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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잔의 행복 - 161 단풍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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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2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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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함백산 기슭, 이곳은 산이 깊어 해 뜨는 시간이 한 시간 반 정도 지나서야 햇살을 보게 되고, 한 시간 반 정도 일찍 해가 숨지요. 그래 한겨울에는 햇볕이 들었나 싶었는데 저녁이 되는 듯한 낮이 아주 짧은 곳, 그래 이곳 단풍은 다른 곳에 비해 유독 아름다운 가 봅니다.

 이곳 함백산 자락에도 산 위쪽에 단풍이 든다 싶더니만 후드득 후드득 단풍비로 잎 새 다 떨 구고는 빈가지만이 앙상하게 서서는 손을 흔들며 겨울을 준비를 하고 있고, 산 아래쪽에는 지금 단풍이 절정인데, 역시 단풍비로 휘 뿌리니 하루 이틀 사이에 언제냐 싶게 빈가지만이 을 씨 년 하게 서서는 겨울맞이 준비를 하게 되겠지요.

 잎 새들은 이듬해 내가 다시 태여 날 자리를 서둘러 비우고는 땅위로 떨어져, 자신에게 남아 있는 작은 양분 마 져 도 자신을 키워준 모태에게 되돌려 주는, 아픈 윤회의 과정을 겪게 되겠지요. 그래 단풍이 아름다운 것은, 아 프디 아픈 슬픈 이별, 어쩌지 못하는 떠남이 너무도 아쉬워, 울긋불긋 각 양 각색으로 그 아쉬움들을 표현하니, 맑은 가을 하늘에 잎 새들이 더욱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지난 봄날 연초록의 파릇파릇한 새 순들을 차츰차츰 진초록 잎 새로 키우며, 한여름 뜨거운 태양과 힘든 갈증은 장대비로 견디면서, 이제 춥지도 덥지도 않은 아주 좋은 시절인데 그런 시절이 왔는가 싶은데 가을은 서둘러 떠나라 하 네 이별하라 하네.

  그래 나무는 잎 새들을 다독인답니다.

  “아가야 내년 봄에 다시 만나자, 내 너희들 덕분에 추운 겨울 잘 견디어서 내년에 다시 너희 잎 새들을 움 튀 을 데니, 너무 슬퍼하지 말거라 내년에 다시 만나자 꾸나, 어 쩌 지 어쩌니 가을이 자꾸만 자꾸만 떠나라 하니… ”


나무들은

나무들이 언제/꽃 피운다 호들갑 떨디/잎 새 떨 군다 하소연 해/가지들이 어디/자리 다 툼 하디//나무야/오는 바람 마다 않고/가는 햇살 붙잡지 않아/한 자리에 머물면서도/다리 달린 짐승들도/못하는 일들/묵묵히 해내고 있지//덩굴이 자신을/감싸고 올라도/꾸짖지는 커 녕/제 살을 깎아/그 흔적을 남겨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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