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12경은 1997년 영월댐 건설의 급박한 시기에 시민단체와 뜻있는 주민이 동강이 시작되는 정선 가수리에서부터 평창 미탄을 거쳐 영월댐 건설예정지 섭새까지 수없는 답사결과로 탄생하였다.
이는 동강 유역의 생태문화적 경관을 국내외로 널리 알려 동강 댐건설을 저지해 동강의 총체적 자연과 문화유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자는 취지였다.
이곳은 계절에 따라 독특한 자연경관을 연출하고 생명들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다.
어름치와 수달이 헤엄치고 비오리, 원앙이 노니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주민의 생활과 역사문화를 담고 있다.
동강을 따라 흐르면서 동강 제1경부터 12경의 정겨움을 살피며 걸어보자.
이곳에는 약 605m의 C굴로 들어가는 비공개 보존지역이 연결되어 있다. 천장에는 지금까지 탐험하면서 보지 못한 종류의 동굴생성물 돌꽃이라는 아름다운 석화가 황홀하게 가득 피었다.
체험동굴 실험은 10%의 묽은 염산을 약산을 띤 물로 가정해 석회암에 떨어트려 녹아 동굴을 형성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약산성 물은 석회암에 반응해 돌을 녹이는데 둥근 강돌은 녹이지 못한다.
쪼그려 미끄럼틀을 잡고 올라 우측 편으로 동굴 안의 모든 동굴생성물을 한 곳에 모여 성장하고 있다. 천장에 길게 약 11m나 되는 동굴생성물이 국내 석회암동굴에서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일명 ‘만리장성 커튼’이라 한다.
주굴이 끝날 무렵 이동할 구간은 통로가 매우 협소해 동굴생성물이 머리 바로 위에 있다. 이동에 더욱 주의해야 할 곳이다. 헬맷을 쥐어박고 등짝을 찔러 된다. 조심스럽다. 아마도 종유석 숲속을 지나는 것 아니가 한다. 주굴이 갑자기 넓어져 작은 광장이다. 오른쪽으로 돌아 경사를 타고 오르면 동굴은 넓게 볼 수 있다. 제일 높은 곳에 딱 한사람이 앉을 만한 자리, 더군다나 백운산 정상(882.5m) 밑이라니 가슴이 벅차 숨이 막힐 지경이다. 거대한 광장이 활짝 열린다.
백룡동굴의 유명한 남근석 분실사건을 동굴 전문사진작가 석동일 씨에 의해 발견돼 도하신문을 장식했었다. 예전 경찰서장이 종유석을 도취하여 신문에 크게 보도되어 장안을 즐겁게 했다. 그 후 반환되어 치과 전문의가 성형수술을 성공적으로 복원시켜 다시 조금씩 치유와 성장하고 있다고 하나 이 또한 긴 세월이 약이겠다.
또 달걀 프라이를 닮아 ‘에그후라이형 석순’이 있다. 원추형의 일반적인 모양으로 자라는 석순보다 많은 양의 물이 일정하게 떨어질 때 자란다고 알려져 있다. 매끈한 곳에 물이 튀면서 주변에 공급되기 때문에 거친 형태의 돌기모양으로 석순이 자라게 되는 것이다. 백룡동굴의 명품 중 하나로 변형이 심해 접근을 금지해 나와 전시장에서 마음을 달래야 했다.
이곳에는 약 300m의 D굴이 비공개 보존지역 입구가 보이며 약 10m 수직으로 되어 탐험하려면 로프와 안전장비가 있어야 출입이 가능하단다.
동굴에 넓은 공간이 별안간 생김은 절리와 층리가 복잡하게 발달해 대규모의 낙반 및 낙석이 생겨 공간이 넓어졌기 때문이란다.
동굴에서의 진면목은 박쥐다. 배설물 구아노가 있는 위쪽 천장에는 박쥐가 매달려 암석이 검게 변한 흔적이 보인다. 구아노는 동굴생물들의 먹이며, 예전 합성 암모니아를 개발하기 전에는 화약 제조에 필요한 질산염을 얻는 주요 자원이었고 비료로 값지게 쓰였다.
안내자의 말에 모두 라이트를 끄고 눈을 감아 오롯이 자신의 본질에 집중 명상의 시간을 가져본다. 지금까지 살며 느꼈던 아픔, 슬픔, 불행은 이 깊은 동굴에 묻어 버리고, 다시 바깥세상으로 나가 행복하고 복된 삶이 찾아올 수 있기를---
갑자기 밝은 세계가 열리고 너른 광장을 살펴볼 수 있는 유일한 공간, 특수조명시설로 제한된 짧은 시간이 잠깐 주어진다. 백룡동굴은 동굴보호를 위해 최소한의 시설만 설치되어 있다. 오른쪽 석주 군락이 로마의 석조물처럼 ‘로마의 궁전’. 중앙부에 성모마리아상. 옆은 모유를 수유하는 ‘모자상’. 왼쪽으로 오징어, 문어, 꼴뚜기, 소라, 고래 등 바다동물들이 몰려 있는 용궁이다. 이내 암흑으로 녹색식물의 생존을 막기 위함이란다.
암흑 동굴에서 나오니 가뭄에 고대하던 비가 내린다. 준비된 우의를 입고 반기는 김삼용 선장 백룡호로 동강 물을 흘러내려 센터에 돌아와 붉은 원피스를 벗으며 흥미진진했던 백룡동굴 체험이 끝난다.
글 사진 이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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