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12경은 1997년 영월댐 건설의 급박한 시기에 시민단체와 뜻있는 주민이 동강이 시작되는 정선 가수리에서부터 평창 미탄을 거쳐 영월댐 건설예정지 섭새까지 수없는 답사결과로 탄생하였다.
이는 동강 유역의 생태문화적 경관을 국내외로 널리 알려 동강 댐건설을 저지해 동강의 총체적 자연과 문화유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자는 취지였다.
이곳은 계절에 따라 독특한 자연경관을 연출하고 생명들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다.
어름치와 수달이 헤엄치고 비오리, 원앙이 노니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주민의 생활과 역사문화를 담고 있다.
동강을 따라 흐르면서 동강 제1경부터 12경의 정겨움을 살피며 걸어보자.
백룡동굴의 굳게 닫힌 박쥐문양 철문이 열리며 서늘한 찬 기운에 긴장되어 동굴로 들어간다. 바로 정감이 넘치는 온돌 형태의 붉은 흙바닥이 사람의 체온을 느끼게 한다. 220여 년 전 정조대왕 당시 사람들이 피신했던 곳으로 보고 있다.
질척이는 동굴에서 첫 만남은 미동도 하지 않는 맑은 물에 하얀 물체가 꼬물거리는 암흑세계의 주인 동굴옆새우다. 동굴의 대표적인 생물종으로 벌레와 박쥐 시체를 뼈만 남기고 다 먹어 치우는 상위 포식자로 대단한 녀석들이다.
동굴 내부는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덥다는데 오늘 내부 온도는 9℃ 다.
이곳 동굴동물들은 햇볕을 받지 못해 투명하고 눈이 없거나 퇴화되고 몸 색깔이 희다고 한다. 동굴 내부 습도가 높고 일 년 내내 기온과 수온 습도가 거의 같으며, 사시사철 어둡기 때문에 날개와 눈이 퇴화된 반면 더듬이와 다리가 잘 발달되어 있다. 동굴 속은 비도 안 내리고 햇볕도 들지 않아 식물이 자랄 수 없어 산소량도 적어 몸집 큰 동물은 살 수가 없거니와 초식 동물은 전혀 없다. 환경변화가 거의 없는 상태의 화석동물이다.
동굴동물은 대신 감각기관 더듬이와 다리나 털 등이 길게 발달 눈이 없는 갑각류, 톡토기류, 장님좀딱정벌레, 장님굴노래기, 잔나비거미류 등이 있다.
외래성 동굴동물은 박쥐나 곱등이 같이 먹이를 외부에서 구하고 동굴에서 주거하며 밤에만 외부로 나가 먹이를 구한다. 호동굴성 동물은 이들의 배설물을 먹이로 영양을 공급받는다.
동굴 좌우 벽면을 따라 흐르는 물에 의해 만들어지는 동굴생성물을 유석이라고 한다. 유석은 흰색, 황색, 황토색, 암회색, 흑색 등으로 이는 방해석 광물이 소량 유기물이나 이온들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옷감에 소량의 염료로 물을 들이는 원리다.
입구에서 210m 지점에 백룡동굴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 전까지 낙서와 횃불로 그을린 흔적이 많은 것으로 보아 사람의 출입이 빈번했던 것 같다. 무명굴이었을 때는 이곳이 동굴의 끝이었다.
여기부터 500여m의 주 동굴 오르내리고 좁아졌다가 넓어지고 높아지고 낮아지고 또 개구멍도 오직 헬멧랜턴만 의지해 드나들어야 하니 보이는 것이 한계가 있다.
좁은 틈을 기어 나와 조심스럽게 허리를 펴니 창문의 늘어진 커튼. 돼지삼겹살 같은 띠 모양 무늬의 베이컨시트 등 놀라운 세계가 전개된다.
종유석 밑에는 고드름이 위로 자라는 동굴의 작품 석순이 있으며 이는 점적수가 바닥에 떨어져 이산화탄소가 빠지고 진한 액체가 점차 굳어 위로 쌓인다. 석순은 종유석이 없으면 생성이 안 되는 생성물이다. 종유석과 석순은 석순이 훨씬 무겁다. 종유석은 점적수가 공급되는 관이 있고 수분이 포함되어 있지만 석순은 종유석이 공급하는 석회가 쌓이고 쌓여 단단한 돌멩이가 되기 때문이다,
크기는 공급되는 점적수의 떨어지는 속도와 양, 그리고 이산화탄소가 빠지는 속도에 따라 달라진다. 석순이 자라 종유석을 만나면 비로써 석주가 된다. 동굴에는 석주가 유난히 많다.
보통 석순은 원추형으로서 성장하나 삿갓을 쓴 기형 석순에, ‘피아노 종유석’, 동굴방패, 광야에서 지팡이를 짚고 서 있는 예수 상 등 다양한 형태도 있다.
백룡동굴에는 국내 석회동굴 석주 중 꼽아주는 대형으로, 소원을 빌면 하나는 꼭 이루어진다고 한다. 나는 동강과 백룡동굴이 잘 보전되어 다음 세대에도 나와 같은 축복의 큰 기쁨을 갖기를 기원했다.
글·사진 이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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