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따뜻한 인사와 함께 두유 한 병을 전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정선시니어클럽의 ‘시니어돌봄단’이다.
정선군과 정선시니어클럽은 올해부터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지역현실에 발맞춰,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회적 고립가구를 대상으로 고독사 예방사업 ‘두유마인드’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역 내 노인인구가 35%를 넘어서며 더욱 시급해진 돌봄 문제에 대한 실질적 대응이다.
‘두유마인드’는 노인일자리 사업의 한 형태로, 사회복지사, 노인상담사, 요양보호사 등의 자격을 갖추거나 다양한 분야에서 실무 경험이 있는 12명의 시니어들이 주축이 되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혼자 지내는 중·장년 및 고령 가구 140세대를 직접 찾아가 안부를 묻고 정서적 교감을 나눈다. 매주 1~2회 방문자의 노크 소리는 누군가에겐 가장 기다려지는 소리가 되었다.
단순한 방문이 아니다. 생필품과 두유 한 잔, 손편지에 담긴 정성은 외로움이라는 그림자 속에 있는 이들에게 작지만 큰 위로가 된다. 말없이 살아온 세월의 무게를 나누는 대화, 얼굴을 마주하고 나누는 웃음은 그 자체로 치유다.
시니어돌봄단은 단순한 돌봄의 역할을 넘어, 지역사회와 고립된 개인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대상자의 심리 상태와 생활 여건을 파악해 필요한 복지서비스로 연계하며, 이 과정에서 시니어들의 삶 역시 더욱 활기를 얻는다.
직장을 퇴직하고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한 시니어돌봄단원 A씨는 “초기엔 낯설어하던 대상자들이 조금씩 마음을 열고, 우리를 기다려주는 존재가 되었을 때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또한 정선군은 대상자들의 심리적 안정감을 위한 생활환경 개선도 함께 추진 중이다. 조명이 어두운 가구에는 등 교체를, 화재 예방이 필요한 곳에는 소화기 비치를 지원하면서, 돌봄이 생활 전반에 스며들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10여 년 전 정선의 산수에 반해 정착했다는 B씨는 현재 투병 중이지만, “초기 내방 시에는 별로 내키지 않고 뭐 하는 것인가 하였지만, 이제는 마음을 열어놓고 대화도 많이 하고 있으며 방문 날만 기다리게 된다”며 마음을 열게 된 자신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그에게 시니어돌봄단은 단순한 복지서비스가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의 끈이 되었다.
정선군이 시작한 ‘두유마인드’ 사업은 시니어가 시니어를 돌보는 ‘노노케어’의 모범적인 사례다. 자신의 경력과 경험을 살려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 동시에 또 다른 이의 삶을 어루만지는 이 활동은 ‘나이듦’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작은 두유 한 병에 담긴 마음, 그것이 전하는 울림은 결코 작지 않다.
고독사 없는 마을, 함께 살아가는 정선.
그 중심에는 시니어들의 따뜻한 발걸음이 있다.
정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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