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물, 그리고 정선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요.
고등학교 2학년 재학 당시 춘천시 고교연합 풍물놀이패 총 상쇠가 된 것이 가장 큰 인연이었습니다. 학창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1998년에는 동료들과 함께 전통타악그룹 ‘태극’을 창단하게 됐고, 대학에서도 전통공연예술을 전공했습니다.
이후 전국 농악경연대회에서 풍물부문 장원도 차지한 경험이 있습니다. 일본·중국·베트남 등에 초청받아 공연도 했고요.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식전행사에 참가하게 되는 행운도 있었습니다.
또 내로라하는 선생님들을 찾아다니며 진쇠춤·선반설장구·채상소고 사물놀이·모듬북·동해무속악 등도 사사받았습니다.
정선에 내려오게 된 건 2008년이었어요. 정선아리랑의 본고장에 내려와 저도 일조하고 싶다는 생각이었지요.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자리를 잡았고, 또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 단원이었던 아내를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됐답니다. 저에게는 제2의 고향인 셈이지요.
◇정선에서는 주로 어떤 활동을 했나요.
정선군 관내 신동·북평·여량·남면 등 각 지역 풍물패 강사도 하고, 정선5일장 상인조합원들로 구성된 ‘난타팀’ 지도도 맡고 있어요.
또 관내 학교 풍물교실도 지도합니다. 특히 지난 2010년에는 정선중·고 농악부를 지도(낙동 농악)해 전국학생풍물경연대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대상),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 금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습니다. 정말 뿌듯했던 순간이었지요. 당시 경쟁했던 다른 학교들은 대부분 풍물놀이를 전공하는 학생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기술적인 열세를 열정으로 극복하고 1~2등을 차지했으니까요. 그런데 이런 빛나는 성과를 뒤로 하고 정선중·고 농악부가 최근 해체됐어요.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니 시간을 뺏겨 학업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겠지요. 이해되는 부분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좀 서운합니다.
하지만 그 때의 경험을 토대로 대학 진학을 목표로 꾸준히 매진하는 몇몇 학생들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정선에 ‘풍물’의 발전이 왜 필요한가요.
풍물놀이는 정선5일장에 가장 걸 맞는 공연이라고 봅니다. 관광객들이 정선아리랑이라는 특별한 문화유산을 체험하는 동시에, 가장 보편적인 국악 공연인 풍물 타악 공연이 함께 어우러진다면 더 큰 시너지가 생기고 더 많은 호응을 얻어낼 수 있을 거예요. 어느 관광지나 볼거리가 참 중요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제 꿈이 바로 제대로 된 풍물단을 만드는 겁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선지역 출신으로 실력있는 재비(국악 연주자)들을 길러내야 합니다. 10명을 길러내면 3~4명은 정선으로 돌아온다고 봅니다.
저는 그래서 풍물로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에게는 10원 한 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연습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또 틈틈이 지도도 해주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 풍물패들과의 교류도 돕고 있고요. 1~2년에 될 일은 아니지만 언젠가 이 친구들과 함께 멋진, 제대로 된 풍물단을 만들어 신명나게 놀아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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