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람객 줄고 문체부 축제지정도 배제
밀양은 3년 연속 유망축제 성장 ‘대조’
이렇게 가다간…‘동네잔치 전락’ 자성

올해로 44회째를 맞는 정선아리랑제에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주민들은 물론 유관기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축제장을 옮기고 한정된 예산을 핵심 콘텐츠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 같은 자성의 목소리는 정선아리랑제에 충격적인 변화가 없다면 동네잔치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정선아리랑제는 최근 5~6년 사이 퇴보를 거듭해 왔다. 우선 방문객이 줄었다. 집계 상으로는 2017년 39만384명까지 증가했다가 지난해 7만7천여명으로 급감했는데, 2017년까지의 방문객 집계에도 허수가 많은 것으로 보여,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다만 최근 2~3년을 놓고 보면, 축제장에 방문객이 가장 많은 시간에도 동시 방문객 3000명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한 때 문체부의 문화관광축제 등급에서 강원도 축제로는 드물게 ‘유망축제’로 지정을 받아왔지만, 올해는 등급 선정에서 배제됐다.
◇밀양에 뺏겼나
정선아리랑제의 퇴보가 ‘아리랑’이라는 주제의 한계라고 치부하기도 쉽지 않다. 밀양아리랑대축제의 성장세 때문이다. 문체부의 문화관광축제 등급을 놓고 보면, 밀양아리랑대축제는 2017년 처음으로 ‘유망축제’로 선정된 이래 3년 연속 유망축제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정선아리랑제가 2017년 유망축제에서 지난해 육성축제로, 올해는 등급선정을 받지 못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 밀양아리랑대축제가 올해 61회째라고는 하지만 과거 ‘밀양문화제’였던 것이 2004년 현재의 축제명으로 개칭된 것으로, 1회 부터 명칭을 고수해 온 정선아리랑제와는 큰 차이가 있다. 때문에 밀양아리랑대축제에 밀려 ‘아리랑’이라는 주제와, 선점해왔던 ‘대표 아리랑 축제’라는 이미지를 빼앗기게 된다는 점이 더욱 뼈아프다.
◇“아라리촌-아리랑센터 활용하자”
주민들과 관계자들 사이에서 아리랑제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대표적인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축제의 메인무대를 정선읍 애산리 아라리촌과 아리랑센터로 옮기자는 것이다. 아라리촌 공설운동장 일원에 비해 좁기는 하지만 전통 구조물이 시각적 효과가 아리랑제의 콘셉트와 잘 맞아떨어지고, 아리랑센터에서 개·폐막 공연, 전시문화센터에서 전시와 문화행사를 하면 무대와 부스 설치비용이 절감돼 다른 프로그램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 정선종합운동장을 활용해 주차난을 해결할 수 있고, 정선5일장과 셔틀버스를 활용하면 시장유입도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점 등이 주된 논거다.
또 2012년 시도됐던 ‘시가지 축제’로 다시 도전해 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이 어우러지는 축제로 분위기가 고조됐고, 지역경기 활성화에 가장 직접적인 효과를 누리게 된다는 점 때문이다. 다만 당시에 주민들의 민원이 적지 않아 다시 운동장 축제가 됐다는 점은 생각해 볼 문제다.
읍면 부녀회식당 활용 문제는 찬반이 갈린다. 어르신들께 한 끼 식사를 대접하지 않으면 큰 불만이 터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반대로 이 때문에 축제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한 공무원은 “부녀회식당은 지역 정치인들이 인사하기는 좋을지 몰라도 일반 주민들에게는 차라리 없는 게 낫다”며 “특히 군청 공무원들은 담당 읍면이 있어 주말에 가족들과 축들르고 싶어도 축제장에 들어가기 꺼려진다”고 말했다. 관내에서 소규모 사업체를 운영하는 한 인사는 “각 읍면 공무원들과 안면 때문에 9개 읍면 부녀회식당에 후원금을 담은 봉투를 하나씩 보내는데, 봉투를 10만원씩 넣어도 100만원 돈”이라며 “관행이고 괜히 척을 질 이유가 있나 싶어 부담은 하지만 큰 부담인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큰 변화를 주기 조심스럽다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는 일부 행사 조정에 따른 지역 단체의 반발 가능성 등 변화에 따른 부작용 등 실제 예상되는 우려와 함께 변화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한 몫 한다. 하지만 정선아리랑제에 대해 대체로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우세한 상황이라, 올해 열리는 정선아리랑제에 이런 여론에 걸 맞는 변화가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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