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시화가 엮은 인디언 추장들의 연설문집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 인가」에서 보면 ”18세기에 이미 백인들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에 대해 ’고상한 체하는 야만인‘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다. 반면에 오늘날의 환경운동가들은 그들을 ’최초의 생태주의자들‘이라고 부른다. 백인들은 자신들의 사회를 문명화되고 발전된 사회로 여기고 인디언들의 사회는 원시적이고 야만적인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생명을 존중하고 대지와 더불어 사는 원주민들의 지혜에 깊은 인상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서부 개척사의 산증인이었던 화가 프레데릭 레밍턴은 말했다.
“늙은 인디언들을 만나면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위엄 때문에 마치 한겨울의 숲 속을 산책하는 기분이 든다.”
퀘이커교 지도자 윌리엄 펜 은 고백했다.
“자연인! 그것이 내가 인디언들을 처음 만났을 때 받은 느낌이다. 그들은 우아하고 열정적으로, 그러나 결코 장황하거나 화려하지 않은 말들로 진리를 이야기한다. 그들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의 품 안으로 돌아가는 진정한 현자들이다.”
또한 역사가 프레데릭 터너 3세는 말했다.
“아메리카 인디언의 오랜 침묵의 목소리는 대지 그 자신의 소리 없는 목소리다. 인디언들의 목소리는 우리의 삶이 자연성을 회복하는데 필요한 약과 같다. 우리는 그것을 단순한 지혜가 아니라 우리가 잃어버린 삶의 방식으로 이해해야 한다.”
1584년 버지니아 지역에 도착한 영국의 탐험가 월터 롤리는 그곳 인디언들에 대해 “지상에서 이보다 더 친절하고 정이 많은 사람들을 발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초기 기독교 탐험가들도 “여기 오염되지 않은 종족이 있다. 이들은 에덴동산의 타락에도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들임에 틀림이 없다”라고 고백했다. 인간애와 자비로써 도움을 베푼 원주민들이 아니었다면 초기 정착민들은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2)
1830년대에 미국 서부를 여행하며 그림을 그린 영국인 화가 조지 캐틀린은 아메리카 원주민의 삶과 문화를 기록한 중요한 인물이다. 그는 인디언에 대해 다음과 같은 솔직한 고백을 남겼다.
“나는 보았다. 밤의 죽은 자와 같이 문명이 접근해 올 때, 그 사악함에 놀라 인디언들이 몸을 움츠리는 모습을, 놀란 사슴처럼 응시하다가 뒷걸음질 치는 모습을.
나는 보았다. 그들을 대지와 하나로 묶어주고 대지가 주는 즐거움과 이어 주던 강한 끈이 갑자기 끊어지고, 어린 시절 뛰어놀던 유서 깊은 땅으로부터 인디언들이 내쫓기는 모습을.
나는 보았다. 인디언들이 자신들의 천막과 아버지들의 무덤이 있는 평원에 불을 놓고 마지막으로 자신들의 사냥터를 바라본 뒤, 말없이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슬픈 얼굴을 돌려 해지는 쪽으로 돌아서는 모습을. 그 모든 것이 자연의 침묵 속에서 위엄 있게 행해지는 모습을.
그리고 나는 보았다. 언제나 큰 소동을 일삼고, 분주하고, 시끄럽고, 소음을 일으키고, 뛰어다니고, 거만하고, 의기양양하게 구는 백인들이 접근해 오는 모습을. 아무 곳이나 파헤치고, 용감한 인디언 전사들의 무덤을 마구 짓밟는 그들의 천박한 모습을.
그 거대하고 저항할 길 없는 문명의 행진을 나는 보았다. 모두 휩쓸며 굴러오는 불가항력적인 힘을.
하지만 아직 그것들에 영향받지 않으면서, 아직은 짓밟히지 않은 채, 그들이 다가오는 것조차 모르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수많은 인디언들을 나는 보았다.
언제나 최선을 다해 나를 맞이해 준 인디언들을 나는 사랑한다. 그들은 법 없이도 정직하고, 감옥도 없으며, 가난한 집도 없다. 헛되이 신의 이름을 들먹이지도 않는다. 성경책 없이도 신을 믿으며, 신 역시 그들을 사랑한다. 그들에게는 종교적인 적대감이란 찾아볼 수 없다.
그들은 나를 공격하거나, 내 물건을 훔친 적도 없다. 죄인을 처벌하는 법이라는 것도 없다. 자신의 땅이 아닌 곳에서는 백인들과 싸움을 벌인 적도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돈을 사랑하지 않는 그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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