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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경 시인의 함백산 편지] 차 한 잔의 행복-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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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0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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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늦둥아!(큰 손자가 식탐과 심통에 발가락 무좀까지 나를 닮아서 내 늦둥이라고 함.)
이번 강원도 수영대회에서도 지난 대회처럼 선배들이 있으니 입상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침착하게 그동안 쌓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기 바란다. 네가 지금 땀 흘리며 열심히 해 내고 있는 훈련은 수영 계에서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먼저 힘든 훈련을 극복해 내기위한 너 자신과의 싸움이며, 그것이 네가 커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쉽지 않은 사회생활을 지혜롭게 적응해 가면서 행복한 가정을 꾸려 가는데 훌륭한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거라. 할아버지의 바람은, 네가 원하는 것을 다 갖기에는 부족하더라도, 슬기롭게 사는 것을 배우는 데는 부족함이 없으면 좋겠고, 훌륭한 사람으로 존경받는 것도 좋지만, 먼저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길 바래, 가슴이 따뜻해야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지. 그리고 너무 영리하고 똑똑하고 계산에 밝은 사람이기 보다는 조금은 어리 숙한 곳이 있어야 하고, 자신의 이익 챙기기에만 열중하지 말고, 자신의 이익을 이웃들과 나누기도 하고, 때로는 피해도 보면서 이웃을 배려하고 포용하는 사람이길 바란다. 어느 사람이든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법, 상대의 장점을 보려 노력해야 하고, 상대의 허물이 자꾸 눈에 들게 되면, 상대도 너의 허물만을 보고 있다는 뜻이고, 네가 상대의 장점만을 보려고 한다면 상대도 너의 장점만을 보려고 한다는 것을 깊이 새기 거라. 이것이 마음 씀씀이의 인과응보라고 하는 것이란다. 항상 이웃사람들을 존경해야 너도 존경 받게 되고, 아랫사람이건 윗사람이건, 주위 모든 사람들이 나보다는 조금 더 나은 사람들이라는 생각도 잊지 말기를 바란다. 남을 칭찬하는데 적극적이어야 하고, 비좁은 의자라 불편해도 좁혀 앉아서 옆자리를 비워둬야 누군가 곁에 다가와서 앉게 된단다. 그리고 사람들이 너에게로 다가오기를 바라지 말고, 항상 네가 먼저 곁으로 다가 가는 것을 습관화해야 곁에 좋은 이웃들이 많이 생기게 된단다. 원래 곁에 좋은 사람들이 많고 적은 것으로 그 사람의 인간 됨됨이를 평가하게 되기도 한단다.

네가 내 손자임을 할아버지가 자랑스러워하듯, 너도 이 할아버지에게 부끄럽지 않은 늦둥이면 좋겠구나. 이번 연휴에 집에 온다니 할미는 너 오면 먹인다고 너 좋아하는 지짐이에 비개가 삼분지 일되는 삶은 돼지고기를 준비하시니, 우리 할머니가 담근 환상의 김치에 돼지 수육을 생마늘과 함께 싸서 너는 할아버지에게 술을 따르고, 나는 너에게는 생명수를 따라서 우리 가족들의 행복을 위해 건배하자꾸나.



늦둥이 마음-1

마음씨 착하고 공부도 잘하는
수영선수 우리 늦둥이
겨울 방학 때 훈련이다 학원이다. 못 오고는
음력설에 봄 방학이 겹쳐 며칠 다니러 온단다.


신바람 난 할머니가 손자에게
“성현이 오면 맛있는 거 뭐 해줄까?”
“생각 좀 해보고 나중에 전화할게요.”
잠시 후
“할머니!
할아버지가 술안주로 제일 좋아하시는 거!”
할멈이 혼자서 중얼 거린다.
“조놈 할멈은 안중에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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