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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잔의 행복 - 236 사즉생(死卽生)의 교훈

  • 김한경 기자
  • 입력 2023.12.0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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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미생지전(試思未生之前) 유하상모(有何象貌0 우사기사지후(又思旣死之後) 작하경색(作何景色) 즉만념회랭(則萬念灰冷) 일성적연(一性寂然) 자가초물외유상선(自可超物外遊象善)


 ‘시험 삼아 이 몸이 생겨나기 전에 어떤 모습이었을까를 생각해 보고, 또 죽은 후에 어떻게 될지를 생각한다면 곧 일만 가지 허욕과 근심이 다 사라져서 식은 재와 같아지고, 본성만이 고요히 남아 속세의 얽매임에서 벗어나 천지만물이 창조되기 이전의 세계에서 노닐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채근담에서 설했습니다.


 몸씨 추운 겨울 어느 날이었다. 산 속 깊이 들어갔다가 길을 잃은 두 젊은이가 산 중을 헤매다가 눈밭에 쓰러져 있는 한 노인을 발견하게 되었다. 다가가서 보니 노인은 아직 숨이 붙어 있었으나 그대로 몇 시간만 두면 숨이 끊어질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이 노인을 두고 가면 이내 숨을 거두고 말 것 같으니 우리가 데리고 가세”


한 젊은이가 그렇게 말하자 다른 친구가 펄쩍 뛰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아! 우리도 지금 길을 잃고 헤매는 처지인데, 거기다가 혹까지 붙이라는 말인가? 난 그렇게 할 수 없으니 자네가 알아서 하게.” 그리고 친구는 훌쩍 떠나 버렸답니다.


혼자 남게 된 젊은이는 생각했다.


 “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마찬가지 아닌가. 어차피 나도 길을 찾지 못하면 지금 이 노인처럼 눈밭에 쓰러져 숨을 거두고 말텐데….”


 젊은이는 이미 자신은 죽은 목숨이라고 생각하고 노인을 들쳐 업었다. 숨을 헐떡거리며 한참을 걸어가다 보니 또 한 사람이 저만치에 쓰러져 있었다. 젊은이는 노인을 내려놓고 가까이 가보니 아까 혼자 떠나 버린 친구였다.


 “친구야 정신 차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그러나 친구의 몸은 이미 싸늘하게 식은 채 숨을 거둔 뒤였다.


 젊은이는 이미 죽은 사람보다는 아직 숨이 붙어 있는 사람을 업고 가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다시 노인을 업고 길을 떠났다.


 마침내 젊은이는 노인을 업고 며칠 동안 산속을 헤맨 끝에 길을 찾아내 마을로 돌아오게 되었다.


 젊은이는 노인을 업고 산속을 헤매느라 온몸이 땀범벅이 되었고, 노인도 젊은이의 체온을 받아 얼어 죽지 않고 살 수가 있었던 것이다.


 결국 젊은이는 남의 목숨을 구해 주려다가 오히려 자신의 목숨을 건지게 된 셈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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