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키워드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김한경 시인의 함백산 편지] 차 한 잔의 행복-12

  • 김한경 기자
  • 입력 2014.07.22 16:51
  • 글자크기설정

남아프리카의 어린이들 30%가 영양실조로 죽어간다는 뉴스를 보면서, 저도 문득 어린 시절이 떠오르더군요. 어느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들이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지만, 특히 육십 이후 세대들에게는 배고픔과 허기짐의 아픈 기억들이 생생하게 남아 있지요. 저는 어린 시절 꽁보리밥에 호박과 상추를 너무 자주 먹어서인지 크면서 보리밥과 상추 호박은 쳐다보지도 안고 살다가 십여 년 전부터 먹기 시작했답니다. 그래도 요즘에 와서는 먹는 걱정은 별로 안하고 살게 되어서인지 비만 청소년들을 자주 보게 되면, 건강은 뒷전이고 우선은 왠지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앞선답니다.


몇 해 전 외국에서 의사 생활을 하다 한국에 온 마른 체구의 60대 의사분이 배가 나온 나이든 세대들에게 성인병 운운하며 먹는 것을 자제 못해 저리 됐다며, 어리석다는 투의 어조로 얘기를 하더군요. 그 의사는 어려서 외국으로 유학을 가 의사가 된 분이시니 아마도 배고픔이 어떤 것인지 경험해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배고픔과 허기짐의 아픔을 안고 배불리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던 세대들이 이제 생활이 좀 나아지니 배불리 먹는 것에서 어떤 생의 희열과 포만의 기쁨을 누리게 되다 보니 그리 된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니 흉 볼 일이 아니라 우리 민족이 겪어야만 했던 가슴 아픈 과거사의 상처이자 그 결과물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배고픔과 허기짐의 아픔을 간직했던 그 세대들이, 오늘의 풍요로움을 일구어 낸 바로 그 주인공들 이란 생각도 함께 해보면서 말입니다.

 

엄마의 물배

밥상머리에는 팔남매가 둘러앉고
상추 쑥갓은 두 소쿠리에 가득인데
밥 공기 속을 눈 씻고 들여다봐야
반에 반공기도 안 되는 깡 보리밥
엄마는 이웃집에서 잡수셨다 하신다.

그리고 밤이면
머리맡에 주전자 채로 냉수를 놓으시고
밤새 물을 드신다.

뭔 짠 음식을 잡수셔서 저리 물을 드시나
어린 마음에도 꽤나 궁금했었지.

헌데
어머님이 떠나신지 이십여 년이 지난 지금
이웃집 짠 음식은 고사하고
밤새 허기져 오는 배를
그 물로 달래셨다는 것을…
유독 볼록하신 아랫배가 물배였다는 것을…

아직도 못 버린 식탐으로
동산만 한 내 배를 볼 때마다
허기지신 엄마의 물배가 떠올라
가슴 미어지는데 …
사진 속 엄마는 웃고만 계신다.
동산만한 내 배가
엄마에겐
행복인가 보다.

추천뉴스

  • 정선군 목재문화체험장 인기
  • “농어촌 기본소득 바람·사전투표 압승…최승준 징검다리 4선 견인”
  • 최승준 민주당 후보 정선군수 당선 확정
  • 공연 보면 케이블카 반값… 정선형 ‘문화관광 패키지’ 뜬다
  • 최승준 정선군수 후보, 막판 표심 공략 총력…“129 민간구급차 지원 추진”
  • 차 한 잔의 행복 - 달팽이 뿔 위 에서 의 싸움
  • 정선군 예미농공단지 공공폐수처리시설 2단계 증설
  • 강원랜드, 태백진로박람회서 청소년 도박예방 캠페인 전개
  • “이제 수도요금도 모바일로 간편하게”
  • 온기 나눈 자원봉사…5월 으뜸봉사자·단체 선정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김한경 시인의 함백산 편지] 차 한 잔의 행복-12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