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사 끝난 밤, 기타와 드럼이 모인다…취미 넘어 공동체로 진화하는 농촌 ‘킨포크’ 바람
과거 일과 술자리가 전부였던 농촌의 저녁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정선군 여량면의 밴드 동호회 ‘어울림’은 그 변화를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음악을 좋아하는 주민들이 모여 만든 이 밴드는 올해로 10년째, 농촌 공동체의 새로운 얼굴로 자리 잡았다.

<과거 일과 술자리가 전부였던 농촌의 저녁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정선군 여량면의 밴드 동호회 ‘어울림’은 그 변화를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음악을 좋아하는 주민들이 모여 만든 이 밴드는 올해로 10년째, 농촌 공동체의 새로운 얼굴로 자리 잡았다.>
김기웅(71)단장을 중심으로 보컬 이희정(65), 드럼 김정운(55), 기타 조승래(70)·박숙정(54), 베이스 이용규(66) 씨 등으로 구성된 어울림밴드는 농업과 자영업에 종사하는 평범한 주민들이다.
낮에는 생업에, 밤에는 음악에 몰두하며 각자의 삶에 또 다른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슈퍼를 운영하는 보컬 이희정 씨는 늦깎이로 음악을 시작했지만 탄탄한 가창력으로 지역 공연마다 주목받는 존재가 됐다.
이들의 무대 뒤에는 더 특별한 공간이 있다. 회원들이 회비를 모아 직접 개조한 컨테이너 연습실이다. 매주 화·금요일 밤, 이곳에는 기타 선율과 드럼 비트가 끊이지 않는다.
이들의 활동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선다.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하며 관계를 쌓아가는 과정 자체가 공동체의 힘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킨포크(Kinfolk)’적 변화로 해석한다. 가까운 사람들과 취향을 나누고, 관계 속에서 삶의 만족을 찾는 새로운 농촌 문화라는 것이다.
어울림밴드는 지역 축제와 행사 무대에 꾸준히 오르며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김기웅 단장은 “이제 시골은 일만 하는 곳이 아니라, 함께 어울려 삶을 즐기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며 “음악으로 웃고 만나는 시간이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컨테이너에서 시작된 작은 밴드. 그들의 선율은 지금, 농촌이 바뀌고 있다는 조용하지만 분명한 신호가 되고 있다.
임학빈 기자 yedo555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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