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의 밤하늘 아래, 광부 아버지들을 위한 진혼의 무대
덕산기 계곡 푸른별 야외예술무대에서 지난 5월 6일부터 7일까지 특별한 연극이 올랐다. 극단 서낭당의 ‘제4회 푸른별이야기–산촌문화제’ 총체극 ‘아버지는 광부였다’로 광부였던 아버지들의 헌신과 삶을 기억하고 위로하는 진혼의 무대로 눈길을 끌었다.
이 연극은 탄광이 부흥하던 산업화 시대, 막장 속으로 삶을 밀어 넣은 광부 아버지들의 희생을 기리는 진혼의 무대로 광부의 아들들과 딸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아버지들의 삶을 예술로 풀어내고 관객들과 마음을 나눴다.
단순한 연극을 넘어선 총체예술극으로 구성된 이번 작품은 전통연희 ‘넋전춤’ 고(故) 심우성 선생의 ‘넋전아리랑’을 바탕으로 배우들의 몸짓과 전통소리, 광부가족의 실제 이야기, 예술사진과 전통미술 등이 어우러졌다. 작·연출을 맡은 최일순을 비롯해, 마임이스트 유진규, 김홍기, 김희정, 전형근, 남도욱, 송춤새 등 연극인들이 출연했다.
여기에 시와 노래를 부르는 가수 박경하, 피아니스트 정은주, 그리고 정선군립예술단, 예술단 바우 등 지역 예술인들이 특별출연해 무대에 깊이를 더했다.
무대미술에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박병문이 함께했으며, 의상 및 소품은 김홍기 명인, 제단병풍은 박미화, 음악감독은 김희정이 맡았다. 조명과 음향은 새로이엔터테인먼트, 촬영·편집은 전혜림, 조연출은 문정희가 참여했다.
같은 장소인 푸른별예술창고에서는 카메라로 탄광을 기록하는 박병문 작가의 사진전 ‘아버지는 광부였다’가 7월 31일까지 전시돼 광부의 삶을 조명한다.
박 작가는 강원 태백 출신으로, ‘검은 땅, 검은 물, 검은 얼굴’ 등 광산촌의 현실을 기록해 온 은빛다큐멘터리 소속 작가다. 2010년 강원도사진대전 대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작·연출을 맡은 최일순 대표는 “광산의 끝자락에서 묵묵히 생을 다한 아버지들, 그 이름조차 기억되지 않는 삶을 예술로 되살리고 위로하는 일이야말로 오늘날 예술의 역할”이라며, “정선 덕산기계곡의 맑은 공기와 푸른 숲, 밤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진 이 무대가 여러분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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