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선군 세계여성의 날 기념 성평등 연대발언 행사 의견 봇물
정선군 여성들이 세계 여성의 날(IWD·International Women's Day)을 맞아,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여성 차별을 방관하지 않고, 평등을 말뿐이 아닌 정책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6일 정선군가족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성평등 연대발언 행사에서는 성별 임금격차 문제와 열악한 여성노동 현장의 문제점 및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이명희 정선군여성단체협의회장은 “진정한 성평등은 여성을 도와주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라며 “가정과 직장 모두 성별을 차별하는 유리천장이 없이 성과로 평가받는 사회로 나아가야 성평등 정책이 바로 선다”고 강조했다.
또 “여성이 안전한 곳, 성평등의 꽃이 활짝 핀 곳이 정선군이 될 수 있도록 여성의 권익 신장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김미숙 전 정선군여성단체협의회장은 “대한민국은 많은 변화를 이뤘지만, 여전히 여성은 경력 단절, 임금 격차, 돌봄의 부담 등 보이지 않는 차별 앞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여성의 권리는 특정 성별만의 이익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수준을 결정하는 공공의 가치 척도가 됐다”며“여성의 참여가 확대될수록 정치는 더 섬세해지고, 경제는 더 지속 가능해지며, 사회는 더 따뜻해진다. 차별을 방관하지 않고, 평등을 말뿐이 아닌 정책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최광호 전 정선신문 대표는 “평등의 반대는 차별이다. 외국에서 잠시 살 때, 나는 한 명의 한국인도 아니고 단지 아시아인이었다. 이때도 차별이 있기는 했다. 회사 생활을 할 때는 출신학교 때문에 조금 차별을 받았다. 그러나 그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살아오면서 남녀의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 본적은 없었다. 저의 어머니와 할머니 세대의 굴곡진 삶과 자식을 키우기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신 인생은 존경받아 마땅하다. 그 숭고함에 고개를 숙인다”며 “나도 한 명의 아버지로서 이 땅의 여성들이 차별받지 않고 존중받는 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정책 개발과 시행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정영옥 아라리가족성상담소 운영위원장은 “여성긴급전화 1366과 커피 두 잔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1366은 가정폭력이나 성폭력, 스토킹 위험에 처한 여성이 24시간 전화를 걸어 상담할 수 있는 곳”이라며 “여성 한 명 한 명을 살리는 의미가 있는 전화번호인 만큼 방관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경우 한 달에 두 번 카페에서 커피 두 잔을 마시지 않고 아껴 성폭력과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돕는 후원금으로 내고 있다”며 “위기 상황에 부닥친 여성을 지원하는 뜻깊은 봉사 행렬에 정선군민이 동참할 수 있도록 커피 두 잔 안 먹고 후원하기 운동 확산에 적극 나서겠다”라고 말했다.
이금덕 소비자교육중앙회 강원도지부 정선군지회장은 “정선하면 아리랑의 고장이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며 “아리랑 노래에는 오랜 세월 척박한 정선 땅에 살아온 우리 선조의 삶의 애환과 함께 따듯한 정, 그리고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겠다는 공동체 의식이 녹아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작은 바람이 숲을 흔들 듯이 우리 모두에게 성별을 이유로 차별의 잣대를 들이대지 않게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작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정 정선군재향군인회 사무국장은 “한국 여성은 2024년 기준 남성보다 월평균 임금이 약 29% 낮다. 성별 임금 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라며“낮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과 경력 단절, 성별 임금 격차, 유리천장, 이중노동시장 구조 등 노동시장의 성차별적 요인이 여전히 견고하다”고 질타했다.
이어 “세계여성의날 기념행사가 있는지 전혀 몰랐다. 이 행사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이 땅에서 여성이 소외됐다는 것”이라며“내년부터는 이 행사를 정선군에서 맡아 더 크게 했으면 한다. 끝으로 평등사회 실현에 우리 모두가 앞장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근자 아라리가족성상담소 선생은 “‘사랑하기 때문에 때린다’는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피해자는 평생 씻을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오늘 이 시간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깊은 고통을 혼자 삭이며 침묵하는 여성이 다수가 있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한 번 되돌아보자”며“성평등연대 발언 행사가 우리의 노력이 무엇이 필요한지를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미숙 대한적십자봉사회 정선군협의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성폭력 피해 여성에게 ‘왜 여자가 밤늦게 돌아다니느냐, 왜 거절하지 못했느냐’라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여성의 피해에 공감하지 못하고 가해 남성의 감정에 이입해 판결을 내리는 우리 사회의 여성에 대한 저열한 폭력 성향을 강력,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남녀가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며“여성에 대한 배려와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자”고 말했다.
김윤희 정선아라리가족성상담소 선생은“여성 존중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우리 할머니, 어머니, 딸들이 고향 정선에서 터를 잡고 알토란 같은 밭을 일구고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남성과 여성은 서로를 밀어내는 경쟁의 상대가 아니라 서로를 의지하며 품어주는 함께 가는 동반자”라며 “정선군 여성들이 나라는 당당한 이름으로 우리 사회의 성평등 확산과 변화에 주도적으로 앞장서자”고 강조했다.
