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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잔의 행복 - 162 자식의 속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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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0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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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에게는 딸이 둘 있는데 작은 딸은 미국 이민 살이 하고 있고, 큰 딸아이는 태여 나면서 지금 까지 함께 살고 있답니다.

 큰 딸아이는 오십이 넘었지만 지금도 직장을 갖고, 일주일에 하루 쉬는데, 쉬는 날은 꼭 사우나에 가서 땀을 흘리며 피로를 푸는데, 필자도 그 날 만큼은 모든 일을 젖혀놓고 함께 사우나를 간답니다. 그리고 사우나가 끝나면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는 함께 외식을 했지요.

 그런데 요즘에는 밖에서 먹는 것도 실증이 나, 집에서 안주를 만들어 한잔 하고 잠을 푹 자는 개 딸아이의 유일한 낙이랍니다.

 사우나를 끝내고 마트와 정육점에 들렀는데 집에 와서 보니, 몇 달 째 내 것은 차돌박이 딸네는 삼겹살이더군요, 저도 사십대 때엔 삼겹살을 엄청 좋아해 이삼일이 멀다고 먹었는데, 딸도 그래 삼겹살을 좋아하나 보다 그리 생각을 했답니다.

 엊그제 쉬는 날 역시 사우나를 끝내고 마트에 갔는데 딸아이가 “아빠 차돌박이지” 하기에 “아니 계속 먹었더니 이제 별루인데” 하니 “그럼 등심을 잡수세요.” 하면서 “에이 나도 오늘은 차돌박이나 한번 먹어야겠다.” 하기에 “아니 넌 삼겹살을 더 좋아하잖아?” 하니 “아빠 차돌박이가 더 좋지 가격이 비싸니까 그렇지!” 한다.

 그 말을 듣자 가슴이 짠하면서, 그저 삼겹이 좋아서 삼겹살만 먹는 줄로만 알고, 딸아이의 깊은 속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내가 그저 부끄럽기만 했답니다. 등심을 구워 술을 한 잔 하는데 딸아이에 대한 고마움에 눈물이 눈가에 초롱초롱 맺혔답니다.

너무 짧아
아침에/다녀오겠습니다./출근하면 밤늦게 서야 돌아오니/얼굴 한 번 더 볼까싶어/오는 잠 뿌리치고 기다렸는데/“다녀왔습니다. 들어가 잘게요”한다./너무 짧아/오십년을/눈에 넣고/살아 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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