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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강변가요제, 지역 여름 대표 축제로 성장
정선읍 여름밤을 노래와 열기로 물들이는 ‘정선강변가요제’가 올해로 9회째를 맞았다.
2017년 첫 회를 시작으로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무대를 지켜온 사람, 바로 ㈜새로이엔터테인먼트 대표이자 가수협회 등록 가수인 이영모 위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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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은 ‘여름 축제의 부재’에서
이 위원장은 가수로 활동한 이력이 있지만, 무대에 서는 일보다 공연과 축제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데서 더 큰 보람을 느꼈다. 그는 “정선읍에는 봄철 동강할미꽃축제는 있지만, 여름을 대표할 축제가 없었다”며 “여름철 피서객과 5일장·아리랑시장을 찾는 방문객에게 즐길거리를 제공하고자 가요제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JC에서 추진하던 강변축제가 사라지면서 생긴 ‘공백’이 새로운 도전을 부른 셈이다. 당시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음향 장비와 행사 인력을 총동원해 첫 대회를 준비했다. 기획안을 들고 군청 담당 부서를 찾아갔고, 지역 선후배를 직접 찾아다니며 취지를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 사비를 털어가며 1회 대회를 간신히 치렀고, 이 경험이 지금의 9회까지 이어졌다.
■ “함께 했기에 가능했던 9년”
이 위원장은 가요제를 이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으로 ‘사람’을 꼽았다. “지역의 한 선배님이 ‘위원회를 꾸려서 솔선수범하면 성공할 수 있다’며 발 벗고 나서 주셨습니다. 뜻을 같이한 후배, 친구, 선배님들이 십시일반 후원해 주셨고, 위원회 가족들의 헌신 덕분에 오늘이 있었습니다.”
그는 가요제를 통해 지역 주민들이 여름밤 강변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즐길 수 있는 ‘만남의 장’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선읍은 군청 소재지지만, 여름철 대표 축제가 없었죠. 여량면 뗏목축제나 함백산 야생화 축제처럼 지역마다 특색 있는 축제가 있는데, 정선읍만은 비어 있었습니다. 가요제가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해마다 쌓이는 무대와 이야기
정선강변가요제는 전국을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한다. 군청 홈페이지, SNS, 각종 홍보매체를 총동원한 결과, 올해도 80여 명이 지원했고 예심을 거쳐 14명이 본선 무대에 올랐다. 본선 심사는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가수와 문화예술 전문가들이 맡는다.
올해 특히 주목받은 참가자는 79세의 고령 참가자였다. 봉양초등학교 교장을 지낸 그는 무대에서 노익장을 과시하며 큰 박수를 받았다. “여러 해 신청했지만 무대에 서지 못하다가 올해 드디어 참가하게 됐다”며 환하게 웃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줬다.
보조프로그램에도 신경을 썼다. 한여름 무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에어돔을 설치해 관객들이 그늘에서 공연을 즐기고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관객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작은 변화 하나가 관객 만족도를 크게 높였습니다. 앞으로도 세심한 부분을 계속 보완해 나가겠습니다.”
■ 가장 큰 고민은 ‘예산’
그러나 가요제의 꽃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고민은 예산이다. 첫해 500만 원이던 군 보조금은 현재 2000만 원으로 늘었지만, 무대 설치, 음향, 조명, 출연자 경비, 홍보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부족하다.
“정산을 마치면 늘 마이너스입니다. 운영위원 식대, 자재 임차료 등을 결제하기 위해 개인 카드로 10개월 할부를 끊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할부가 끝날 무렵이면 또 다음 해를 준비해야 했죠.”
경제적 어려움보다 더 힘든 건 오해다. “이벤트 회사를 운영하니 수익을 위해 가요제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 사익을 위한 행사가 아니라는 걸 꼭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 10주년 향해 가는 발걸음
그럼에도 이 위원장은 만석의 관객석을 볼 때 모든 피로가 사라진다고 한다. “그 순간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주민들과 관광객이 함께 즐기고 응원해 주시면, 그게 다음 해를 준비하게 만드는 힘입니다.” 그는 가요제를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표현했다. “좋아하는 음악, 자신 있는 분야이기에 시작했고, 그게 지역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을 보니 뿌듯합니다.”
내년 10회 대회는 특별하게 준비하고 있다. 역대 입상자를 초청해 ‘챔피언전’ 형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그는 “정선다움이라는 틀을 지키면서, 내실 있는 가요제로 발전시키겠다”며 “지자체가 예산뿐 아니라 홍보 지원에도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가요제를 사랑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주머니 돈을 털어 후원해 주신 분들, 매년 빠짐없이 찾아와 응원해 주신 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앞으로도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겠습니다.”
정선강변가요제는 단순한 경연 무대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지역과 지역이 어울리는 ‘정선의 여름’을 상징하는 축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9년간의 열정과 도전이 만들어낸 이 무대가, 내년 10주년에는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갈지 기대된다.
유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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