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맹형규 대변인과 설전을 벌였던 15대 대선
15대 대선 때 ‘DJP 연합’을 하여 김대중 후보 강원도선대본부 조직은 ‘자민련’과 ‘국민회의’에서 함께 참여하였다. 강원도당 사무처장은 자민련이 대변인은 국민회의에 입당한 내가 맡았다. 선대본부대변인 직책을 맡고는 뭔가 뉴스거리를 만들 생각을 하다 반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다음 날 나는 ‘보도자료’를 만들어 언론사에 보냈다.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강원도선대본부에서 탄광촌 어린이 50~100명을 선발하여 청와대 견학을 시켜주겠다. 견학과 함께 어린이들이 대통령을 면담할 수 있도록 적극 건의 하겠다”는 요지였다. 이러한 내용이 언론에 소개되자 한나라당 맹형규 대변인이 이를 문제 삼고 나선 것이 언론에 크게 보도되었다.
“김대중 후보 쪽에서 표를 얻겠다고 어린이들까지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는 요지의 비판이었다. 그러한 뉴스를 보고는 반박 보도자료를 만들었다. “교육환경이 열악한 탄광촌의 광부 자녀들이 청와대를 가보고 대통령을 만나게 된다면 장차 큰 꿈을 가지는 계기가 될 것 아니냐? 이를 시비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다.”는 내용이었다. 맹형규 대변인은 앵커 출신 한나라당 국회의원인데 지방의 선대본부대변인과 설전을 벌였으니 나로서는 믿질 게 없는 논쟁이었다.
대선 기간에 ‘리틀 DJ’로 불리는 한화갑 국회의원 등 중앙당의 거물급 인사들이 여러 명 선대본부를 방문하였다. 이들은 “이번엔 김대중 후보가 분명 이길 수 있다. 다들 조금만 더 분발해 달라”며 격려하고 밥을 사주곤 했다. 나는 선거기간 동안 도의회와 선대본부를 오가다 이따금 거리유세에도 참여하였다.
1997년 12월 18일 치른 15대 대선은 박빙 승부여서 다음날 새벽에야 당선자가 가려졌다. 김대중 후보 1032만 표(40.3%) 이회창 후보가 993만 표(38.7%)를 얻어 39만 표 차로 당선자가 결정되었다. 김대중 후보는 광주에선 97.3%를 얻었고 경남에선 11%를 득표하였다. 2위를 한 이회창 후보는 대구에선 72.7%를 얻었지만, 광주에서는 1.7% 득표에 그쳤다. 김대중 후보가 호남에서 90%가 넘는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것은 ‘호남 대통령’에 대한 광주. 전라지역주민들의 열망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 진영은 각종 ‘선거홍보’에서 상당히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노무현 부총재가 논리정연하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텔레비전 찬조연설을 하여 호평을 받았다.
언론에서 꼽은 김대중 후보의 주요 당선이유는 이랬다. - 이인제 후보 출마로 인한 보수 지지층의 분열, - 이른바 ‘DJP 연합’ 효과로 인한 충청지역에서의 선전, - ‘IMF 사태’를 만든 김영삼 문민정부 실정에 대한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거부감, -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면제’에 대한 젊은 층의 반감, - ‘준비된 대통령, 정권교체’로 대표되는 핵심 슬로건에 대한 국민적 공감 확산 등을 꼽았다. 진보정당인 ‘민중당’으로 정치를 시작한 나는 15대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집권당 소속’ 강원도의원으로 신분이 바뀌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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