남해경 정선군가족센터장은 “더 나은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번 성평등 연대발언 행사가 가치 확산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자라나는 세대에게 일상에서 성평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제대로 교육하자. 가족 구성원 모두가 존중받을 때 정선지역사회에 성평등 가치가 더욱 단단하게 뿌리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문명옥 대한노인회 정선군지회 부장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식당과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대통령은 여자가 하면 안 된다’라는 소리를 수없이 들었다”며 “목욕탕에 가서도 같은 여자들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들으면서 우리 여성들의 의식 속에서도 잘못된 성 고정 관념이 너무 깊게 뿌리를 내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녀는 “여성도 나라를 이끌 능력이 있으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며 “누구든 자질과 능력이 검증되면 남녀 구분 없이 이땅을 변화시키는 지도자가 되는 세상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김연옥 우쿨렐레 강사는 “아라리가족성상담소에서 성평등 인형극 봉사활동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인형극을 통해 아이들은 거절과 동의하는 법, 위기 시 ‘도와주세요’라고 말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운다. 연극이 끝나고 나면 아이들의 눈빛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큰 보람의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용기가 필요한 사람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르신과 장애인들도 있었다. 이분들도 ‘당신은 존중받는 사람’,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형극을 보며 배운다”며 “한 할머니가 ‘나는 평생 맞고 살았어’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가슴이 너무 먹먹했다. 모두가 두려움 없이 일하고 말하는 세상, 그 세상을 바꾸는 힘은 첫 번째로 용기다. 우리 모두 이 사회의 편견을 부수는 변화를 위해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라고 힘차게 외치자”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최철규 전 강원랜드 부사장은“강원랜드 부사장으로 근무할 당시 정직원과 협력사 직원까지 총 6000여명과 함께했다”며 “사람들이 많다 보니 성 관련 비하 발언, 우월한 지위 이용 성적 희롱 등의 문제가 있어 성평등 문화와 의식 개선에 노력했지만, 상당히 쉽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올바른 성평등 의식의 변화는 생활 속에 끊임없이 개선해 나갈 때 가능한 것”이라며 “3.8세계여성의 날 행사가 일상의 그릇된 의식들, 편견들을 바로잡는 중요한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최정숙 정선읍새마을부녀회장은 “나는 정선이 고향이다. 정선아리랑제와 정선군민체육대회 등 여자가 필요한 행사가 많다”며 “그때마다 느끼는 것은 자체적으로 나서서 도와주는 남자를 거의 본 적이 없다. 남녀 모두같이, 동등하게 함께 봉사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김순임 아라리가족성상담소 성폭력예방인형극단원은 “한국 사회는 여성의 대표성이 낮아 성차별이 자연스럽게 뿌리를 내려 여성이 남성보다 적은 임금을 받고 고용차별을 겪는 것을 어쩔 수 없는 현실로 치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같은 회사에서 동일한 일을 한다면 동일한 임금을 받아야 마땅하지만, 한국에서는 다양한 이유로 임금 차등이 발생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남녀 임금 격차 1위’라는 불명예를 벗기 위해서는 여성의 역량을 인정하고 동등하게 대하겠다는 우리 사회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경우 전 그림바위지역아동센터장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저는 커서 멋진 어른이 될 거예요’라는 꿈을 심어주고 싶었다. 아이들이 어떤 성별이든 꿈을 작게 가지지 않기. 서로 존중받기를 교육했다”며 “아이들은 누가 나를 잘 이끌어 주는 것보다 누가 나를 존중하는가를 더 잘 알고, 관심있어 했다.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어른들부터 배워야 한다”고 했다.
오원교 정선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은 “여성의 위상은 봄은 왔지만 봄 같지 않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여성들이 사회적으로나 가정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 역량만큼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산골서 태어나 대학에 가보니 여자 선배가 담배를 피워 깜짝 놀랐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그 당시 여성평등은 남자와 맞담배를 피우고 말을 섞는 그 정도였다”라고 회고했다.
그는 “정선군을 양성평등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촘촘한 정책과 인식 변화를 위한 범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날 3.8세계여성의 날 기념 성평등 연대발언 행사에는 최승준 정선군수, 전영기 정선군의장, 전흥표 정선군의원, 장기봉 정선군자원봉사센터소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은 여성의 노동권과 생존권, 참정권 등 여성 인권 신장의 기폭제가 된 날로 세계 각국에서 매년 기념한다.
유엔은 1975년 세계 여성의 날을 처음 기념했다. 이후 1977년 12월 열린 유엔 총회에서 세계 여성의 날이 공식 기념일로 지정됐다. 한국은 1920년부터 여성 운동가인 나혜석, 박인덕 등이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했으나 일제 탄압으로 맥이 끊겼다가 1985년 제1회 한국여성대회를 열면서 공식적으로 기념하기 시작했다.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정선군 성평등 연대발언 행사가 아라리가족성상담소(소장 김영아) 주관으로 지난 6일 정선군가족센터 대강당에서 최승준 정선군수, 전영기 정선군의장, 전흥표 정선군의원, 장기봉 정선군자원봉사센터소장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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