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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경 시인의 함백산 편지] 차 한 잔의 행복-19

  • 김한경 기자
  • 입력 2014.09.3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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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1년,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경기도 금촌 공원묘지에 뫼시고 떠나려는데, 묘지 옆 작은 나무 위에 참새 한 마리가 오래 앉아있어 곁에 다가가도 날아가지 않아, 손을 내미니 손위에 안더군요. 사람을 멀리하는 새인데 참으로 이상하고 신기하다 싶어 영구차 있는 곳까지 내려와 날려 주고는 집에 왔는데 장독대 앞 영산홍 나뭇가지에서 짹짹이며 참새가 반기는데 유심히 살펴보니 산소에서 만났던 그 참새더군요.

 아 어머니 영혼이 참새에게 안기셨나 보구나 생각하고는, 장독대 위 쟁반에 좁쌀을 담아 먹이가 떨어지지 않게 넉넉하게 계속 놓아 드렸답니다. 그리고 이십년 후 고양 아파트로 이사를 하고 한 달 여 지난 어느 날 출근을 하는데 아파트 현관 앞에서 참새 서너 마리가 나뭇가지 위에서 포르륵 거리며 나를 반기면서 차타는 곳까지 따라오더군요. 아 엄마가 내 이사한 곳을 친구들과 함께 찾아다니시다가 이제야 나를 찾으셨구나 생각하니 어머니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면서 이사 전 미리 알려 드리지 못한 것을 후회하면서, 그 다음 날 부터 베란다에 좁쌀 먹이를 널어 주니 엄마 참새와 친구 분들이 매일 놀러 오시어서는 재재대며 저와 함께 잘 지내시었습니다.

그리고 2010년 강원도로 이사를 하면서 엄마 참새를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엊그제 아침 베란다 밖 숲속에서 참새 몇 마리가 짹짹이며 먹이를 찾고 있는 듯 했습니다. 다 시들은 저 숲에 무슨 먹이가 있다고 저리도 분주한가 하다가는, 아! 엄마 참새와 친구 분 들, 생각이 미치게 되니 너무 죄송해 눈물이 핑 고이더군요. 어머니는 돌아가신 뒤에도 이 깊은 산속까지 찾아다니시며 저와 가족들을 돌봐 주시는 은혜로움으로 오늘까지 무탈하게 이리 살고 있건만, 그런 부모의 은공을 까맣게 잊고 있었으니 참으로 불효막심한 자식이구나 생각하면서 앞으로 거처를 옮기게 되면 미리 알려 드려야지 생각하고는 내일 시장에가 좁쌀을 사올 때까지 잡수시라고 쌀을 쟁반에 담아 베란다 밖에 놓아 드렸답니다. “저 찾느라 많이 힘드셨죠. 죄송합니다. 배 골치 마시고 건강하세요. 엄마!”


엄마 생각

오늘 같이 이리 추운 밤
엄마는 얼마나 추워하실까
삼베 옷 한 벌 입으시고 맨 땅에 누우셔서
추우니 춥다 하시리, 더우니 덥다 하시리


경기도 파주 야동리에 이십여 년을
‘밀양 박씨 율분 묘’ 비석하나 세워놓고
허리도 아프시고 다리도 아프시고
팔남매 어찌 사나 궁금도 하실 텐데


다행이도 형님이 곁에 누워 계시니
두 분은 두런두런 말동무가 되셨겠지
어머니는 살아생전
따뜻했던 사랑을 다시 베푸시고
형님은 그 사랑 속에서 늘 지내시겠지


나도 이곳을 떠나게 되면
엄마를 만날 수는 있을까…


천지가 얼어붙은 이 겨울 밤
추위에 꽁꽁 언 엄마의 손을
내 두 손으로 꼬-옥 감싸서는
양 볼에 비벼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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