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살면 정선아리랑이란 걸 자연스레 듣게 되지. 너도 어렸을 때 서툰 발음으로 아리랑을 흉내 내고 그랬어.
정선이 대한민국 아리랑의 시원이라고 해. 그래서 얼마 전에는 아리랑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도 열렸지.
정선아리랑은 옛날 고려 충신들이 나라가 망하고 조선이 건국되면서 정선으로 유배를 왔고 그들로부터 시작됐다는 게 일반적인 주장인데 사실인지, 또 어디까지 사실인지 지금에 와서 다 알 수는 없겠지.
어찌됐건 정선아리랑이 유명해진 건 흥선대원군이 추진한 경복궁 중수(重修) 때문이었어. 당시 공사에 정선 지역 나무들을 썼는데 떼꾼들은 나무를 떼로 엮어 뗏목을 만들고 이걸 타고 한강 물줄기를 따라 서울까지 날랐어. 이 떼꾼들은 나무 값으로 받은 돈을 들고 한양의 기생집이며
투전판이며 기웃기웃했겠지. 그러면서 이 떼꾼들의 입을 통해 정선아리랑이 비로소 한양의, 조선 중앙의 관심을 받게 된 거야.
학자들 분류로는 정선아리랑이 메나리 소리 갈래라고 해. 사실 그 시절 아리랑이 어디 정선에만 있었겠어. 아마도 동네마다 조금씩 다른 형태로 있었겠지. 그런데 산촌사람들의 좀 구슬프고 여리면서도 투박한 가락이 당시 사람들의 정서를 건드리는 무엇이 있었지 않았을까 싶어. 지금도 수많은 가수들이 다들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은 노래들을 부르지만 선택받은 몇몇 노래만 우리 귀에까지 다다를 수 있듯이 말이야.
정선아리랑은 가사가 수없이 많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가락이 쉬워서 확장성이 대단하거든. 누구나 하루에 열 개는 지을 수 있을 정도지. 산(山) 사람들이 꼴 베고 나물 뜯고 밭 매고 삼 삼으면서 주거니 받거니 하는 노동요니까, 더욱 그랬을거야.
그래서 수많은 감정들이 녹아있고 또 거기에 얽힌 수많은 에피소드가 있어. 평생을 공부해도 다 알 수는 없을 거야. 다시 전으로 돌아가서, 경복궁 중수로 정선아리랑이 유명해진 이후 일제의 침략으로 조선은 망국(亡國)의 길을 걸었지. 그러면서 아리랑은 민족의 노래가 됐단다.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그리고 만주로 연해주로 중앙아시아로 하와이로, 불운한 시대에 태어나 망국의 유민이 된 우리 동포들도 아리랑을 잊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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