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선군 200명 선수단 도 대회 참가 ‘100세 건강 함성’ 메달보다 빛났다
영월의 봄바람이 막 따뜻해지던 지난 16일.
강원특별자치도 어르신생활체육대회 현장 한켠, 파크골프 채를 쥔 한 참가자가 천천히 숨을 골랐다.
그의 이름은 김정순(가명·68).
이번 출전은 단순한 ‘참가’가 아니라, 시간을 거슬러 올라온 한 사람의 회복 기록이었다.
김정순 씨는 몇 년 전만 해도 외출이 쉽지 않았다.
무릎 통증과 급격한 체력 저하로 하루 대부분을 집 안에서 보내야 했다.
“계단 오르는 것조차 겁났어요. 밖에 나가는 게 아니라… 버티는 삶이었죠.”
그의 일상은 점점 좁아졌고, 몸보다 마음이 먼저 움츠러들고 있었다.
그때 만난 것이 파크골프였다.
가벼운 스윙, 짧은 이동 거리, 그리고 ‘천천히 해도 괜찮은 운동’이라는 점이 멈춰 있던 삶을 조금씩 흔들었다.
몇 달이 흐르자 변화는 분명해졌다.
통증은 완화됐고, 걸음은 눈에 띄게 가벼워졌다.
<제21회 강원특별자치도 어르신생활체육대회가 지난 15, 16일 영월군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사진은 정선군선수단.>
집 밖으로 나서는 일이 일상이 됐고, 또래들과 웃으며 공을 주고받는 시간이 생겼다.
생활체육은 그녀에게 운동이 아니라, 각종 대회에 참가할 만큼, 삶의 방향을 다시 여는 계기였다.
이번 대회에서 정선군은 볼링을 제외한 14개 종목에 200명이 참가했다.
테니스, 사이클, 체조, 배드민턴 등에서 고른 성과를 거두며 경쟁력을 보였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기록보다 참여에 가 까웠다.
선수들은 성적과 무관하게, 그 자리에 함께 서 있다는 사실 자체를 더 크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강신열 정선군체육회장은 이번 대회의 의미를 분명하게 짚었다.
“어르신들의 체육은 성적보다 훨씬 중요한 가치가 있습니다. 건강을 되찾고, 사람을 만나고, 삶의 활력을 얻는 과정 자체가 핵심입니다.” 이어 “앞으로도 어르신들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계속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90세를 넘긴 참가자들이 최고령상을 받았고, 부부 16쌍이 함께 경기에 나섰다. 이곳은 단순한 스포츠 현장이 아니라, 건강하게 나이 드는 방식이 살아 움직이는 자리였다. 정일환 기자 jiw2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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