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말에 꿩대신 닭이란 말이 재미있다. 이번 산행이 바로 그대로였다.
곰봉은 육산이라 나홀로 산행을 했지만, 닭이봉은 암봉 연속에 동강쪽은 심각한 낭떠러지기라 마을 주민들도 머리를 절래절래 흔든다
다음번 동강 남쪽 수계 산 답사를 영월 황대영 선생께 부탁했다. 능암덕산이면 당장 안내하겠단다. 닭이봉은 서울 친구가 돕겠다던 차에 장마가 덥쳐 서둘러 능암덕산을 오르기로 했다. 결국 꿩대신 닭이, 닭이봉 대신 능암덕산이 되었다.
문사리 물탱크 있는 삼거리에서 댕댕굴약수터를 향해 오른다. 흑염소농장 울타리를 따라 올라 댕댕굴약수터 물맛이 좋다. 샘터 뒤 유해동물 울타리 빗장을 열고 숲길로 든다. 동물 흔적과 야생초, 각종 나무로 자연의 진면목을 만끽할 수 있는 좋은 숲이다.
능선 끝 안부에 긴 의자가 썩어 자리만 차지하고, 옆으로 거대한 나무가 쓰러져 이끼와 많은 버섯이 돋은 나뭇등걸에 일행 세 명이 걸터앉았다.
안부에서 서쪽(우측) 사면을 올라가며 나무가 장대하고 죽은 나무도 많다. 거대한 물박달나무가 신비롭다. 6개의 전주를 지나 확실한 믿음의 쿵쿵바위 안내판이 반갑다.
이어 능선이 좌우로 펼쳐지는 떼재에 올라선다. 참나무류가 기골이 장대하며 많은 나무에 크고 작은 기괴한 혹을 달고 있다. 떼재는 먼 옛날 대 홍수가 져 다 물에 잠겼는데 이곳 뗏목이 하나 겨우 접할 수 있었다고 한다.
능선의 멋진 숲길이 완만하게 올라 하늘이 활짝 열려 넓은 터 헬기장에 삼각점(정선 314번)이, 서쪽 나뭇가지에 ‘죽렴지맥 806.1m’란 판때기를 고맙게 ‘백두대간사랑회’에서 달았다.
능선은 완만하게 조금씩 고도를 높여 수많은 고사목에 각종 버섯의 천국이다. 봉우리에 ‘능암덕산 815m’ 삼각주의 정상 표석과 이정표 장골다리 2.6km, 산촌생태마을 3km가 있다.
3시, 하산에 적합한 시간이다. 완만한 능선은 석회암지대 육산의 좋은 토질에 수목이 건장하고 힘이 넘쳐 탐방객도 숲에 혼연일체가 되어 마음도 평화와 함께한다.
사면이 본격적으로 가팔라지며 큰 사스레나무가 지켜보는 안전시설 기둥에 3층으로 줄을 묶어 띄웠다. 20여 분 당기고 매달리기 씨름을 한다. 길가 묘 앞으로 소나무와 비껴가는 길이 한 폭의 그림이다. 묘지군에 우측 언덕 위 수도꼭지에서 시원한 물을 철철 쏟아져 갈증을 푼다. 이내 철문을 열고 마을길로 들어 독진이 전망대가 보이는 문산리 주차장에 도착한다.

<곰봉에서 보는 죽렴지맥의 끝에 솟은 닭이봉(계봉)>

<먼 옛날 대 홍수에 남은 이야기 속의 떼재>

<능암덕산 정상>
BEST 뉴스
-
“몸의 균형은 발에서 시작… 건강수명 늘리려면 매일 빠르게 걸어야”
“허리가 아픈 것도, 무릎이 무너지는 것도 시작은 발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족부학 명장 1호’인 이재욱(사진) 교수가 최근 정선을 찾아 “발은 단순한 신체 말단이 아니라 몸 전체 균형의 출발점”이라며 발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에 맞는 자세로 매일 꾸준히... -
35세 정선 청년, 경북대 교수 되다… 박영기 교수의 멈추지 않은 도전
정선중·고등학교를 졸업한 박영기(35 사진) 교수가 지난해 3월 경북대학교 섬유패션디자인학부 섬유공학전공 조교수로 임용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지역 후배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박 교수는 정선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단국대학교 파이버시스템공학부에 진... -
“영어 배우는 91세 만학도”… 오늘도 인생의 사과나무를 심는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겠다.” 오래전 누군가 남긴 이 말은 희망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비유로 남아 있다. 그리고 지금, 정선의 작은 교실 한편에서는 그 문장을 삶으로 살아내는 한 노인이 있다. 매주 월요일 아침. 정선읍 애산리 여성회관 영어회화 교실. 문이... -
정선 인구 3만5128명… 9개월째 '사람 돌아오는 산골' 현실로
한때 떠나는 사람보다 남는 사람이 적었던 정선의 산골 마을에 다시 불빛이 늘고 있다. 닫혀 있던 집 대문이 열리고, 비어 있던 방에 전등이 켜지고, 오래 끊겼던 생활의 숨결이 천천히 돌아오고 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2026년 6월 말 기준 ... -
정선, 인생 2막 도시로 떠오르다… 2년 새 1499명 늘었다
한때 정선은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이 더 익숙한 곳이었다. 탄광의 불이 꺼진 뒤 젊은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향했고, 빈집 처마 밑에는 먼지만 쌓였다. 시장 골목의 간판은 하나둘 빛을 잃었고, 산 아래 마을에는 “언젠가는 사라질지 모른다”는 체념 같은 말이 오래 남아 있었다. 하지만 ... -
“누가 개인정보 털리며 카지노 오겠나”… 특금법 개정 추진에 강력 반발
강원랜드 카지노(사진) 이용객의 신원정보와 거래내역을 관리·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 추진을 놓고 폐광지역 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역사회는 “강원랜드 고객 전체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과도한 규제”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역살리기 공동추진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