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년 전 동강댐 건설을 막아낸 일등공신, 동강할미꽃
동강할미꽃의 첫 발견지 귤암리 동강할미꽃마을에서 가수리를 거쳐 운치리로 내려오면 정선 와와버스가 절매 다리를 만나 백운산입구라며 내려준다. 백운산(883.5m)은 한국 100대 명산 중에 하나로 꼽아주는 아름다운 산이다. 산과 자연경관 생태에 관심이나 애정이 있는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백운산의 가파른 한줄기 남으로 뻗어내려 급박하게 높이를 내려 나리소를 향해 길게 동강의 묘미를 만드는 사행천의 시발점을 만든다. 나리소의 높은 뼝대는 물길을 막아 버티다 바리소를 하나 더 만들고 180도 꺾어 북으로 내밀어 백운산을 겁박해 서면에 길게 뼝대를 만들었다. 이 줄기의 동면이 동강할미꽃의 제일 명소로 유명한 운치리 절매마을 뼝대다.
내가 사는 동강 소골마을은 백운산의 주능선이 동서로 7개의 봉우리가 험준하게 내달려 칠족령(七足嶺)이 위용을 자랑하고 국가지정 명승지 칠족령을 거쳐 연포, 거북이 마을까지 내려간다. 주능선의 남면은 엄청 급박한 뼝대로, 밑으로 동강이 여유롭게 흘러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이 살아 유물 고인돌이 있는 유서 깊은 마을이다.
소골마을은 백운산 줄기 서면과 칠족령 뼝대 삼각형 안에 외부에서는 복지의 땅이라고 해왔다. 필자는 10여년 전에 이곳 거주지로 옮겨왔다. 마을은 백운산 칠족령 능선에서만 보이고 외부에는 감춰져 보이지 않는 숨겨진 마을이다.
올해는 유난히 고르지 못한 날씨 변덕에 봄이 늦다. 동강할미꽃도 한 걸음 늦어 3월 하순이 되어서야 만개되어, 전국의 동강할미꽃 동호인들이 구름같이 몰려든다.
운치리 절매마을은 동강할미꽃 서식지 5곳 중 접근이 쉽지 않고 어렵다. 코스마저 험하고 길어 어지간한 강심장이 아니면 포기하고 만다. 하지만 한번 와본 사람은 그 매력과 화려함에 빠져 매년 연어처럼 찾는 고향이다.
동강의 유명세는 동강댐 건설 반대운동이 시작하면서 부상하기 시작했다. 동강은 감입곡류사행천이라 구비마다 뼝대가 버티고 물길 따라 마을 간 이동이 두절되어 배로 건너야 하는 오지 중 오지였다. 으레 고개 마루나 마을 숲에는 서낭당이 있는 별천지였다.
지금은 좋아져 많은 다리가 생겼지만 동강 마을은 여전히 두절되어 영평정 3개 군으로 나누어져 있다. 출입 통로도 동서남북 4곳에 정선은 정선읍 광하교와 신동읍 고성리 터널이며, 평창동강은 미탄면에서 기하리 터널을 통해 들어간다. 영월동강은 삼옥리 터널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어 동강은 여전히 별세계다.
동강댐 반대운동으로 많은 국민에게 동강의 구곡양장 별천지를 소개해 동강을 세상에 알리고 지켜내자고 호소했다. 동강의 전경은 오로지 고무보트인 레프팅으로만 가능했다. 제일 꼽아주는 출발점이 운치리 납운돌의 중바닥여울 아래 모래톱이었다. 레프팅이 시작되면 바로 나리소의 까마득한 뼝대와 시퍼런 물에 출발부터 동강에 으악 탄성을 지르곤 했다. 동강은 시민의 참여 운동으로 댐 백지화로 지켜낸 국민의 강이 되었다.
운치리 절매마을 동강할미꽃은 중바닥여울 건너 뼝대가 화려한 중앙 무대다. 백운산 정상에서 나리소를 향해 길게 달려 내려온 줄기에 생긴 긴 서면 뼝대다. 당시는 동강할미꽃이 알려지기 전이었다. 동강할미꽃은 1998년에 김정명 사진작가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 이로 동강할미꽃은 백룡동굴과 함께 동강댐 반대운동의 최전선 주인공이 되었다.
절매 동강할미꽃은 백운산 등산로 입구 안내판에서부터 시작한다. 다리 건너 물 흐름 따라 많은 외지 고급차가 마을 입구를 가득 메우고 있다. 마을 입구에서 등산로는 하천으로 몰아넣는다. 야생 뽕나무 숲길을 지나며 괴불주머니의 노란 카펫을 밟으며 한참 들어간다. 등산로는 참지 못하고 비탈로 기어 올라가고, 제법 큰 나무 숲길을 여울소리에 젖어들며 깊어진다.
돌길이 심상치 않지만 참고 물가로 바싹 붙어 요란한 여울 소리에 큰 바위들이 나타나 이내 너럭바위들이 마음을 잡아주는 좋은 쉼터다. 여울소리에 놀라 하늘을 들어 올려보면 거대한 뼝대 밑으로 한 자락이 무너져 내려 거친 뱃살을 드러낸다. 아하, 이제 소리와 바위 연유를 알 듯하다.
뼝대는 1.5km 정도 이어지며 다양한 동강할미꽃 탐방이 시작된다. 뼝대가 길고 중간중간 험하고 아슬아슬한 절벽도 지나야 한다. 이곳 동강할미꽃은 스릴을 동반한다. 재미를 겸한 고비를 넘을 때마다 화사한 동강할미꽃이 활짝 웃으며 반긴다.
운치리 절매 동강할미꽃은 다양한 색상에 개체수도 많거니와 어린 한 송이 꽃에서부터 연륜이 쌓여 만들어진 화려한 꽃바구니 동강할미꽃도 많다. 벽에 매달린 꽃 봉우리를 떡잎으로 치마를 두른 듯 묶어 꽃다발을 받쳐주는 기쁨에 얼른 다가가 무릎을 꿇는다.
동강할미꽃이 만개하고 끝날 무렵이면 다시 한번 화려한 꽃 경연이 벌어진다. 봄의 알림은 분홍 색깔의 진달래, 샛노란 정선군의 군화(郡花)이기도 한 생강나무 꽃이다. 이보다 한발 늦어 버금가는 수달래가 동강을 가득 붉게 물들인다. 강원도에서 물가에 피는 산철쭉을 수달래라 한다.
산철쭉은 전국의 계곡이나 높은 산 능선에 분포한다. 꽃 색은 철쭉에 비해 진하다. 잎이 꽃보다 먼저 난다. 잎 모양은 긴 타원형에 털이 많고 점액 성분이 있어 만지면 끈적거린다. 잎 뒷면의 맥 위에는 갈색 털이 빽빽하게 난다. 산철쭉은 지역에 따라 수달래 또는 물철쭉이라 부르기도 한다.
절매마을 동강할미꽃 서식지는 수변이 길고 퇴적된 토양으로 생태계 안정은 다양한 식생으로 사철 꽃이 피고 지기를 이어간다. 지금도 원추리가 자리다툼을 하며 건강하게 7월의 꽃 대궐을 이를 판이다.
글 사진 이수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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