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12경은 1997년 영월댐 건설의 급박한 시기에 시민단체와 뜻있는 주민이 동강이 시작되는 정선 가수리에서부터 평창 미탄을 거쳐 영월댐 건설예정지 섭새까지 수없는 답사결과로 탄생하였다.
이는 동강 유역의 생태문화적 경관을 국내외로 널리 알려 동강 댐건설을 저지해 동강의 총체적 자연과 문화유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자는 취지였다.
이곳은 계절에 따라 독특한 자연경관을 연출하고 생명들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다.
어름치와 수달이 헤엄치고 비오리, 원앙이 노니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주민의 생활과 역사문화를 담고 있다.
동강을 따라 흐르면서 동강 제1경부터 12경의 정겨움을 살피며 걸어보자.
평창 동강의 중심지 마산리는 본동 한가운데 머리를 물에 담그고 물을 먹는 말의 모양을 한 마산이 있고 머리 맞은편에는 말을 끌고 다니는 마부 형국의 홀바위가 서있어 마산과 앞에 흐르는 긴 여울을 따 생긴 이름이다.
하류에서 기화천으로 변신해 이제 어름치마을로 이름도 바뀌어 넓은 주차장이 생기고 어류박물관이 있고 개천을 건너는 구름다리가 있는 작은 공원도 생겨 동강안내소도 이곳에 있다.
동강을 맞이하는 기화천 건너 자갈톱에 우이령보존회 동강댐건설 조사위는 1998년 10월 첫 숙영지를 이곳에 잡았다. 동강은 내일 댐이 생겨 커다란 물웅덩이가 될 운명을 까마득히 모르고 농을 치며 흐르고 있었다.
마을이나 군(郡), 면(面)의 구획은 하천이나 산 능선으로 경계를 이르고 있으며, 각 나라 간의 국경도 규모나 모양만 다르지 이와 같다. 정선, 평창, 영월에 걸쳐 흐르는 동강 이 또한 군 경계를 이루고 있다. 동강은 강원도 특유의 산으로 막히고 막혀 사행천 강으로 만들어 이어나간다.
동강의 접근은 상류의 정선 한곳을 빼고는 하나같이 터널을 통과해 들어가 지금도 여전히 오지임에 틀림이 없다.
평창지역은 동강 12경 가운데 중간 지역으로 미탄에서 창리천을 따라 옆에 작은 터널을 뚫어 동강으로 접근했으나 지금은 방문객 폭주로 길을 새로 만들고 큰 터널을 옆에 새로 뚫었다.
평창의 동강 12경은 제8경 ‘백룡동굴’과, 제9경 ‘황새여울과 바위들’로 이 역시 미탄에서 들어간다. 동강 제8경 평창 동강 상류에 있고, 제9경 ‘황새여울과 바위들’은 중간쯤에 있다.‘
동강과 기화천 합수머리에서 물길을 거슬려 바로 진탄나루다. 지금은 나루터만 남아 건너편 영월 문산리 진탄마을은 전신주와 집터만 남아있는 빈 마을이 숲으로 가려져있다.
상류 쪽에 물가로 배를 쭉 내민 큰 바위를 만난다. 심상치 않은 애잔한 전설이 깃든 커다란 안돌바위로 비만 오면 안고 돌아야 했고 장마가 지면 뒤로 넘어야 하는 마을의 큰 장애물이었다. 지금은 길이 넓혀져 옆으로 밀어내 유래비가 세워져 있다.
길이 끝나는 지점에 5가구가 정겹게 사는 문희마을이었으며, 상류 백운산 동남쪽 능선 끝 뼝대에 천연기념물 제260호 백룡동굴이 있다. 문희마을은 이제 예전 모습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아 동강에서 제일 변화가 많은 지역이 되었다.
문희마을 앞 절매나루가 있는 검푸른 깊은 소(沼)는 예전 마을사람이 물에 빠져 죽어 무당을 불러 굿을 했으나 무당마저 빠져 죽어 무당소가 되었다 한다. 문희마을 앞에서는 기온이 내려가도 물이 얼지 않고 솟아오르는 용천수가 있어 동강 일대에 서식하는 호사비오리나 청둥오리 등 각종 철새들이 몰려드는 곳이기도 하다.
