 없는 평온한 날씨라 초롱초롱한 별빛의 인도 아래 무사히 새해맞이 행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임인년 올해는 그야말로 범 내려오는 기세로 코로나19를 꺾어 정선사람 누구나 행복한 일상을 누릴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연말연시에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이라는 말이 회자됩니다. 옛 것을 보내고 새 것을 맞이하는 마음가짐을 드러내는 뜻인데 지난해처럼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의 확산으로 말미암아 송구영신의 감회와 취지가 많이 퇴색되었습니다. 사실 옛 것과 새 것이 딱히 구분 짓기 어려운 것이 일상사입니다.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한다는 것도 실상은 중력의 작용에 의해 태양을 한 바퀴 도는 지구가 인간이 임의로 정한 기점을 통과했다는 설명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송구영신의 뜻을 각별히 새기는 것은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듯 새해에는 좋은 일만 생겼으면 한다는 소구소망이 투영된 결과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상태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국격이 상승했습니다.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국민의 헌신을 기초로 K-방역이라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다른 나라의 주목을 받았고 한국의 문화콘텐츠가 세계를 누비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정선군도 관과 민이 합심해 폐광지역특별법 연장 등 지역발전에 관건이 되는 현안에서 큰 진전을 이루었습니다. 관광수요가 많아 코로나19의 대량 감염이 우려되는 지역이었지만 오히려 다른 지역보다 코로나19 발생률이 낮은 현황입니다.
신축년辛丑年의 노력을 허투루 하지 않는다면 묵은해와 새해가 절묘한 짝을 이루어 호시우보虎視牛步의 만사형통하는 한 해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말씀을 법음이라고 합니다. 진리의 말씀이라는 뜻인데 황송하게도 부처님은 중생의 근기에 맞게 팔만 사천의 법문을 설하였습니다. 그 말씀을 일일이 헤아리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부처임 말씀의 핵심은 결국 ‘마음’입니다. 깨달음을 구하는 수행자에게 깨달음은 네 마음에 있다는 선가의 구전이 있듯이 중생의 행복 또한 마음에 있습니다. 실존의 조건이 어떠하든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행복하기도 하고 불행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세상사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이 전가의 보도처럼 쓰이기도 합니다. 새해에는 정선군민 모두 내 마음의 주인공이 되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하기를 기원하며 적멸보궁 정암사 타종식 발원문의 한 구절로 새해 덕담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오늘 우리가 울리는 임인년 첫 범종소리가 속속들이 삼계에 퍼져 ‘눈에 보이는 것이나 보이지 않는 것이나. 멀리 살고 있는 것이나, 가까이 살고 있는 것이나, 이미 태어난 것이나 앞으로 태어날 것이나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다 행복하라’는 법음의 증명이 되기를 간절히 염원합니다.”
태백산적멸보궁정암사 주지 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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