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의 아름답고 애달픈 나팔봉(喇叭峰 일명 수리봉)은 귤암리와 광하리 사이에 흐르는 조양강 변에 병풍처럼 아름다운 그림자를 드리고 있는 산이다.
니팔봉은 정선읍 귤암리 서쪽, 망하 남쪽에 솟아 있는 해발 693.4m의 봉우리다. 산 모양이 나팔처럼 생겼다고 해 생긴 이름이다. 수리봉은 옛날 봉우리 꼭대기에 수리가 서식했다고 해 순우리말로 수리봉이라 했다.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계곡이나 물을 건너지 않는 하나의 거대한 산줄기 백두대간이 우리 국토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대간의 중앙 강원도에 있는 두로봉(1,422m)에서 한강기맥이 갈라져 오대산(1,565m)을 지나 계방산(1,577m)에서 중앙지맥으로 가지 쳐 백석산(1,365m)을 지나 중앙산(1,381m)을 거처 평창 청옥산(1,256m)에 내려온다. 중앙산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키 활강장인 정선의 가리왕산(1,562m)을 옆에 이웃하고 있다.
청옥산에서 산줄기는 둘로 갈라져 남진 동강을 향해 물줄기를 쥐락펴락 해가며 천하제일 아름다운 강산을 멋들어지게 빗어냈다. 그중 동측의 한 줄기 평창과 정선의 높은 고개 비행기재(마전령 608m)를 넘어, 산줄기는 남쪽으로 힘차게 내달려 동강의 제일 봉 백운산(882.5m)을 낳았다. 한국 100대 명산으로 남쪽으로 천야만야 동강의 절경을 내려보는 아름다운 산이다.
남으로 내달려 오는 이 산줄기는 동쪽으로 첫 가지 쳐 강을 만나 봉우리가 솟았으니, 귤암리 앞 8폭 병풍처럼 둘러친 나팔봉(693m)이다. 나와의 첫 만남은 1997년 동강댐 백지화운동을 벌이며 동강의 하류 영월 섶새에서 주민들에게 밀려, 상류 쪽 광하에서 동강에 진출하려 물길을 따라 내려오며 물 위에 우뚝 솟은 아름다운 삼각봉이었다.
동강은 가수리에서 조양강과 동남천이 합수하면서 비로소 동강으로 탄생한다. 동강 12경은 가수리에서 영월의 섶새 사이의 댐 수몰 지역에 명승과 꼭 지켜져야 할 자연, 문화유산을 골라 상류에서부터 12경이 정해졌다. 나팔봉이 가수리 상류 조양강에 속해 있어, 애석하게 동강 12경에서 빠졌다. 동강 12경은
제1경 가수리 느티나무와 마을 풍경, 제2경 운치리 수동 섶다리, 제3경 나리소와 바리소
제4경 백운산과 칠족령, 제5경 고성리 산성과 주변 조망, 제6경 바새 앞 뼝창과 마을
제7경 연포마을과 황토 담배 건조막, 제8경 백룡동굴, 제9경 황새여울과 바위들
제10경 두꺼비 바위와 어우러진 자갈 모래톱과 뼝대, 제11경 어라연, 제12경 된꼬까리와 만지이다. 이 모두 동강의 영월댐으로 수몰되는 지역으로, 이에 대비 최상류에 광하교를 높이 올려 새로 짖기도 했다.
나팔봉은 1592년 4월 토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왜적이 조선을 침입했다. 이중 모리 요시나리(手利吉成)군단 2,500명은 백봉령을 넘어 정선지방으로 쳐들어와 분탕질을 쳤다. 군수 정은급(鄭恩及)은 귤암리 나팔동굴에 관민을 피신시키고 전민준 홀로 마을을 지키다 살해되었다.
아름답고 애환이 서린 5월의 나팔봉(소리봉)을 올라 보자. 이수용 기자 smmount@naver.com

1. DSC_4704 나팔봉(소리봉)

1. DSC_4707-1 나팔봉(소리봉)

2. DSC_5308 백운산에서 본 동강

2. DSC_5332 백운산에서 본 동강

2. DSC_5335 백운산에서 본 동강

2. DSC_5406 백운산 정상

3. DSC_6019 내가 처음 본 나팔봉

4. DSC_6019 동강 제1경 가수리 느티나무와 마을 풍경

5. DSCN0257 동강 제11경 어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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