넓은 무당소를 가득 채운 물은 반짝거리는 모래여울을 살그머니 넘어 문희마을 발아래 음지 뉘른 앞을 흐르고 아래 수심이 얕고 자갈이 많은 자갈여울이 있다. 자갈여울 아래에 있는 여울은 커서 큰여울이고, 그 아래에는 물밑에 커다란 암반이 있다 해서 암반여울까지 줄줄이 이어진다.
여울은 점점 거칠어져 홍두깨여울에서 심해지며 물길을 문산리 음지 뉘른 남쪽 능암덕산 밑으로 밀어붙이며 휘돌며 모래톱과 자갈톱을 만들어 내며 굽이를 돌아 황새여울에서 극치를 이룬다. 이 다양한 여울은 언덕 위 양지 뉘른 길에서 절경이며, 지금도 이 지역의 백과사전이라 하는 토박이 우문재 씨가 별천지를 이루고 있다.
황새여울은 물살이 센 여울목으로 뾰족한 바위가 물길에 널려있어 뗏목이 걸리거나 줄이 끊어지기 일쑤이며, 여울목 한가운데 물이 쏠리는 승문이 바위라는 큰 돌이 있어 뗏목이 미처 피하지 못하고 휩쓸려 들어 뒤엉키는 일이 잦았다. 황새여울은 정선 북면의 상투비리, 용탄의 범여울, 거운리의 된꼬까리와 함께 골안 뗏목 물길에서 가장 위험한 여울 중의 하나였다.
정성아리랑의 가사에서도
황새여울 된꼬까리 떼 무사히 지났으니
만지산 전산옥이야 술상차려 놓게
라고 불려 질 정도였다.
두루니 마을 앞으로 흐르는 이 여울과 길 사이에 형형색색의 크고 작은 역암이 장관을 이룬다. 역암(礫巖)은 모래보다 굵은 역(礫 자갈)이 오랜 시간 진흙과 같이 퇴적되어 굳어진 퇴적암의 일종으로, 진한 회색, 진한 황토색 등 다양한 색깔을 띠고 있다. 만지면 약간 거칠고 부분마다 촉감이 다르다. 충격을 주면 굵은 자갈이 떨어져 나가고 흔적이 남기도 한다.
황새여울 주변으로 크고 작은 역암은 세찬 여울의 흐르는 물과의 마찰에 잘 다듬어져 모양들이 다양하고 매우 아름답다. 바닥을 가득 메운 돌 바위가 넓은 면적에 흩어져 정원을 만들어 황홀경에 빠지게 있다. 또 전에는 좁은 길가에 많은 샘들이 흘러 명소였으나 이제 도로가 건설되면서 샘은 밀려나 모래톱과 자갈톱 물가에 흩어져 여러 곳에서 흘러내고 있다. 새로 생긴 도로를 따라 수많은 작은 돌탑을 쌓아 옛 추억을 이야기해 준다.
정선에서 정겨운 역암은 아라리촌 뜰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2019년 10월 2일 천연기념물 제556호 봉양리 쥐라기 역암‘으로 지정된 바위들이다. 정선 조양강변에 중생대 쥐라기 시대(약 2억년에서 1억 4,500만년)에 한반도에 강력한 조산운동이 일어났음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로 지질을 연구하는데 학술적 및 자연유산 가치를 지니고 있다. 조선 후기의 문인 이명환(李明煥 1718~1764)의 시문집인 '해악집' 권3에서도 정선 쥐라기 역암이 언급되어 역사문화자원으로도 귀중한 자료다.
동강은 한때 레프팅의 명소였으나 지금은 많이 쇠퇴하여 지역별로 근근이 운영되고 있으나 평창지역은 백룡동굴과 황새여울, 문희마을의 명소로 백룡동굴 앞에서 진탄나루까지 동강체험 레프팅 코스로 무당소의 여유와 황새여울의 묘미를 즐길 수 있으며, 동강을 바싹 옆으로 끼고 걷는 트레킹코스로도 한 시간여 걷는 묘미가 이곳만 한 곳이 없다.
글 사진 이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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