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서울을 가게 되면 아주 오래 전부터 같은 마을에서 함께 운동을 하며 몇 십 년을 가깝게 지내온 선·후배와 친구들이 있지요. 그런데 그 중, 생일(음력으로)이 같은 달인 몇 몇이 있는데, 그들과 함께 모여 생일 자축 주(酒)를 마시곤 한답니다. 생일 달에 못 모이면 지나서라도 함께 만나는 친구들이지요.
지난해 내가 멀리 있다 보니 생일이 한 달 지난 뒤 모였답니다. 허름한 대포집에서 대여섯 명이 둘러앉았지요. 그 중 농협에서 축구선수생활을 하고 정년퇴직을 한 친구하나가 있는데, 그 친구 하는 말이“나 이번 생일을 크게 했지! 생일날 식구들 하고 식사를 하고 남대문을 갔다 오는데 직진 차선에 차가 어찌 많이 밀려 있는지 몰라, 그래 옆 좌회전 차선을 보니 덩그러니 비어 있는 거야. 그래 얼른 좌회전 차선으로 들어서다가 뒤에서 오는 차와 부딪치고 말았어. 모든 게 내 잘못이지 그런데 상대 차 운전자가 젊은 사람인데 차에서 내려 허리를 굽혀 인사 하면서, “아이고 어르신 어디 다치신 곳은 없으세요?” 하는 거야. 요즈음 그런 젊은이가 어디 있어, 아니 노인네가 뭐 이따위로 운전을 하나며 마구 투덜대고 쌍소리도 해댈 텐데 말이지! 그런데 아무리 내가 다 잘못해서 사고가 났다고 해도 상대 차에게도 20%의 책임이 있다는 군, 그래 그 젊은이가 하는 말투며 행동들이 하도 착하고 고마워서, 그 20%를 내가 부담하기로 하고는 사고를 마무리 했어!” 우린 다 같이 참 잘한 일이라고 박수를 쳐주고 또 쳐주고는 생일 자축 주를 마셨답니다. 친구의 착한 마음씨 때문인지 그날은 술도 안 취하는 거 같더군요. 다음 날 제가 강원도로 오는 차 안에서 ‘어제 덕분에 즐거운 저녁 이였네 고마워 안녕!’ 어제 모였던 후배와 친구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는, 버스 안에서 내내 행복에 잠겨서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나는 그런 기분으로 왔답니다. 내게 저런 마음씨 고운 친구가 곁에 있다는 것이 너무도 고맙고 감사한 일이라서, 3시간여 걸리는 거리인데 어찌 지나간 줄도 모르게 도착 했답니다. 오는 도중 내내 혼자서 실실 웃는 모습을 옆자리에서 보신 분이 계셨다면, 멀쩡하게 생긴 사람이 어쩌다 저리 물이 살짝 갔는지 안됐다고 안쓰러워 하셨겠지요? 행복하면 세월도 비껴가는 모양입니다.
불행은 간혹 우리를 찾아오기도 하지만, 행복만은 자신이 꼭 찾아야만 하는, 그래야만 그 행복을 보듬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제목 : 나에게 물어
밝아 오는 새 아침
어제 떠난 이들이
그토록 갈망했을 오늘
이 찬란한 새 아침을
이 따뜻한 가슴으로
맞이할 수 있게 해주신
그 고마움과
그 은혜로움에
내가
내게
조용히 묻는다.
햇살도 어제만 하고
바람도 어제만 하니
몸도 마음도 어제만 하구려.
당신
오늘도
넉넉하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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