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이(필자의 큰 손자)가, 모 체육고등학교에 입학을 했는데 그 해 가을 외출을 나오면서 새 운동화를 사가지고 와, 지 엄마에게 신겨주고, 내게는 뭔 조끼를 입혀주더군요. 사연은, 전국체전에서 우승을 해 학교에서 보너스가 나왔는데 다른 친구들은 다들 시내로 나가서 맛있는 거 사먹고 놀자고 하는데 자신은 그런 유혹을 뿌리치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 운동화를 사야겠다고 생각을 해 지 엄마 운동화를 사고 나니 돈은 없고 할아버지가 마음에 걸려 학교에서 지급된, 안 입고 보관해 둔 오리털 조끼를 가지고 온 것이라고 합니다. 나는 내 방으로 가서 착한 손자의 마음씨에 그만 감격의 눈물을 흘렸답니다. 그리고 저녁 밥 상에서 “우리 성현이의 착한 효심이 오래가길 바라며 우리 모두 박수를 짝 짝 짝”
그리고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는 어느 날 지방을 간다고 해서 무슨 대회가 있어 가느냐고 물으니,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선발되어 합숙 훈련을 간다고 해서 상비군이 된 것도 그제야 알게 되었답니다. 추석에 외박 나오면서 이거 할아버지 상장이라면서 내게 주기에 열어보니 ‘모범상’이더군요. 그래서 제가 “이것은 공부를 잘해서 받은 우등상 보다 수십 배 값진 상장이란다. 그래, 학교 훈련에 상비군 훈련, 팀 주장에 실장(반장)까지 많이 힘들 텐데 모범상까지 받았어!” 하니 손자 하는 말 “할아버지에게서 보고 배운 것이니 할아버지 상이예요!” “그래 고맙구나! 그럼 내 상을 네 이름으로 받아 오느라 수고 했으니 저녁에 자장면 사줄까?” “아뇨 치킨 먹고 싶어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도 대회에 나가 메달을 따면 학교 정문 위에 현수막이 자주 걸리는데 한 번도 자랑을 해 본 적이 없었답니다. 중학교 때 일이랍니다. 겨울 방학식 날 담임선생님이 성현이 에게만 선물을 했더래요. 그래 어멈이 고맙다고 전화를 하니 담임선생님께서 “성현이가 운동도 공부도 잘하지만, 행실이 바르고 마음씨가 착해서 많은 학생들에게 귀감이 되어, 그 고마움에 제 마음의 선물이라”고 하시더랍니다.
그래서 내가 어멈에게 “착한 아들을 두어서 얼마나 좋으셔 키운 보람을 느끼지! 그래 성현이가 누구를 닮았다고 생각을 하셔?” 물으니 잠시 머뭇거리더니 “아빠 닮았어요! 아유 배 아파 화장실 가야지!” 얼마나 흐뭇한지 그리고 얼마나 행복했던지! 요놈의 행복을 그냥 도망가지 못 하게 가슴에 꼭 묽어 놔야지 두 발로 꼭 꼭 밟아 줘야지.
있음 만도 다행이지
멀리건 가까이건
있음 만도 다행이야
마주보고 있을 때면
맑은 눈에 몸 헹구고
옆자리에 있을 때야
어깨 위에 머리 얹지
뒷 자리에 있을 때면
등 맞대고 팔 장 끼고
멀리 멀리 있다면야
있음 만도 다행이야
마음 곁에 있음에야
천리 길도 지척인걸
언제쯤에 볼까 말까...
설레이는 가슴으로
콩닥이며 사는게지
멀리건 가까이건
있음 만도 다행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