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기선 정선아리랑 전수조교 - 아라리 하는 사람들
“정선아리랑예술단이라고 1990년에 조직한 게 벌써 있었어요. 그때 김병하 선생이 아리랑예술단장을 맡고 제가 부단장을 맡았지요. 정선아리랑 소리꾼이면 한 집 한 식구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화합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그때도 2년 지나서 뜻이 안 맞아 다시 뿔뿔이 흩어지고, 남은 사람 몇이서 ‘사랑방 전수회’라는 걸 만들어서 모여서 연습했어요.” 신기선 정선아리랑 전수조교는 1980년대부터 고 김병화 선생과 함께 정선아리랑 전수활동을 함께 한 전수회의 산증인이다. 신 조교는 어렸을 적 너무도 가난했던 터라 모진 세월을 겪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런 고생 진 삶이 정선아리랑 소리로 승화됐다. 그의 삶과 그가 말하는 정선아리랑을 들어봤다.
◇사랑방 전수회 활동은 어떻게 하셨어요?
그때는 모일 장소도 없어서 북실리 저희 집에 모였어요. 그렇게 몇 해를 하다가 이거 안 되겠다. 통합 전수회를 조직하고 문화예술회관 2층 대강당에 모여서 했지요.
통합전수회 활동을 하다가 그만 김병하 선생이 쓰러지신 겁니다. 그때는 장구 잡는 게 가장 큰 문제였어요. 늘 김병하 선생이 장구를 치셨으니까 당장 칠 사람이 없는 거죠. 그런데 제가 사랑방 전수회 시절에 배워 놓은 게 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혼자 할 수가 없는 상황이어서 홍동주 조교에게 ‘이제 자네가 나랑 둘이서 장구를 잡아보자’고 해서 지금도 그때 그 박을 이어오고 있지요.
◇아리랑은 어려서부터도 많이 듣고 자라셨나요.
60년대 들어오면서 가요가 조금 보급돼서, ‘유신기’라고 그게 지금 말로 하면 라디오인데, 부잣집 자제들은 유신기로 가요를 좀 들었어요. 그런데 저 같은 사람들은 아리랑이 다였어요.
형편이 아주 안 좋았거든요. 제가 태어난 곳이 여탄리인데, 아주 어렸을 때는 살림살이가 남의 밥 먹지 않을 정도는 됐지만, 아버지께서 편찮아지시고, 어머니도 돌아가시면서 갑자기 안 좋아졌어요. 형님도 산에서 뱀한테 물려 크게 다치시고요. 고생스럽게 컸어요. 모진 소리도 많이 듣고요.
◇고생을 많이 하셨네요.
말로 다 못하지요. 그래서 더 억척스럽게 살았어요. 장가도 남들보다 늦게 갔어요.
땅도 3만평씩 얻어서 밤새 농약치고 잠깐 눈 붙였다가, 아침에 인부들 나오면 같이 일하고요. 집사람도 없는 집에 시집와서 고생 많이 했지요.
벌써 5년 전이네요. 그렇게 벌어서 좀 살만해지니 집사람이 덜컥 암에 걸린 거예요. 참 기가 막힐 일이지요. 사실 그 사람이 늘 저에게 ‘당신은 고생스럽게 크느라 많이 배우지 못했으니, 소리를 꾸준히 해야 지역에서 인정받는다’며 그렇게 응원을 해준 사람이거든요. 제가 그 고생을 다 이겨냈지만, 그 사람 잃고는 추스르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아리랑 활동하시는 것도 고생이었나요.
고생이지요. 예전에는 축제장에 초청돼서 가도 밥도 못 얻어먹고 오는 경우가 허다했어요. 제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이 아니었다면 진작 그만 뒀을 겁니다. 그러고 보면 김병하 선생이 너무 일찍 가셨어요. 나이도 올해 살아계셨으면 일흔 하나, 아직도 창창한 나이인데 말이에요. 정선아리랑 맥을 이어보려고 그렇게 노력을 많이 하셨는데, 결국 이렇게 발전하는 모습은 못 보셨지요.
지금은 너무 좋아졌지요. 무엇보다 보수가 나오잖아요. 해외 초청공연도 많이 가고요. 그러다보니 이제는 하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져서 문제가 생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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